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한인학회 학술대회서 글로벌 한인 '집거지·언론·예술'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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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5-11-08 16:13|본문
재외한인학회 학술대회서 글로벌 한인 '집거지·언론·예술' 조명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재외동포를 재미·재일·재중 등 거주지로 구분하는 접근법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재외한인학회(회장 이진영) 주최로 6일 서울 종로구 한국방송통신대학 본관 3층 소강당에서 열린 '2016 재외한인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자들은 "동포사회가 과거와 달리 국경을 넘나드는 이동이 활발하며 심지어 한국 사회 내 외국인 거주자 중 가장 큰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므로 재외동포를 거주지가 아닌 '글로벌 한인'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글로벌 한인 역사·문화 네트워크의 부문별 현황과 전망'이란 주제의 이날 학술대회에서 이진영 학회장은 "한국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 잡은 외국 출신 이민자의 증가와 한류로 말미암은 해외 거주 외국인의 한국 문화 향유 확산 현상은 글로벌 한인이 미래에 추구해야 할 가치가 정치·경제가 아닌 '역사와 문화에 기반을 둔 네트워크'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역설했다.
동북아역사재단이 후원한 이번 대회에는 조남철 전 한국방송통신대 총장, 임채완 전남대 한상연구단 단장, 홍면기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원, 송석원 경희대 교수, 최해리 한국춤문화연구원 연구위원, 김웅기 홍익대 교수, 유혁수 일본 요코하마대 교수, 이종환 월드코리안 대표 등 학계·관련단체·언론계 인사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재외동포 집거지와 역사 문화 네트워크'라는 소주제로 열린 제1분과에서는 오숙희 고려대 교수(뉴욕-뉴저지 한인 집거지의 소비 공간 네트워크), 정재윤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위원(중앙아시아 고려인의 음식 문화를 통한 문화접변 연구), 이민호 통일일보 기자(재일본 민족 언론의 역할과 과제; 통일일보를 중심으로), 김삼 조글로미디어 대표(재외동포 언론 네트워크와 조선족 언론의 역할)가 발표에 나섰다.
오 교수는 "뉴욕과 뉴저지의 한인은 과거 경제적·사회적으로 낙후된 곳에 많이 거주했지만 최근에는 고급 주택가인 롱아일랜드와 뉴저지주 버겐카운티에 코리아타운을 형성하고 있다"면서 "이는 글로벌 코리안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고려인의 음식 문화를 연구한 정 연구위원은 "도시 거주 고려인의 식생활에는 빵과 버터 그리고 차를 곁들인 러시아식에다가 밥과 국이 중심인 고려식을 비롯해 우즈베크식과 카자흐식 등 여러 민족 음식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며 "된장, 간장 등 장류와 한식 반찬류도 등장하지만 이는 한국식이라기보다는 독특하게 발전한 '고려식'"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고려인 음식은 그들의 정체성처럼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환경에서 기존의 것을 기반으로 새로이 만들어지고 끊임없이 의미가 부여되는 문화적 상징물"이라고 진단했다.
일본 도쿄에 본사를 두고 1959년에 창간된 민족 언론 통일일보의 서울지사장인 이 기자는 "통일일보는 일본이라는 폐쇄적 경향의 주류 사회 속에서 차별받는 재일동포의 권익 옹호와 남북통일 운동에 앞장서 왔다"며 "재일동포 5세가 등장한 현재에도 50만 명의 한국 국적자가 일본에서 활동하는 건 그동안 민족 언론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는 분명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35만 명의 귀화자와 통계에 안 잡히는 한일 국제결혼자 자녀, 소수 무국적자를 더하면 재일동포는 120만 명에 달한다"며 "이들과 모국을 이어주는 연결 고리 역할이라는 사명이 있기에 민족 언론은 앞으로도 존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삼 대표는 "조선족 언론은 중국에서 우리말을 지키면서 경제·문화·정신적 네트워크를 유지해 민족 정체성을 키우는 역할을 담당해왔다"면서 "여론을 대변하고 문화 인프라 역할을 충실히 당당하고 있다는 자긍심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토론자로 나선 유철인 제주대 교수는 "고려인의 음식 문화를 문화접변 이론으로만 접근하지 말고 민족 정체성, 글로벌화, 현지화의 개념을 사용해 분석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재외동포재단 사외이사이기도 한 박선영 경북대 아시아연구소 연구원이 민족 정체성 유지와 관련된 조글로미디어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묻자 김 대표는 "조선족 사이버 박물관을 만들어서 각종 역사·문화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답했다.
