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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지른 물 뒤늦은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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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9-03-3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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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3월초 43살나는 김씨는 한국에서 불법체류단속에 걸려 11년만에 귀국하게 되였다. 단동시 동강부두에 도착한 그는 봄철 싸늘한 추위에 홀홀 떨며 변방검사소의 벌금을 기다려야 했다. 함께 온 5~6년 불법체류자들은 모두다 자체로 벌금을 내고 순리롭게 통관했지만 불법체류자가운데서도 《고참》인 그는 지갑에 돈이 없어 오직 마중나온 녀동생의 도움을 기다려야만 했다. 오빠를 데리고 나온 녀동생은 떨고있는 오빠가 애처로워 상점에 데리고 가 내의부터 한벌 사입히고 심양으로 가는 고속뻐스에 올랐다.

몰라보게 변화된 심양의 모습을 보고 김씨는 감탄의 어조로 국내경제가 고속도로 발전하고있다는 말은 들었어도 이렇게 빨리 발전될줄은 몰랐다고 말하면서 심양구경을 하고 가라는 녀동생의 권고를 듣지않고 고향 신빈으로 발길을 돌렸다.

신빈도 몰라보게 변했다. 신빈현성의 아빠트값이 평당 2,500원이상 한다는 말을 듣고 그는 10여년간 한국에서 1억원이 훨씬 넘는 돈을 탕진한게 뼈저리게 후회된다고 하였다.

성미가 시원시원하고 눈썰미가 빠른 김씨는 한국에 나간후 노가다판에서 돈을 잘 벌었으며 후에는 오야지로 되여 수하에 일군도 여럿 거느렸다. 함께 간 고향친구들에 따르면 그의 돈지갑에는 항상 1,000만원이상의 수표가 들어있었다. 한국에 나간 첫 몇년은 그래도 고향에 두간히 돈을 부쳐주었는데 점차 한국식소비에 물젖다보니 돈을 많이 벌어도 혼자쓰기에도 부족했다. 그래도 김씨는 귀국하기전에 1-2년간 열심히 모아가면 중국에 가서는 꽤 큰 돈이 아니겠는가고 자신을 위안하며 흥청망청 돈을 쓰는 버릇을 떼버리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날 김씨는 운이 나쁘게도 불법체류단속에 걸려 강제추방되는 신세에, 뒤늦게 후회했지만 이미 엎지른 물이였다.

금년 8월말, 신빈현의 올해 49살나는 다른 한 김씨도 한국에서 불법체류단속에 걸려 12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왔는데 역시 빈털털이였다. 비행기표값이 없어 서울에 있는 녀동생이 한국돈 50만원을 대주기까지 하였다. 이 김씨도 한국 간 첫 몇해는 열심히 일하고 아껴모아 집에 부쳐보냈지만 점차 돈쓰는 재미에 물젖어 번 돈을 모으지 못했다. 마음속으로는 《돈을 모아야지》하는 결심을 하루에도 수십차례씩 다져보았지만 수중에 돈이 들어오면 쓰지 않고는 배기지를 못하겠더란다. 12년을 독수공방하며 마음고생에 파파 늙어버린 안해와 이미 장성한 아들앞에 선물 하나 내놓을수 없는 김씨는 자괴심에 가슴을 쥐여뜯었다.

현재 신빈지역의 조선족들중 큰 부자는 없지만 음식점을 꾸려 돈을 알차게 버는 사람들은 꽤 있다. 현성내의 《천해불고기집》, 《신정보신탕집》, 《고향집》 등은 조선족음식점인데 이들 주인들은 해외에 나간적이 없이 단칸방에서 음식점을 시작해 점차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다.

현성내의 《메아리불고기집》, 《해운대》, 《익강노래방》 등 업체의 주인들은 한국에서 벌어온 돈으로 식당이나 노래방을 꾸린 사람들인데 이 사람들은 한국에 나가있은 기간이 모두 오래지 않다. 부부 혹은 일방이 한국에서 2~3년 혹은 3~5년간 돈을 벌어 고향에 돌아와 아빠트가격이 오르기전에 영업방을 구매하고 영업을 시작해 돈을 착실히 벌고있다. 한국에 나가 7~8년, 10여년씩 있은 사람치고 성공한 사람이 거의 없다. 해외벌이란 적당히 벌어가지고 고향에 돌아와 창업하는것이야말로 바람직한 길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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