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는 조선족 만나본다 (11)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9-04-23 09:01|본문
10월15일, 누님이 곧 귀국하는 나를 구경시켜준다면서 하루 말미를 맡고 나와 함께 서울구경 나섰다.
일이 바빠 그동안 동생을 서울구경 시켜주지 못한 안스러움에 6만원의 일당도 포기하고 극구 나에게 경복궁을 구경시켜 준단다. 돈이야 열심히 벌면 생기지만 힘들게 돈팔고 한국나와 잠시동안 머무는 동생에게 서울구경 한곳이라도 더 시켜주고싶은게 누님의 마음인것 같다.
한국의 경복궁은 조선왕조의 왕궁으로서 한국에 왔으면 꼭 한번 가볼것을 권장할만큼 돌아볼만한 곳이다. 누님이 살고있는 양재역에서는 다른 전철을 환승할 필요없이 곧추 3호선을 타고 경복궁역에 이르면 된다.
경복궁의 크기나 건물의 건축풍격 등은 중국 청나라 황실이였던 고궁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작고 아담하다. 그러나 경복궁의 크기나 면적으로 경복궁을 평가하기보다는 조선왕조의 력사와 숨결 그리고 자취가 남아있는 곳이라는 면에서는 력사적, 문화적인 의의가 크고 깊다. 마침 경복궁주변에 국립고궁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도 있어 민족의 전통과 민속, 문화를 체계적으로 료해하고 공부할수 있는 좋은 하루였다. 누님도 한국에 와서 경복궁을 처음 돌아본다면서 경복궁을 통해 한국의 문화를 더 잘 알것만 같다고 말했다. 한국의 문화분위기를 알아가는것은 한국생활에 여러 모로 필요한것 같다. 경복궁을 나서면서 누님도 일하는 여유를 타서 서울의 기타 문화명소들도 자주 돌아보아야겠다고 내게 말했다.
경복궁지하철역 부근에서 우동과 쫄면, 김밥 등으로 늦은 점심을 맛있게 먹고 영등포로 떠났다. 누님이 딸 선희에게 줄 옷가지들을 사겠다고 해서였다. 영등포에서 마음드는 옷을 찾지 못했다. 영등포지하상가는 한데 붙어있는 롯데신세기백화점과 의류가격이 천양지차이다. 지하상가에서는 5만원이상되는 의류상품을 찾아보기 힘든데 백화점은 기본이 다 10만원이상이다. 백화점 세일하는 곳도 있었으나 세일가격도 빈약한 서민층에게는 높은 산인것 같다. 지하상가의 주고객은 학생, 서민층 등 손에 쥔것 없는 사람들이 많은것 같았고 백화점은 이쁘게 단장한 녀인들과 사모님소리를 들을법한 맑은 피부색을 가진 녀인들이 많은것 같았다. 한국도 가난한 자와 부유한 자의 차이는 엄연히 존재하고 빈부의 격차는 곳곳에서 느낄수 있었다.
모기가 어찌나 극성을 부리는지 온 몸이 모기한테 뜯기워 가렵고 귀찮다. 밤늦게 모기성화때문에 잠을 깨보니 자정이 넘었다. 그때껏 누님이 자지 않고 녀동생을 기다리고있었다.
저녁 10시에 퇴근해서 대림에 비행기표 가지러 간 동생이 여태껏 돌아오지 않은것이다. 전화를 해도 받지 않고 녀자가 혼자몸으로 밤길을 다니는것이 걱정되는 일이지 않을수가 없는데 한창 걱정하고있는중에 동생이 들어섰다. 항공권가지러 갔다가 거기서 친구들과 함께 수다도 좀 떨고 노래방까지 놀러간것 같다. 그래서 늦어졌다고 한다. 말로는 오랜만에 아는 언니를 만나 재미있게 먹고 놀고하다나니 시간가는줄 몰랐다고 했다.
피곤한지 자리에 눕자마자 인차 잠들어버렸다. 새벽에 잠들었다가 아침 9시면 곧장 일터로 나가야 하니 한국생활의 바쁜 일상은 얼마나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고 힘들겠는가?
한국사회에서 생활하는 그런 어려움과 스트레스를 적절히 잘 해소하지 못한다면 결국 한국사회에서 도태되고 밀리게 되는것이다. 다행히 아직 힘들지만 아침에 지친 몸이라도 끌고가는 중국 조선족들이 있어 우리는 한국생활에서의 살아감의 아픔과 행복의 의미를 느껴가고있는것이 아닌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