'표현예술을 통한 역사문화 네트워크'라는 주제로 열린 제2분과에서는 전화자 중국 연변대 교수(중국 조선족 민요의 전승과 전망), 양민아 인하대 교수(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역을 중심으로 한국 춤 문화의 글로컬 모델 형성을 위한 쟁점과 전망), 조일동 한양대 교수(안산 고향마을 영주귀국자의 구술사를 중심으로 한 사할린 한인의 대중음악 네트워크), 손승헌 한국예술원 연구원(삶의 역사 - 사진으로 본 이산의 초상과 공간)의 발표에 이어 민요·대중음악·춤·사진 등 다양한 문화의 유지 보호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전개됐다.
마지막 분과인 제3분과에서는 재외동포 이민사를 집대성하는 한국이민사박물관, 온·오프라인에서 한민족 역사·문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재외동포재단, 한민족 전통음악 및 춤을 보존하고 전파하는 국립남도국악원 관계자가 발표자로 나서서 글로벌 한인 네트워크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김상렬 한국이민사박물관장은 "한인 역사와 관련된 1차 자료를 수집해 일반인을 비롯해 연구자와 연구기관에 공개하는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홍종 재외동포재단 e-한민족사업부장은 온라인 한민족네트워크 실현을 위한 코리안넷(www.korean.net) 사이트를 소개했고, 국립남도국악원의 문화체험 담당인 허산 씨는 "한국의 전통 공연예술 단체나 관계자가 이국 문화에 익숙한 재외동포 차세대에 우리 문화를 전수할 때 무리하게 주입하려고 하면 반발을 불러오고 상처를 줄 뿐이므로 충분한 시간과 절차를 갖고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회를 마친 후 이 학회장은 "과거와 달리 재외동포 활동 반경이 국제화되면서 거주지의 특성만으로 이들을 분석할 수 없는 다양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학회도 앞으로 글로벌화하는 한인의 현상에 주목해 연구를 지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
wakaru@yna.co.kr
'글로벌 한인 역사·문화 네트워크의 부문별 현황과 전망'이란 주제의 이날 학술대회에서 이진영 학회장은 "한국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 잡은 외국 출신 이민자의 증가와 한류로 말미암은 해외 거주 외국인의 한국 문화 향유 확산 현상은 글로벌 한인이 미래에 추구해야 할 가치가 정치·경제가 아닌 '역사와 문화에 기반을 둔 네트워크'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역설했다.
동북아역사재단이 후원한 이번 대회에는 조남철 전 한국방송통신대 총장, 임채완 전남대 한상연구단 단장, 홍면기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원, 송석원 경희대 교수, 최해리 한국춤문화연구원 연구위원, 김웅기 홍익대 교수, 유혁수 일본 요코하마대 교수, 이종환 월드코리안 대표 등 학계·관련단체·언론계 인사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재외동포 집거지와 역사 문화 네트워크'라는 소주제로 열린 제1분과에서는 오숙희 고려대 교수(뉴욕-뉴저지 한인 집거지의 소비 공간 네트워크), 정재윤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위원(중앙아시아 고려인의 음식 문화를 통한 문화접변 연구), 이민호 통일일보 기자(재일본 민족 언론의 역할과 과제; 통일일보를 중심으로), 김삼 조글로미디어 대표(재외동포 언론 네트워크와 조선족 언론의 역할)가 발표에 나섰다.
