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조선족 한국생활 체험기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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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9-07-15 09:02|본문
한국에서 본 아버지의 눈물
내가 소학교때부터 우리 부모들은 그냥 외국나들이를 하면서 거의 십몇년간이나 따로따로 떨어져 살았다.
처음엔 원망도 많았고 투정도 많이 했다. 다른 애들이 부모옆에서 자라는게 그렇게 부러울수가 없었다. 외국 돈벌이에만 빠져있는 부모님들이 정말 달통이 안됐다. 부모님들한테서 못받은 사랑때문에 맘속에는 항상 그들에 대한 서러움과 미움만이 가득했다.
그러다가 학교를 졸업하고 외지에 나와 취직하면서부터 조금씩 부모들에 대해 리해가 가기 시작했다. 참 돈벌기 어렵구나, 정말 우리 가족이 더 잘 살자구 부모님들이 고생하고있구나 하는걸 말이다. 그후부터는 밉던 부모님들을 리해해주기로 했다.
두 분이 외국에 그냥 같이 있다가 2년전에 아버지가 돈 좀 모으겠다고 돈벌러 한국에 갔다.
요즘들어 한화환률도 적당히 내려가고 아버지도 만나볼겸 해서 언젠가부터 가보고싶었던 한국에 가보기로 했다. 비자 나오기 전에 알리면 아버지가 너무 기다릴가봐 알리지 않고 비자 나온 후 출국 10일전에 알려줬다. 그런데 그 며칠 아버지는 매일이다싶이 전화를 걸어왔다. 평소에는 정말 몇달에 전화 한번 하나마나 하시던 아버지였는데 아마 딸자식이 너무너무 보고싶었나보다.
그렇게 한국에 도착했다. 가기 전에 지도공부를 많이하고 갔기에 지방에서 올라오는 아버지를 보고 지하철 어느 역에서 만나자구 했다. 약속시간 20분 늦게 갔는데 멀리에서 아버지가 보이는것이였다.
아???아버지를 보는 순간 마음이 찡~ 해났다. 몸이 많이 수척해지고. 정말 누구 말처럼 가죽만 남고 타기는 왜 그리 까맣게 탔는지…
날 보고 한시간 반 넘게 기다렸다면서???기다리는 사이에 새 구두 샀다면서 자랑하는것이였다.
아버지 왈: 네가 왔길래 내 새구두 샀다. 내가 너무 초라하면 네가 나하구 다니는게 창피해 할가봐 ~ 평소에는 일 하길래 좋은게 필요없다.
그러니깐 내 맘이 또 찡~~~
그러다가 몇개 관광구에 놀러갔다. 오후에 남산 갔는데.. 새 구두 신구 산 올라가면 얼마나 불편하겠는가… 물어보니 전혀 괜찮다고만 말한다. 내가 카메라가지구 사진찍자고 하는데 기어이 아버지 핸드폰으로 사진 찍으면서 이러면 자주 볼수 있다는것이였다. 가서 두번째날밤에 명동거리에 갔다. 근데 그날 폭동시위를 해서..이런걸 첨 보는 나인지라 무섭기도 하고 놀라기도 해서 빨리 걸어서 지하철역에 들어갔다.
저녁에 아버지왈, 아버지 있는데 왜 그리 겁나하니 일없다. 시름놓고 다녀라.
ㅋㅋㅋ 아직도 자신이 젊다고 하신다. 참 아버지가 있으니 든든한 느낌이다.
이래저래 돌다가 가리봉 시장에 가보자고 한다. 가리봉시장 정말 어느 분이 말한것처럼 그대로였다.
나도 처음엔 뭐 가볼게 있냐고 했는데 조선족분들이 한국에서 힘들게 사는 모습들을 그대로 만나볼수 있는 곳이였다. 아버지가 현재 일하는 곳에도 조선족 몇명이 있는데 주말이면 다 가족한테 가는 바람에 가족이 없는 아버지는 외롭거나 하면 가리봉시장을 찾아온다고 말하는것이였다.
돌아오기 전날 한국에 있는 친척들이랑 모여서 밥먹고 노래방 갔다.
노래방에서 아버지가 노래 한곡 하고 쏘파에 앉더니 나를 보면서 우는것이였다.
언제 다시 볼수 있을가?하면서 말이다??? 아, 사실 말이지 나때문에 눈물흘리는 아버지를 한국에서 나는 처음 봤다. 형언할수 없는 감정이 솟구치면서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것이 바로 가족이구나 하는 생각이 마음속을 파고들었다.
려행에서 아버지랑 함께 했던 기억이 제일 따뜻한 추억으로 내가슴속에 남는다.
언제면 온 가족이 한데 모여서 행복하게 살아갈수 있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