"한자도 우리의 國字" vs "우리 고유문자는 한글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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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6-05-16 00:32본문
"한자도 우리의 國字" vs "우리 고유문자는 한글뿐"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한글만을 우리 고유문자로 규정한 국어기본법이 2005년 제정된 지 11년 만에 헌법재판소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어문정책정상화추진회' 등의 단체와 개인들이 한자를 한국어 표기문자에서 제외한 현행법이 어문생활을 누릴 권리, 한자문화를 누리고 교육받을 권리 등을 침해한다며 2012년 10월 헌법소원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한글 전용 정책에 따라 교과서의 한자 혼용을 금지한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 등 하위법령도 줄줄이 헌재 심판대에 오를 예정이어서 이번 결정이 미칠 파장은 상당할 전망이다.
◇ 심판대 오른 국어기본법 제3조…"한글 전용은 기본권 침해"
국어기본법 제3조는 '국어를 표기하는 우리의 고유문자'를 '한글'로 정하고 있다. 이 조항에 따르면 한자는 외국 문자와 다를 바가 없어 국어를 표기하는 '국자'(國字)로서 인정받지 못한다.
이 국어기본법 제3조가 헌법에 어긋나는 지에 관한 헌재의 심리가 12일 시작된다. 헌재는 이날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첫 공개변론을 진행한다.
이번 헌법 소원의 청구인은 어문정책정상화추진회를 비롯한 학부모와 교사, 출판사 대표 등 333인(대리인 법무법인 신촌), 이해관계인은 문화체육관광부(대리인 법무법인 지평 외 1)다.
국어기본법 위헌을 주장하는 측은 한글을 우리의 고유문자로 정하고 공문서를 작성할 때는 한글을 쓰도록 규정한 조항이 어문생활에 관한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추진회는 11일 "국가의 모든 공적 문서 작성에서 한글 전용의 표기원칙이 강요되고 있다"며 "한국어의 공용문자인 한자로 자신의 모국어를 표현할 수 있는 문자선택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진회는 국어기본법상 한글 전용 원칙에 따라 교과서 내 한자 혼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하위 규정들도 문제로 삼았다.
이들은 "심판 대상 규정들은 한글 전용의 표기 원칙을 초·중·고등학교의 교육과정에서 강제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의 미래세대가 자신의 모국어인 한국어를 정확히 배우고 창의력과 사고력을 기를 가능성을 국가가 봉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청구인 측 참고인인 심재기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는 "한자는 국어 어휘의 핵심 요소로 한글과 한자는 배타적 관계가 아니라 상보적 관계"라면서 "현재 초등생들은 한자어 낱말과 한자를 배우지 못해 그 뜻을 짐작해 읽고 그 글자에 대한 가르침을 받지 못한 채 국어교육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수웅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자를 국민의 어문생활에서 배제하는 것은 국가가 국민의 어문생활에 직접 간섭해 국가가 의도하는 일정한 방향으로 언어문화를 형성하고자 시도하는 것으로 문화국가원리에 반하고 '한글과 한자는 한국어를 표기하는 공용문자'라는 불문헌법(不文憲法·문서의 형식을 갖추지 않은 관습법)에 반한다"고 청구인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 "한글 사용 장려할 일"…국어정책 분수령 될 수도
반면 국어정책을 담당하는 문체부는 청구인 측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한다.
국가가 우리글인 한글을 장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그렇다고 해서 한자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한 적도 없다는 게 문체부 측 대응논리다.
문체부는 "국어기본법 제3조 등은 바람직한 국어 문화 확산과 국어 정보화를 위한 국가의 의무를 담은 것으로 당연히 국가 정책으로 장려할 일"이라며 "한자 배척 및 말살 내용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또 "(청구인 측이 한자 혼용을 금지했다고 주장하는) 교과용 도서 관련 조항에는 '교과용 도서는 어문규범에 따라야 한다'는 내용밖에 없다"면서 "교과용 도서가 어문규범을 따라야 하는 것은 당연하며 이를 어겨도 처벌이 따르는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문체부 측 참고인인 권재일 서울대 언어학과 교수는 "한자어를 한자로 표기하지 않아도 충분히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며 "우리가 오랫동안 한자를 빌려 썼다고 해서 한자를 우리 글자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사단법인 한글문화연대 이건범 상임대표는 "국한문혼용은 일제 치하에서 잠시 나타난 표기방식이고 한글 전용은 1990년대 국민이 주도한 문자혁명의 결과로, 이 과정에서 정부가 법적·제도적 압력을 가한 일은 전혀 없다"고 한글 전용에 찬성했다.
