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도쿄올림픽] 태극전사 위협하는 '지도자 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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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두넷 | 작성일 :21-08-09 16:08|본문
최영석 감독(왼쪽). /연합뉴스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지도자 한류' 열풍이 거세다. 한국 출신 지도자들의 활약은 역설적으로 태극전사들에게 위협 요소가 되고 있다. 2020 도쿄올림픽서 한국 지도자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종목은 한국의 강세를 보이는 태권도와 양궁이다.
우즈베키스탄 태권도 대표팀의 울루그벡 라시토프(19)는 남자 68kg 결승전에서 세계 랭킹 2위 브래들리 신든(영국)을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우즈베키스탄 태권도 역사상 첫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16강전에서 한국 태권도의 간판 이대훈(29)을 연장 승부 끝에 꺾기도 했다.
태권도 볼모지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라스토프를 세계적인 선수로 키운 이는 한국인 지도자 고 김진영 코치다. 김 코치는 2017년부터 우즈베키스탄에서 태권도 지도자로 활동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훈련 여건이 여의치 않자 자비를 들여가며 헌신적으로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을 지도했다. 그 결과 우즈베키스탄 태권도는 역대 가장 많은 4장의 올림픽 티켓을 획득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김 코치는 올림픽 개막을 불과 한 달 앞둔 6월 중순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라시토프는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저뿐 아니라 모든 선수의 마음이 아팠다. 이 사건이 저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메달을 코치님께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태국의 파니파크 옹파타나키트(24)는 태권도 여자 49㎏급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태국 태권도 사상 올림픽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한국인 최영석(47)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최 감독은 지난 2002년 태국 대표팀 코치로 시작해 2004년부터 감독을 맡고 있다. 최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2004 아테네올림픽부터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까지 4회 연속 메달(은메달 2개, 동메달 3개)을 태국에 안겼고, 이번 도쿄올림픽에선 사상 첫 금메달을 이끌었다. 태국 태권도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 최 감독은 2006년 말 태국 왕실의 훈장을 받았다. 태국 언론은 그에게 '타이거 최'라는 애칭을 붙였다.
한국 남자 양궁 대표팀과 단체전 준결승전에서 팽팽한 승부를 펼친 일본 양궁 대표팀을 이끈 지도자는 한국인 김상훈 감독이다. 한국 지도자들은 한국의 우수한 양궁을 해외에 전파하고 있다. 이번 도쿄올림픽 양궁 경기에 참가한 국가 가운데 7개국의 사령탑이 한국인이다.
배드민턴에서도 한국 출신 지도자들의 활약이 빛나고 있다. 한국 배드민턴의 ‘전설’ 박주봉(57) 감독은 2004 아테네올림픽 이후부터 일본 배드민턴 대표팀의 사령탑을 맡고 있다. 일본 배드민턴은 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여자복식 금메달, 여자 단식 동메달을 수확하며 배드민턴 강국으로 거듭났다. 강경진(48) 전 한국 대표팀 감독은 중국 여자복식 코치로 일하고 있다. 중국 배드민턴 대표팀이 공식 외국인 코치를 들인 건 처음이다. 강 감독의 제자 천칭천·자이판 조는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복식 조별리그에서 한국 김소영·공희용에게 패배를 안겼다.
이번 대회 여자 단식에서 동메달을 인도의 푸살라 벤카타 신두를 지도한 이 역시 박태상(42) 전 한국 대표팀 코치다. 박 코치의 집중 지도를 받은 신두는 인도 여자 선수로서는 최초로 두 개 대회 연속으로 올림픽 메달을 딴 선수가 됐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선 여자 단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