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의 교량으로써 조선족을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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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4-08-26 08:17|본문
통일의 교량으로써 조선족을 주목한다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 중 가장 많은 숫자는 중국인으로 약 83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그 숫자의 대다수인 48만 명이 재중동포 조선족이라는 사실을 아는 자는 드문 것 같다. 이는 중국 조선족 전체 인구 190만 명 중 20%에 이르는 거대한 숫자이다.
조선족은 전주 이씨, 경주 김씨, 밀양 박씨 등 우리 한국 계통의 족보를 갖고 있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는 이들이 일제 치하 개인 소유의 땅을 빼앗기고 북방으로 강제 이주당한 구한말 지주와 지식인들의 후손이기 때문이다. 조선족 사회는 한국의 근대화 시기인 우리의 70-80년대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언어와 문화가 같고 성품도 한 핏줄임을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편안함이 있다.
최근 중국 조선족 사회 내에서도 한류는 뜨겁다. 어둑해진 시골 밤에도 한류 드라마를 매일같이 챙겨보는 이들이 많다. 더욱이 이들 조선족 가구당 평균 한 명 이상씩은 한국에 거주하며 한국의 모습을 조선족에게 알리고 있다. 그 중 8만여 명은 이미 혼인을 통해 한국 국적을 취득한 상태이다. 아직까지 한국에서의 외화수입이 조선족들이 중국에서 농사를 지으며 버는 수입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사회 내 노동 근로자의 대다수는 외국인 근로자인데 그 중 조선족이 가장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한 조선족 2, 3세대들이 코리안 드림을 이뤄가며 교수, 공무원, 기업가 등 사회 지도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제 조선족과 우리 한국 사회는 국경을 초월한 민족통합의 단계인 ‘사실상의 통일’로 나아가게 된 것이다. 마치 최근 중국과 대만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언어와 문화가 통한다는 점이 바로 이러한 통합의 결정적 요인인 것이다.
그러나 몇몇 문제점들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인들의 시선에서는 그간 일어난 조선족들의 여러 강력범죄들로 인하여 조선족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실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남한에 비해 교육수준이 낮고 자유경쟁에 익숙지 못한 사회주의 체제의 관성이 남아 있는 이들이 한국인들의 눈에는 다소 냉철하지 못하고 게으르게 보이는 점도 있을 것이다. 사실 이는 국내 거주 조선족들의 정체성의 혼란, 그리고 급격한 생활환경의 변화에 기인한 경우도 크다.
조선족 사회 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에 대한 환상이 서서히 깨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10-20대 조선족들은 한국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갖지 않았고 나름 중국화에 적응해 나가려고 하는 모습이다. 언론매체를 통해 한국의 이모저모를 듣고 부모들을 통해 남한 사회의 치열함과 비정함에 회의감을 가진 터이다. 필자가 만난 조선족 아이들의 대부분은 조선족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중국 옌벤에 살고 싶다는 의견이 다수였고, 일부는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에 살고 싶다고 했다. 남한에 살고 싶다는 아이들은 극히 적었다. 이러한 분위기는 조선족들의 한국 정착 초기인 1990년대 초반과는 많이 달라진 것이다.
또 하나의 심각한 문제는 조선족 가정의 붕괴이다. 외화벌이를 위해 남한으로 떠난 40-50대의 젊은 부모들은 자녀 양육을 할아버지와 할머니 손에 맡겨둔 채 방치하고 있다. 계중에는 탈북 여성들이 낳고 도피한 버려진 아이들도 상당수 있다. 배우자 중 일방이 남한으로 떠난 조선족 중 일부는 한국에서 재혼 후 새로운 가정을 꾸리기도 한다. 이로 인해 조선족 사회와 가정은 심각한 파국을 맞게 된다. 남과 북의 현격한 경제 격차로 인하여 조선족 사회가 국토분단을 넘어 사회분단을 겪는 피해의 연쇄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미래세대인 조선족 자녀들에게까지 분단의 제2차적 피해가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는 점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조선족 사회를 통해 우리는 북한의 미래를 보게 된다. 그리고 이들의 무한한 잠재력을 확인 할 수 있게 된다. 조선족은 비교적 폐쇄적인 북한 사회와는 달리 거주이전과 경제활동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 또한 이들은 사회주의 국가에 살면서 시장경제와 자본주의를 체험하고 있으며 남북한을 자유롭다는 왕래할 수 있다는 매우 중요한 이점이 있다. 즉 조선족은 남과 북 주민들 간의 문화충돌과 이질감 극복의 완충역할과 남북 사회통합의 촉매제 역할을 해줄 수가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조선족을 통해 ‘작은 통일’을 준비해야 할 때이다. 물론 중국 내 소수민족에 불과한 이들에게 남북관계와 통일을 위한 정치적 거시 담론을 이끌어내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나 북한에게 있어 중국은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가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들의 작은 움직임 하나하나는 남과 북을 하나로 잇는 한반도 경제공동체의 교량자이자 문화사절로서, 뿐만 아니라 남북 간의 화해와 긴장을 완화하는 평화의 전령사로서 매우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리라 본다. 이제는 남과 북, 오해와 편견을 넘어 코리안 디아스포라 조선족에 주목할 때이다.