헌재는 이번 공개변론에서 양측의 진술과 참고인 의견을 들은 뒤 국어기본법 제3조 등의 위헌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만약 헌재가 청구인 측에 손을 들어준다면 국어기본법에 따라 만들어진 하위 법령들도 수정할 수밖에 없는 만큼 이번 결정은 앞으로의 국어정책에 커다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6-05-16 00:42:29 백두넷뉴스에서 이동 됨]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한글만을 우리 고유문자로 규정한 국어기본법이 2005년 제정된 지 11년 만에 헌법재판소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어문정책정상화추진회' 등의 단체와 개인들이 한자를 한국어 표기문자에서 제외한 현행법이 어문생활을 누릴 권리, 한자문화를 누리고 교육받을 권리 등을 침해한다며 2012년 10월 헌법소원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한글 전용 정책에 따라 교과서의 한자 혼용을 금지한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 등 하위법령도 줄줄이 헌재 심판대에 오를 예정이어서 이번 결정이 미칠 파장은 상당할 전망이다.
◇ 심판대 오른 국어기본법 제3조…"한글 전용은 기본권 침해"
국어기본법 제3조는 '국어를 표기하는 우리의 고유문자'를 '한글'로 정하고 있다. 이 조항에 따르면 한자는 외국 문자와 다를 바가 없어 국어를 표기하는 '국자'(國字)로서 인정받지 못한다.
이 국어기본법 제3조가 헌법에 어긋나는 지에 관한 헌재의 심리가 12일 시작된다. 헌재는 이날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첫 공개변론을 진행한다.
이번 헌법 소원의 청구인은 어문정책정상화추진회를 비롯한 학부모와 교사, 출판사 대표 등 333인(대리인 법무법인 신촌), 이해관계인은 문화체육관광부(대리인 법무법인 지평 외 1)다.
국어기본법 위헌을 주장하는 측은 한글을 우리의 고유문자로 정하고 공문서를 작성할 때는 한글을 쓰도록 규정한 조항이 어문생활에 관한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추진회는 11일 "국가의 모든 공적 문서 작성에서 한글 전용의 표기원칙이 강요되고 있다"며 "한국어의 공용문자인 한자로 자신의 모국어를 표현할 수 있는 문자선택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진회는 국어기본법상 한글 전용 원칙에 따라 교과서 내 한자 혼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하위 규정들도 문제로 삼았다.
이들은 "심판 대상 규정들은 한글 전용의 표기 원칙을 초·중·고등학교의 교육과정에서 강제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의 미래세대가 자신의 모국어인 한국어를 정확히 배우고 창의력과 사고력을 기를 가능성을 국가가 봉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청구인 측 참고인인 심재기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는 "한자는 국어 어휘의 핵심 요소로 한글과 한자는 배타적 관계가 아니라 상보적 관계"라면서 "현재 초등생들은 한자어 낱말과 한자를 배우지 못해 그 뜻을 짐작해 읽고 그 글자에 대한 가르침을 받지 못한 채 국어교육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수웅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자를 국민의 어문생활에서 배제하는 것은 국가가 국민의 어문생활에 직접 간섭해 국가가 의도하는 일정한 방향으로 언어문화를 형성하고자 시도하는 것으로 문화국가원리에 반하고 '한글과 한자는 한국어를 표기하는 공용문자'라는 불문헌법(不文憲法·문서의 형식을 갖추지 않은 관습법)에 반한다"고 청구인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 "한글 사용 장려할 일"…국어정책 분수령 될 수도
반면 국어정책을 담당하는 문체부는 청구인 측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한다.
국가가 우리글인 한글을 장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그렇다고 해서 한자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한 적도 없다는 게 문체부 측 대응논리다.
문체부는 "국어기본법 제3조 등은 바람직한 국어 문화 확산과 국어 정보화를 위한 국가의 의무를 담은 것으로 당연히 국가 정책으로 장려할 일"이라며 "한자 배척 및 말살 내용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또 "(청구인 측이 한자 혼용을 금지했다고 주장하는) 교과용 도서 관련 조항에는 '교과용 도서는 어문규범에 따라야 한다'는 내용밖에 없다"면서 "교과용 도서가 어문규범을 따라야 하는 것은 당연하며 이를 어겨도 처벌이 따르는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문체부 측 참고인인 권재일 서울대 언어학과 교수는 "한자어를 한자로 표기하지 않아도 충분히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며 "우리가 오랫동안 한자를 빌려 썼다고 해서 한자를 우리 글자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사단법인 한글문화연대 이건범 상임대표는 "국한문혼용은 일제 치하에서 잠시 나타난 표기방식이고 한글 전용은 1990년대 국민이 주도한 문자혁명의 결과로, 이 과정에서 정부가 법적·제도적 압력을 가한 일은 전혀 없다"고 한글 전용에 찬성했다.
헌재는 이번 공개변론에서 양측의 진술과 참고인 의견을 들은 뒤 국어기본법 제3조 등의 위헌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만약 헌재가 청구인 측에 손을 들어준다면 국어기본법에 따라 만들어진 하위 법령들도 수정할 수밖에 없는 만큼 이번 결정은 앞으로의 국어정책에 커다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6-05-16 00:42:29 백두넷뉴스에서 이동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