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 김지형 PD “윤동주는 정말 저항시를 썼을까?”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6-12-29 23:44|본문
동주’ 김지형 PD “윤동주는 정말 저항시를 썼을까?”
김선아·김영서·박유빈·오소영
김지형 PD가 영화 '동주'를 관람한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윤동주 시인의 일대기를 흑백 필름에 담담히 담은 이준익 감독의 저예산 영화 '동주'. 배우 강하늘이 식민지 청년 시인의 예술혼과 민족의식을 강렬하게 연기해 큰 호평을 받았죠. 지난달 6일 서울 성동구립도서관에서 영화를 기획한 김지형 PD를 만났어요. '영화로 만나는 시인 동주' 행사로 영화를 관람한 뒤 김 PD와 관객들의 대화가 이어졌답니다.
불안했던 일제강점기의 청년에게서 동질감을 느꼈던 걸까요? 뒤숭숭한 현 시국에 우리는 윤동주 시인과 그의 시를 많이 찾아보곤 합니다. 김지형 PD는 ‘정의’에 대한, ‘정의롭지 못한 상황 속에서 청년들의 대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줬어요. 영화 ‘동주’에 나타난 진실과 메시지를 김 PD의 입으로 확인해 볼까요?
“역사적 사실만 가지고는 영화를 만들 수 없고 당연히 그 안에서 드라마를 만들어야 하는데, 드라마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있을 법한 일을 개연성 있게 만들면서 어떤 진실을, 어떤 메시지를 보여 줘야 하는가죠.”
불안했던 일제강점기의 청년에게서 동질감을 느꼈던 걸까요? 뒤숭숭한 현 시국에 우리는 윤동주 시인과 그의 시를 많이 찾아보곤 합니다. 김지형 PD는 ‘정의’에 대한, ‘정의롭지 못한 상황 속에서 청년들의 대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줬어요. 영화 ‘동주’에 나타난 진실과 메시지를 김 PD의 입으로 확인해 볼까요?
“역사적 사실만 가지고는 영화를 만들 수 없고 당연히 그 안에서 드라마를 만들어야 하는데, 드라마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있을 법한 일을 개연성 있게 만들면서 어떤 진실을, 어떤 메시지를 보여 줘야 하는가죠.”
영화 '동주'를 기획한 김지형 PD.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뭔가요.
"동주는 ‘그 당시의 젊음’에 관한 이야기예요. 30~40년대의 젊은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살았을까. 그 역사적 특수성 때문에 인물들이 어떻게 비극적으로 가느냐. 그리고 거의 70년이 지난 오늘날 이 시점에서 과거를 보았을 때 내가 어떤 걸 느껴야 하느냐. 이런 질문이 시작이었죠."
-두 주인공 윤동주와 송몽규는 정의롭지 못한 시대를 살아간 청춘들이잖아요. 동주와 몽규에게 각각 정의란 무엇이었을까요?
"둘에게 있어서 정의의 의미는 달랐을 겁니다. 송몽규는 나라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송몽규는 그만큼 세상을 바꾸고 싶었던 혁명가적인 기질을 갖고 있는 분입니다. 반면 윤동주는 저항시인이라고들 많이 하지만 정말 ‘저항시를 썼을까’에 대해 의문이 듭니다. 아름다운 시들도 많고 윤동주로서는 문학에 대한 열정이 많이 강했던 것 같습니다.
저희 제작진이 가졌던 여러가지 의문 중의 하나가 윤동주와 송몽규는 결국 같은 느낌이 아닐까 하는 거예요. 저희끼지 그런 말도 했는데, 윤동주와 송몽규는 한 사람, 같은 사람일 수도 있겠구나 싶어요. 한 사람은 굉장히 내면적으로 아름다운 사람이라면 한 사람은 굉장히 외향적으로 뭐든지 하고 싶었던 사람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송몽규라는 인물을 갖고 윤동주를 보여 주기 위해 계속 노력했어요."
-시국 때문에 윤동주 시인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지금 청년들은 정의롭지 못한 상황에 부딪혔을 때 어떤 식으로 대응해야 할까요.
"선택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요즘 시위에 중고교생도 많이 오는데 그렇다고 ‘모든 학생들이 시위에 나가야 하나’라고 묻는다면 다양한 선택이 있을 거예요. 어떤 학생들은 SNS에 자신의 의견을 표출할 거고 또 어떤 학생들은 시니컬하게 뒤로 한발짝 물러나서 보고 있을 거예요. 각각 정의의 기준과 정의에 다가가는 길도 다 다르다고 봐요.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내 선택의 논리에 대해서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할 겁니다.