오 교수는 "뉴욕과 뉴저지의 한인은 과거 경제적·사회적으로 낙후된 곳에 많이 거주했지만 최근에는 고급 주택가인 롱아일랜드와 뉴저지주 버겐카운티에 코리아타운을 형성하고 있다"면서 "이는 글로벌 코리안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고려인의 음식 문화를 연구한 정 연구위원은 "도시 거주 고려인의 식생활에는 빵과 버터 그리고 차를 곁들인 러시아식에다가 밥과 국이 중심인 고려식을 비롯해 우즈베크식과 카자흐식 등 여러 민족 음식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며 "된장, 간장 등 장류와 한식 반찬류도 등장하지만 이는 한국식이라기보다는 독특하게 발전한 '고려식'"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고려인 음식은 그들의 정체성처럼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환경에서 기존의 것을 기반으로 새로이 만들어지고 끊임없이 의미가 부여되는 문화적 상징물"이라고 진단했다.
일본 도쿄에 본사를 두고 1959년에 창간된 민족 언론 통일일보의 서울지사장인 이 기자는 "통일일보는 일본이라는 폐쇄적 경향의 주류 사회 속에서 차별받는 재일동포의 권익 옹호와 남북통일 운동에 앞장서 왔다"며 "재일동포 5세가 등장한 현재에도 50만 명의 한국 국적자가 일본에서 활동하는 건 그동안 민족 언론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는 분명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35만 명의 귀화자와 통계에 안 잡히는 한일 국제결혼자 자녀, 소수 무국적자를 더하면 재일동포는 120만 명에 달한다"며 "이들과 모국을 이어주는 연결 고리 역할이라는 사명이 있기에 민족 언론은 앞으로도 존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삼 대표는 "조선족 언론은 중국에서 우리말을 지키면서 경제·문화·정신적 네트워크를 유지해 민족 정체성을 키우는 역할을 담당해왔다"면서 "여론을 대변하고 문화 인프라 역할을 충실히 당당하고 있다는 자긍심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토론자로 나선 유철인 제주대 교수는 "고려인의 음식 문화를 문화접변 이론으로만 접근하지 말고 민족 정체성, 글로벌화, 현지화의 개념을 사용해 분석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재외동포재단 사외이사이기도 한 박선영 경북대 아시아연구소 연구원이 민족 정체성 유지와 관련된 조글로미디어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묻자 김 대표는 "조선족 사이버 박물관을 만들어서 각종 역사·문화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답했다.
'표현예술을 통한 역사문화 네트워크'라는 주제로 열린 제2분과에서는 전화자 중국 연변대 교수(중국 조선족 민요의 전승과 전망), 양민아 인하대 교수(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역을 중심으로 한국 춤 문화의 글로컬 모델 형성을 위한 쟁점과 전망), 조일동 한양대 교수(안산 고향마을 영주귀국자의 구술사를 중심으로 한 사할린 한인의 대중음악 네트워크), 손승헌 한국예술원 연구원(삶의 역사 - 사진으로 본 이산의 초상과 공간)의 발표에 이어 민요·대중음악·춤·사진 등 다양한 문화의 유지 보호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전개됐다.
마지막 분과인 제3분과에서는 재외동포 이민사를 집대성하는 한국이민사박물관, 온·오프라인에서 한민족 역사·문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재외동포재단, 한민족 전통음악 및 춤을 보존하고 전파하는 국립남도국악원 관계자가 발표자로 나서서 글로벌 한인 네트워크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김상렬 한국이민사박물관장은 "한인 역사와 관련된 1차 자료를 수집해 일반인을 비롯해 연구자와 연구기관에 공개하는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홍종 재외동포재단 e-한민족사업부장은 온라인 한민족네트워크 실현을 위한 코리안넷(www.korean.net) 사이트를 소개했고, 국립남도국악원의 문화체험 담당인 허산 씨는 "한국의 전통 공연예술 단체나 관계자가 이국 문화에 익숙한 재외동포 차세대에 우리 문화를 전수할 때 무리하게 주입하려고 하면 반발을 불러오고 상처를 줄 뿐이므로 충분한 시간과 절차를 갖고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회를 마친 후 이 학회장은 "과거와 달리 재외동포 활동 반경이 국제화되면서 거주지의 특성만으로 이들을 분석할 수 없는 다양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학회도 앞으로 글로벌화하는 한인의 현상에 주목해 연구를 지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
wakar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