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은 농촌 총각만? 서울 총각들 우르르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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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0-10-07 12:53본문
이날 프로그램에는 농촌 총각들이 많을 것이란 예상을 깨고 '도시 총각'들도 상당수 몰렸다. 총 참가인원 405명 가운데 서울에서만 121명(30%)이 몰린 것. 인천, 수원까지 더하면 40%(162명)가 수도권 총각이었다.
이인숙 서울출입국사무소 이민통합지원센터장은 "현재 국내 결혼이민자의 70%는 수도권 거주자"라며 "저소득층 도시근로자의 국제결혼 비중이 농촌 총각들보다 크다"고 말했다.
도시 총각들의 직업은 다양했다. 서울에서 열린 프로그램에 참가한 121명 중에는 회사원이 47명으로 가장 많았고, 일용직 노동자·자영업자 등이었다.
연령별로는 30대가 37명(30%)으로 가장 많았는데, 60세 이상도 16명이었다. 초혼(53%)과 재혼(40%)은 엇비슷했고, 3번째 결혼은 하겠다는 사람이 7명이었다.
이날 프로그램에는 정순옥 파주다문화가정센터장 등이 강사로 나서 국제결혼 가정의 상담 사례, 현지 국가의 법령 문화 예절, 결혼사증 발급 절차 및 심사기준을 강의했다.
참가자들은 3시간 동안 이어진 강의 내내 강사들과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강의 내용을 꼼꼼히 적는 사람도 많았다.
고속버스 운전기사인 한모(38)씨도 "중국은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다" "중국인들은 형제간에도 계산이 철저하다"는 강의 내용을 빠뜨리지 않고 적었다. 지인의 소개로 만난 중국 여성(27)과 혼인신고를 마친 뒤 비자를 기다리고 있다는 그는 "평소 잘 몰랐던 내용들이라 앞으로 살면서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국 여성과 50번도 넘게 선을 봤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고 한다.
"한국 여성과 결혼하려면 직장도 안정돼야 되고 집도 있어야 되잖아요. 형편이 좀 어려운 이 친구와는 같은 꿈을 향해 서로 도우며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일용직 근로자인 김모(53)씨는 재혼으로 중국 여성과의 국제결혼을 택한 경우다.
"전 부인과는 20년간 같이 살면서도 매일 싸웠어요. 남편 능력은 100원밖에 안되는데, 200원을 벌어다주길 바라니…. 새 아내에겐 내가 최대한 맞춰가면서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현재 국내 거주 중인 결혼이민자는 총 18만5000여명. 이중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않은 13만8000명 중 중국이 6만6000명 정도(조선족과 한족이 절반씩)로 가장 많고, 베트남이 3만3000명으로 두 번째다. 일본, 필리핀, 캄보디아, 태국, 몽골 등 여성도 수천명씩 살고 있다.
현재 국제 결혼중개업체는 등록된 것만 1200개. 이들은 남성으로부터 1000만원 안팎의 돈을 받고, 현지에서 맞선을 주선하는 방식으로 결혼을 중개하고 있다. 그러나 시간적·경제적 제약 때문에 상대방을 알 수 있는 시간이 짧고, 남성이 재산상태나 범죄전력, 정신질환 등을 속이는 등 여성들의 피해사례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