일제강점기 때도 많은 분들이 나라에 대해 분노했지만, 반면에 친일파 여부를 떠나 그냥 일본의 문화를 좋아하던 분들도 있었을 거고요. 저는 각각의 선택은 자유로워야 하고 또 그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얘기지만 요새 대학생들이 공무원을 많이 희망하는데 꼭 이것이 나쁘다고 보지는 않아요. 하지만 선택을 했을 때 자신의 삶의 가치에 대해서 고민을 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영화와는 별개로 PD님이 생각하는 정의란?
"거창하게 말해서 정의는 민주주의를 지킨다거나 하는 것이라기보단 남들에게 부당한 피해를 주지 않고 내가 부당한 이익을 취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의견이 서로 충돌할 때 강요하지 않고 남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동주'를 관람한 청소년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여러가지 경험을 많이 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논리에 따른 정의의 기준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수많은 고민을 해야 할 거예요."
-영화 쪽에서 일하고 싶은 학생들이 많은데요. 어떤 부분을 염두에 두고 영화 제작을 하면 좋을까요?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뭔가요.
"동주는 ‘그 당시의 젊음’에 관한 이야기예요. 30~40년대의 젊은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살았을까. 그 역사적 특수성 때문에 인물들이 어떻게 비극적으로 가느냐. 그리고 거의 70년이 지난 오늘날 이 시점에서 과거를 보았을 때 내가 어떤 걸 느껴야 하느냐. 이런 질문이 시작이었죠."
-두 주인공 윤동주와 송몽규는 정의롭지 못한 시대를 살아간 청춘들이잖아요. 동주와 몽규에게 각각 정의란 무엇이었을까요?
"둘에게 있어서 정의의 의미는 달랐을 겁니다. 송몽규는 나라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송몽규는 그만큼 세상을 바꾸고 싶었던 혁명가적인 기질을 갖고 있는 분입니다. 반면 윤동주는 저항시인이라고들 많이 하지만 정말 ‘저항시를 썼을까’에 대해 의문이 듭니다. 아름다운 시들도 많고 윤동주로서는 문학에 대한 열정이 많이 강했던 것 같습니다.
저희 제작진이 가졌던 여러가지 의문 중의 하나가 윤동주와 송몽규는 결국 같은 느낌이 아닐까 하는 거예요. 저희끼지 그런 말도 했는데, 윤동주와 송몽규는 한 사람, 같은 사람일 수도 있겠구나 싶어요. 한 사람은 굉장히 내면적으로 아름다운 사람이라면 한 사람은 굉장히 외향적으로 뭐든지 하고 싶었던 사람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송몽규라는 인물을 갖고 윤동주를 보여 주기 위해 계속 노력했어요."
-시국 때문에 윤동주 시인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지금 청년들은 정의롭지 못한 상황에 부딪혔을 때 어떤 식으로 대응해야 할까요.
"선택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요즘 시위에 중고교생도 많이 오는데 그렇다고 ‘모든 학생들이 시위에 나가야 하나’라고 묻는다면 다양한 선택이 있을 거예요. 어떤 학생들은 SNS에 자신의 의견을 표출할 거고 또 어떤 학생들은 시니컬하게 뒤로 한발짝 물러나서 보고 있을 거예요. 각각 정의의 기준과 정의에 다가가는 길도 다 다르다고 봐요.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내 선택의 논리에 대해서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할 겁니다.
일제강점기 때도 많은 분들이 나라에 대해 분노했지만, 반면에 친일파 여부를 떠나 그냥 일본의 문화를 좋아하던 분들도 있었을 거고요. 저는 각각의 선택은 자유로워야 하고 또 그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얘기지만 요새 대학생들이 공무원을 많이 희망하는데 꼭 이것이 나쁘다고 보지는 않아요. 하지만 선택을 했을 때 자신의 삶의 가치에 대해서 고민을 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영화와는 별개로 PD님이 생각하는 정의란?
"거창하게 말해서 정의는 민주주의를 지킨다거나 하는 것이라기보단 남들에게 부당한 피해를 주지 않고 내가 부당한 이익을 취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의견이 서로 충돌할 때 강요하지 않고 남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동주'를 관람한 청소년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여러가지 경험을 많이 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논리에 따른 정의의 기준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수많은 고민을 해야 할 거예요."
-영화 쪽에서 일하고 싶은 학생들이 많은데요. 어떤 부분을 염두에 두고 영화 제작을 하면 좋을까요?
"우선 힘드니까 영화는 안했으면 좋겠어요.(웃음) 직업으로서 영화라는 길에 들어선다는 것은 큰 각오가 필요하지요. 그에 합당한 결과물을 내야 하니까 항상 책임과 의무가 따라다닙니다. ‘영화’라는 게 많이 힘든데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자신만의 삶의 논리를 가진다면 해 볼 만한 일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자신이 왜 영화를 하고 싶어 하는지 끊임없이 생각해야 해요. 표현이 은유적이고, 자신의 의지와 자신이 세상을 보는 눈을 이야기한다는 측면에서 영화도 시의 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를 표현하기 위해서 그만큼 공부도 많이 해야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