이장한/ 통일미래사회연구소 연구원
*이 글은 필자가 지난 14~21일 평화한국 주최 동북아 평화발걸음을 다녀온 뒤 쓴 것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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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 중 가장 많은 숫자는 중국인으로 약 83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그 숫자의 대다수인 48만 명이 재중동포 조선족이라는 사실을 아는 자는 드문 것 같다. 이는 중국 조선족 전체 인구 190만 명 중 20%에 이르는 거대한 숫자이다.
조선족은 전주 이씨, 경주 김씨, 밀양 박씨 등 우리 한국 계통의 족보를 갖고 있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는 이들이 일제 치하 개인 소유의 땅을 빼앗기고 북방으로 강제 이주당한 구한말 지주와 지식인들의 후손이기 때문이다. 조선족 사회는 한국의 근대화 시기인 우리의 70-80년대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언어와 문화가 같고 성품도 한 핏줄임을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편안함이 있다.
최근 중국 조선족 사회 내에서도 한류는 뜨겁다. 어둑해진 시골 밤에도 한류 드라마를 매일같이 챙겨보는 이들이 많다. 더욱이 이들 조선족 가구당 평균 한 명 이상씩은 한국에 거주하며 한국의 모습을 조선족에게 알리고 있다. 그 중 8만여 명은 이미 혼인을 통해 한국 국적을 취득한 상태이다. 아직까지 한국에서의 외화수입이 조선족들이 중국에서 농사를 지으며 버는 수입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사회 내 노동 근로자의 대다수는 외국인 근로자인데 그 중 조선족이 가장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한 조선족 2, 3세대들이 코리안 드림을 이뤄가며 교수, 공무원, 기업가 등 사회 지도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제 조선족과 우리 한국 사회는 국경을 초월한 민족통합의 단계인 ‘사실상의 통일’로 나아가게 된 것이다. 마치 최근 중국과 대만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언어와 문화가 통한다는 점이 바로 이러한 통합의 결정적 요인인 것이다.
그러나 몇몇 문제점들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인들의 시선에서는 그간 일어난 조선족들의 여러 강력범죄들로 인하여 조선족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실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남한에 비해 교육수준이 낮고 자유경쟁에 익숙지 못한 사회주의 체제의 관성이 남아 있는 이들이 한국인들의 눈에는 다소 냉철하지 못하고 게으르게 보이는 점도 있을 것이다. 사실 이는 국내 거주 조선족들의 정체성의 혼란, 그리고 급격한 생활환경의 변화에 기인한 경우도 크다.
조선족 사회 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에 대한 환상이 서서히 깨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10-20대 조선족들은 한국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갖지 않았고 나름 중국화에 적응해 나가려고 하는 모습이다. 언론매체를 통해 한국의 이모저모를 듣고 부모들을 통해 남한 사회의 치열함과 비정함에 회의감을 가진 터이다. 필자가 만난 조선족 아이들의 대부분은 조선족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중국 옌벤에 살고 싶다는 의견이 다수였고, 일부는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에 살고 싶다고 했다. 남한에 살고 싶다는 아이들은 극히 적었다. 이러한 분위기는 조선족들의 한국 정착 초기인 1990년대 초반과는 많이 달라진 것이다.
또 하나의 심각한 문제는 조선족 가정의 붕괴이다. 외화벌이를 위해 남한으로 떠난 40-50대의 젊은 부모들은 자녀 양육을 할아버지와 할머니 손에 맡겨둔 채 방치하고 있다. 계중에는 탈북 여성들이 낳고 도피한 버려진 아이들도 상당수 있다. 배우자 중 일방이 남한으로 떠난 조선족 중 일부는 한국에서 재혼 후 새로운 가정을 꾸리기도 한다. 이로 인해 조선족 사회와 가정은 심각한 파국을 맞게 된다. 남과 북의 현격한 경제 격차로 인하여 조선족 사회가 국토분단을 넘어 사회분단을 겪는 피해의 연쇄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미래세대인 조선족 자녀들에게까지 분단의 제2차적 피해가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는 점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조선족 사회를 통해 우리는 북한의 미래를 보게 된다. 그리고 이들의 무한한 잠재력을 확인 할 수 있게 된다. 조선족은 비교적 폐쇄적인 북한 사회와는 달리 거주이전과 경제활동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 또한 이들은 사회주의 국가에 살면서 시장경제와 자본주의를 체험하고 있으며 남북한을 자유롭다는 왕래할 수 있다는 매우 중요한 이점이 있다. 즉 조선족은 남과 북 주민들 간의 문화충돌과 이질감 극복의 완충역할과 남북 사회통합의 촉매제 역할을 해줄 수가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조선족을 통해 ‘작은 통일’을 준비해야 할 때이다. 물론 중국 내 소수민족에 불과한 이들에게 남북관계와 통일을 위한 정치적 거시 담론을 이끌어내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나 북한에게 있어 중국은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가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들의 작은 움직임 하나하나는 남과 북을 하나로 잇는 한반도 경제공동체의 교량자이자 문화사절로서, 뿐만 아니라 남북 간의 화해와 긴장을 완화하는 평화의 전령사로서 매우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리라 본다. 이제는 남과 북, 오해와 편견을 넘어 코리안 디아스포라 조선족에 주목할 때이다.
이장한/ 통일미래사회연구소 연구원
*이 글은 필자가 지난 14~21일 평화한국 주최 동북아 평화발걸음을 다녀온 뒤 쓴 것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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