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부, 北 대표단 체류비 28억6000만원 집행 의결
최종수정 2018.02.15 14:30
[아시아경제 이설 기자] 정부는 14일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지원을 위해 남북협력기금에서 28억6000만원을 집행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3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를 주재해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대표단 참가 관련 남북협력기금 지원안'을 이같이 심의·의결했다.
조 장관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북한 대표단이 여러 가지 형태로 참여함으로써 당초 목표한 평화올림픽으로서 상당히 좋은 계기가 되고 있고 이것이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에 단초가 되는 중요한 화합의 계기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위급부터 시작해 예술단, 응원단 등 많은 인원이 방남해서 북한이 평창올림픽을 통해서 국제사회와 소통하는 기회가 되고 앞으로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켜 나가는 협의의 장으로 의미 있는 기회가 되는 시간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의결된 28억6000만원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방남한 북한 고위급대표단과 예술단, 응원단, 태권도시범단 등의 체류비용으로 집행될 예정이다.
실제 지원액은 추후 사용한 금액을 따져 정산한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따르면 △북측 응원단과 선수단·기자단·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 등의 숙식비(10억여원) △경기장 등 입장료(10억여원) △수송비(1~2억원) 등이 포함됐다.
이 중 대한체육회에 지원되는 남북협력기금은 지난달 31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북측 마식령스키장에서 열린 남북 스키선수 공동훈련을 위해 투입된 전세기 지원비(약 9000만원)에 쓰이게 된다.
이 같은 경제적 지원은 북한이 평창올림픽 참가를 결정하면서 우리 측이 편의를 제공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과거에도 정부는 북한이 우리 측에서 열리는 국제경기에 선수단을 파견하면 남북협력기금을 통해 체류비를 지원해왔다.
정부는 지난달에도 교추협을 열어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지원을 위한 정부 합동지원단 운영 경비로 남북협력기금 1억4800만원을 집행하는 방안을 의결한 바 있다.
앞서 북측 선수단, 응원단 등 650명이 참가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당시엔 13억5500만원이 집행됐다.
북한 선수 273명이 방남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때는 4억1300만원, 선수단과 응원단 527명이 왔던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때는 8억9900만원이 지원됐다.
다음 달 평창패럴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응원단과 예술단 등 150명에 대한 협력기금 지원안 의결을 위한 교추협은 추후 별도로 개최된다.
조 장관은 "이번 평창올림픽 북한대표단 참가와 관련해서 많은 국민들, 국제사회에서 많은 지지와 한편으로는 우려와 여러 가지 좋은 말씀을 해주고 계시다"며 "잘 유념하면서 지금 여러 가지 행사들을 치러나가고 있고, 특히 IOC(국제올림픽위원회) 규정, 국제 관례, 유엔 등 각국에서 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제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잘 풀어가면서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통일부는 지난 6일 남북협력기금관리심의위원회를 열어 '남북 이산가족 전면적 생사 확인 준비 사업'에 4억600만원, '남·북·국제사회 전문가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 3억3000만원의 협력기금을 사용하는 방안을 의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