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들, 김정은에 기대와 우려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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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11-12-30 18:15|본문
"北 주민들, 김정은에 기대와 우려 교차"
(단둥=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북한의 새로운 지도자로 등장한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대해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 유학 경험이 있는 젊은 지도자가 역동적인 변화를 꾀할 것이라는 희망을 품으면서도 체제 안정을 위해 더욱 폭압적인 정치를 펼칠지 모른다는 걱정도 함께하고 있다는 것.
30일 북한 접경인 중국 단둥(丹東)에 거주하며 북한과 중국을 비교적 자유롭게 드나드는 화교(북한 국적의 중국인)들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을 접한 뒤 북한 주민들이 느낀 것은 큰 혼란이었다고 한다.
절대 불멸의 존재로만 여겼던 김 위원장이 갑작스럽게 사망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점차 안정을 되찾으면서 주민들은 김 위원장의 사망이 북한을 변화시킬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기 시작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 사망 직후 단둥에 온 40대 여성 화교는 "어차피 더는 나빠질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다. 평양을 제외하고는 일을 해도 배급조차 받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북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은 새로운 지도자의 등장으로 무엇인가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밖에서야 3대 세습을 문제 삼지만 북한 주민들은 오랜 교육을 통해 혁명 혈통의 세습을 당연히 받아들이고 있다"며 "누구든 배고픔만 해결해주면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김 부위원장은 외국에서 공부해 서방국가들이 왜 풍요해졌는지 알 것 아니냐"며 "폐쇄적이었던 김 위원장 때와 달리 개방에 나선다면 주민들의 굶주림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단둥에 거주하는 또 다른 남성 화교는 "사람만 바뀌었을 뿐 북한체제는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이 없다"며 "경험이 일천한 젊은 지도자가 나선다고 세상이 확 바뀌겠느냐"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방에서는 아직 그(김정은)가 누구인지조차 잘 모른다"며 "김 위원장과 같은 절대 권력조차 없으니 오히려 혼란만 가중될 수 있다는 걱정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체제가 생산 기반이 없는 상황에서 치적 쌓기에 급급해 과거 '천리마 전투'와 유사한 대대적인 동원령을 내려 주민들을 혹사할 것이라는 우려다.
화교들은 김 위원장이 오랜 후계자 수업을 통해 권력을 공고히 했던 것과는 달리 김 부위원장의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도 불안 요인으로 꼽았다.
권력 내부의 갈등이 발생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대대적인 숙청작업으로 이어지게 되면 애꿎은 주민들도 희생될 수 있다는 얘기다.
단둥 주민들도 김 부위원장이 이끌 북한의 앞날에 대해 엇갈린 예측을 하고 있다.
한 대북 무역상은 "북한 관료나 무역상들도 북한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었지만 감히 김 부위원장에게 얘기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해외 유학파들로 이뤄진 김 부위원장의 젊은 측근들이 힘을 얻게 되면 북한도 중국식 개방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한 택시기사는 "아버지에게 배운 것이라고는 권력유지를 위한 독재 통치술 아니겠느냐"며 "중국도 공산당 독재로 부패가 만연한 데 북한은 한 가문이 3대째 세습하니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pjk@yna.co.kr
"北 주민들, 김정은에 기대와 우려 교차"
(단둥=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북한의 새로운 지도자로 등장한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대해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 유학 경험이 있는 젊은 지도자가 역동적인 변화를 꾀할 것이라는 희망을 품으면서도 체제 안정을 위해 더욱 폭압적인 정치를 펼칠지 모른다는 걱정도 함께하고 있다는 것.
30일 북한 접경인 중국 단둥(丹東)에 거주하며 북한과 중국을 비교적 자유롭게 드나드는 화교(북한 국적의 중국인)들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을 접한 뒤 북한 주민들이 느낀 것은 큰 혼란이었다고 한다.
절대 불멸의 존재로만 여겼던 김 위원장이 갑작스럽게 사망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점차 안정을 되찾으면서 주민들은 김 위원장의 사망이 북한을 변화시킬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기 시작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 사망 직후 단둥에 온 40대 여성 화교는 "어차피 더는 나빠질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다. 평양을 제외하고는 일을 해도 배급조차 받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북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은 새로운 지도자의 등장으로 무엇인가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밖에서야 3대 세습을 문제 삼지만 북한 주민들은 오랜 교육을 통해 혁명 혈통의 세습을 당연히 받아들이고 있다"며 "누구든 배고픔만 해결해주면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김 부위원장은 외국에서 공부해 서방국가들이 왜 풍요해졌는지 알 것 아니냐"며 "폐쇄적이었던 김 위원장 때와 달리 개방에 나선다면 주민들의 굶주림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단둥에 거주하는 또 다른 남성 화교는 "사람만 바뀌었을 뿐 북한체제는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이 없다"며 "경험이 일천한 젊은 지도자가 나선다고 세상이 확 바뀌겠느냐"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방에서는 아직 그(김정은)가 누구인지조차 잘 모른다"며 "김 위원장과 같은 절대 권력조차 없으니 오히려 혼란만 가중될 수 있다는 걱정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체제가 생산 기반이 없는 상황에서 치적 쌓기에 급급해 과거 '천리마 전투'와 유사한 대대적인 동원령을 내려 주민들을 혹사할 것이라는 우려다.
화교들은 김 위원장이 오랜 후계자 수업을 통해 권력을 공고히 했던 것과는 달리 김 부위원장의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도 불안 요인으로 꼽았다.
권력 내부의 갈등이 발생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대대적인 숙청작업으로 이어지게 되면 애꿎은 주민들도 희생될 수 있다는 얘기다.
단둥 주민들도 김 부위원장이 이끌 북한의 앞날에 대해 엇갈린 예측을 하고 있다.
한 대북 무역상은 "북한 관료나 무역상들도 북한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었지만 감히 김 부위원장에게 얘기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해외 유학파들로 이뤄진 김 부위원장의 젊은 측근들이 힘을 얻게 되면 북한도 중국식 개방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한 택시기사는 "아버지에게 배운 것이라고는 권력유지를 위한 독재 통치술 아니겠느냐"며 "중국도 공산당 독재로 부패가 만연한 데 북한은 한 가문이 3대째 세습하니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p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