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은 어디로 가야 하나?"... 정신철 중국사회과학원 전 교수 초청 간담회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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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두넷 | 작성일 :24-08-04 09:46|본문
중국사회과학원에서 다년간 조선민족 연구를 하고 북경에서 조선족청소년을 대상으로 우리말과 글을 가르치는 주말학교 '정음우리말학교'를 설립해 활동하고 있는 정신철 교수가 중국동포단체의 초청으로 강연 및 대화의 장을 지난 7월 21일 일요일 오후 서울 구로구 밸라스타웨딩홀(구 정현웨딩홀)에서 가졌다.
정신철 중국사회과학원 전 교수
재한동포리더연맹(대표 이화춘)이 주최하고 (사)재한동포총연합회(이사장 이선)와 (사) 한중경제문화교류중심(이사장 이종학)이 주관한 문화교류간담회였다.
이화춘 대표는 정신철 교수가 발간한 책 '조선족 어디로 가야 하나?(역락, 2023.9.발간)를 보고 수소문해 정 교수와 연락이 닿아 이번 행사를 개최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정신철 교수와 함께 보는 재한 조선족 사회의 흐름과 전망'이라는 주제 강연에는 특별히 '조선족, 그들은 누구인가?'(인간과 사랑, 2023.2.발간)를 쓴 전 연변과학기술대 곽승지 교수도 함께 초청해 이야기를 듣는 시간도 가졌다. 곽승지 교수는 연합뉴스 재직때부터 북한에 관심을 두고 연구를 하다가 2000년경부터 조선족 연구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는 연변과학기술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현지 조선족사회를 연구하고 책을 발간하게 된 것이다.
1977년에 설립된 중국사회과학원은 중국 국무부 산하 최대 싱크탱크이자 정책자문기관이자 연구기관이다. 산하에 37개 연구소를 두고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 등 사회전반에 걸친 정책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정신철 교수는 중국 길림성 반석현 출신으로 중국사회과학원 민족학&인류학 연구소 교수로 재직하며 중국 동북3성에 집거해 살고 있는 조선족연구를 한 대표적인 조선족 학자이다. 2005년경에는 한국에 와서 재한조선족사회를 연구하기 시작하였고 그 후에도 몇 차례 한국에 나와 재한조선족과 중국 거주 조선족의 변화상을 연구해 왔다.
정 교수는 이런 연구활동을 반추해 설명해 주고, 현재 조선족이 처한 현실도 이야기해주었다.
조선족의 이주 역사는 19세기 후반 1860년대부터 보는 설과 명나라 말기 청나라 초기때(명말청초, 1627년 정묘호란, 1636년 병자호란)부터 보는 설이 있다고 정 교수는 말문을 열었다. 명말청초는 이 당시 전쟁포로로 하북성 지역으로 강제이주하게 된 박씨 일가(박가촌)가 1982년경 만주족에서 조선족으로 민족구분을 변경해달라고 요구한 데 기인한다.
오늘날 조선족 인구를 형성하게 된 조선인이 가장 많이 이주한 시기는 1910년 일제강점기에 들어서이며 1930년대 일제가 만주지역을 병참기지화 하면서 생산인력으로 집단이주를 시킨 때이다.
동북3성 지역 조선인은 1947년 중국공산당의 토지개혁 때 참여하였고, 중국 정부 수립 후 사회주의 건설에도 참여해 1952년 흑룡강성 성하현에서 첫 집단농장 '성하농장'을 만들었다.
조선족의 현실과 관련, 정 교수는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어느 민족보다 조선족이 모든 면에서 앞섰다"고 말한다. 농촌에서 도시로 진출하고 시장경제를 받아들이고 세계로 진출하는 데 있어서도 앞섰다는 것을 통계로 알 수 있다고 보충해 설명했다.
조선족의 인구이동의 특징은 한국의 영향을 빼놓을 수 없다. 더 좋은 삶을 찾아 나선 조선족은 한국인이 진출한 지역으로 따라서 진출했다. 한국의 대중투자가 많이 이루어진 지역으로 이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대표적인 지역이 산동성 청도 같은 지역이다.
중국내 소수민족이 집거지를 떠나면 민족문화가 약화되는 현상이 있다. 그래서 정신철 교수는 2013년 북경에 정음우리말학교(주말학교)를 설립해 민족언어와 문화를 가르치는 일에 매진하게 된다. 주말학교에는 현재 146명 정도의 조선족학생들이 있다고 한다.
중국내 조선족사회는 인구감소와 중국의 소수민족정책 변화 등으로 민족언어와 문화를 가르치고 유지해 나가는데 어려움이 커져 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중국의 조선족은 고민이 많다. 어쩔 수 없이 흐름을 따라가야 하지만 지혜를 모아서 어떻게 우리의 민족문화를 이어가느냐?"
정신철 교수의 고민이다. 이런 때 재한조선족사회가 뭔가 역할을 해줄 수 없겠는가? 하는데 관심을 가져본다.
정 교수가 이날 강연에서 하고 싶은 말은 바로 이 점에 초점이 모아졌다.
"환경은 어려워지고 있지만 우리의 민족문화를 이어갈 수 있는 민간차원의 노력은 계속 되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재한조선족사회는 어떠한가? 정리해 볼 때"라면서 정신철 교수는 마지막 과제의 질문을 남기고 30여분간의 강연을 마쳤다.
이어 곽승지 교수는 "두만강 5백리, 압록강 1천리, 송화강 7천리 따라 곳곳에 우리 민족이 살았다." 는 조선족 저명 작가인 류연산 선생의 말을 인용해 강연을 이어갔다. 중국 동북3성 지역에는 조선족 민족구역(자치주, 현, 촌)이 곳곳에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현재 그곳의 조선족 인구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곽 교수는 말한다.
"중국의 소수민족정책이 크게 변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조선족의 민족구역은 현재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
"정확한 통계는 알수 없지만 동북3성 지역에서 조선족동포들이 차지하고 있는 농사짓는 땅이 한반도 남한의 경작지보다 많다고 한다."
"조선족동포들이 포기해서는 안된다."
"이런 때에 과연 재한조선족사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무엇이겠는가? "
이번 정신철 교수와 곽승지 교수의 강연으로 조선족의 과거와 현재를 생각하고 미래를 함께 고민해보는 진지한 시간이 되었다.
이날 행사에는 주최, 주관단체 임원 외에도 한마음장학회(이군철 회장) 회원 등 20여명이 참여해 대화의 장을 가졌다.
동포세계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