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음악꿈을 꾸고있는 조선족 4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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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0-09-13 09:45본문
"이렇게 떨어져 사는것도 우리의 운명이겠지∼당신없는 나, 타향의 모습 너무나 초라해∼."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있는 한 련습실에서 조선족 4인조의 노래련습이 한창이다. 애절한 가사와 멜로디의 노래가 듣는 이들의 가슴을 울린다. 고수(뮬癎) 장영환씨(41)가 "이 곡은 팀의 가수 광현형이 한국에서 10년째 혼자 일하면서 가족을 그리며 만든 노래"라고 소개했다. 팀원들은 모두 중국 길림성에서 온 조선족이다. 지난해부터 '신화밴드'라는 이름의 4인조 그룹을 결성해 활동중이다. 팀장인 장씨는 연길시에서 '중국연변구연예술단' 고수출신이다. 중국에서 잘 알려진 조선족 음악그룹 '아리랑'그룹도 양성한 경험이 있는 실력파 음악인이다. 2006년 한국에 들어온 뒤 교회에서 성가대로 활동하기도 했지만 음악에 대한 갈증이 가시지 않았다.
고된 타향살이의 설움을 잊어보고자 음악그룹을 결성했다. 동료들은 중국에서는 나름대로 '일가견'있는 사람들이다. 기타수 정광혁씨(39)는 연길시에서 유명한 음악학원 교사 출신이고 가수 김광현씨(46)는 연길시 밤무대 가수였다. 손풍금연주자 리미씨(28)는 도문시 소속 음악단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이들은 일요일이면 함께 련습실에 모여 연주련습을 한다. 정씨는 충남서산에 있는 자동차부품공장에서 일하고있다.
처음에는 한국에서 푸대접받는 조선족동료을 위로하기 위한 목적으로 음악활동을 시작했다. 신화밴드를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가서 연주했다. 이때문에 한국내 조선족 사이에서 '인기 연예인'이 되였다. 지난 3월에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장애인과 다문화가정 돕기 사랑나눔 바자회'에 초대가수로 서기도 했다. 장씨는 "심한 중풍에 걸린 로인이 공연을 보다가 다른 사람의 부축을 받고 일어나 덩실덩실 춤을 추는것을 보았을 때 말할수 없는 희열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족을 무시하고 멀리하는 한국인들에게 음악으로 먼저 다가가 그간 조선족에 대한 그들의 편견이 오해였음을 알려주고싶다"고 말했다. 그들은 음악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김씨는 "신화밴드의 창작곡들을 모아 한국에서 앨범을 내는것이 꿈"이라고 했다. 장씨는 "좋은 음악을 만들고 열심히 연주하고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싶다"며 "일회성으로 주목을 받고 마는 그냥 '조선족음악그룹'이 아니라 한국인들에게도 사랑받는 '한국인기 음악그룹'이 되는게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