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 합의] "남북관계와 별개" 기대하긴 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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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4-02-16 01:24|본문
남북이 14일 재개된 고위급 접촉에서 합의를 이끌어내 관계개선의 동력을 확보하면서 한반도 정세를 좌우할 중대 현안인 비핵화 논의가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물론 남북관계 개선이 곧장 비핵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비핵화는 남북관계와 달리 한반도 주변국이 모두 관여돼 있고 북한 체제의 존립과 직결되는 중요한 이슈이기 때문이다. 조동준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남북관계와 비핵화는 급이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두 사안이 분리돼 있다고도 볼 수 없다. 북핵 6자회담 국면이 정체된 상황이기는 하나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대화의 동력을 찾는다면 비핵화 논의에 속도를 낼 수 있고, 역으로 비핵화 논의를 통해 남북간 협력의 수준을 높일 수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정책 기조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비핵화와 뗄 수 없는 관계다. 비핵화에 진전이 없는 한 신뢰프로세스는 한낱 공염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진행될 고위급 접촉에서 군사, 경제적 측면의 남북관계 개선 합의와 진전이 이뤄진다면 지난 6년간 멈춰있는 6자회담도 강한 모멘텀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북관계와 비핵화는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물론 여러 장애요인으로 볼 때 비핵화 논의까지 갈 길이 멀기는 하다. 한미 양국이 줄곧 요구해 온 비핵화 사전조치에 북한이 성의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남북간의 초보적인 합의만으로 비핵화에 대한 장밋빛 환상을 품기는 어렵다.
실제 북한은 지난해 5월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을 중국에 보낸 이후 주변국을 상대로 대화공세를 펴고 있지만 2008년 12월 이후 중단된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은 여전히 미비한 상태다. 특히 북한은 자신들이 핵 보유국이라는 전제 하에 6자회담을 비핵화 논의 보다는 미국과의 군축회담으로 가기 위한 과정으로 인식하고 있어 한미 양국과 간극이 크다. 북한이 12일 첫 고위급 접촉에서 우리측의 비핵화 요구에 "남북간에 다룰 사안이 아니다"며 일축한 것도 그 때문이다.
조 교수는 "북한이 최소한 핵 시설과 프로그램 동결 수준의 태도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6자회담은 어렵다"며 "지난해 한국, 미국, 중국 등 6자 당사국 대표들이 수 차례 만났지만 현 상황에서는 말 그대로 예비접촉일 뿐"이라고 말했다.
북핵 이슈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줄어드는 것도 비핵화 진전에 부담이다. 미 정부는 이란 핵 문제와 아시아 재균형 정책 등에 대해 적극 관여하는 대신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이전보다 언급을 줄이는 등 전략적 무시정책을 펴고 있다. 지난 20년간 성과 없이 진행된 북핵 문제에 대한 피로감 때문이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장은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내부정세에 비해 비핵화가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물론 남북관계 개선이 곧장 비핵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비핵화는 남북관계와 달리 한반도 주변국이 모두 관여돼 있고 북한 체제의 존립과 직결되는 중요한 이슈이기 때문이다. 조동준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남북관계와 비핵화는 급이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두 사안이 분리돼 있다고도 볼 수 없다. 북핵 6자회담 국면이 정체된 상황이기는 하나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대화의 동력을 찾는다면 비핵화 논의에 속도를 낼 수 있고, 역으로 비핵화 논의를 통해 남북간 협력의 수준을 높일 수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정책 기조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비핵화와 뗄 수 없는 관계다. 비핵화에 진전이 없는 한 신뢰프로세스는 한낱 공염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진행될 고위급 접촉에서 군사, 경제적 측면의 남북관계 개선 합의와 진전이 이뤄진다면 지난 6년간 멈춰있는 6자회담도 강한 모멘텀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북관계와 비핵화는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물론 여러 장애요인으로 볼 때 비핵화 논의까지 갈 길이 멀기는 하다. 한미 양국이 줄곧 요구해 온 비핵화 사전조치에 북한이 성의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남북간의 초보적인 합의만으로 비핵화에 대한 장밋빛 환상을 품기는 어렵다.
실제 북한은 지난해 5월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을 중국에 보낸 이후 주변국을 상대로 대화공세를 펴고 있지만 2008년 12월 이후 중단된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은 여전히 미비한 상태다. 특히 북한은 자신들이 핵 보유국이라는 전제 하에 6자회담을 비핵화 논의 보다는 미국과의 군축회담으로 가기 위한 과정으로 인식하고 있어 한미 양국과 간극이 크다. 북한이 12일 첫 고위급 접촉에서 우리측의 비핵화 요구에 "남북간에 다룰 사안이 아니다"며 일축한 것도 그 때문이다.
조 교수는 "북한이 최소한 핵 시설과 프로그램 동결 수준의 태도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6자회담은 어렵다"며 "지난해 한국, 미국, 중국 등 6자 당사국 대표들이 수 차례 만났지만 현 상황에서는 말 그대로 예비접촉일 뿐"이라고 말했다.
북핵 이슈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줄어드는 것도 비핵화 진전에 부담이다. 미 정부는 이란 핵 문제와 아시아 재균형 정책 등에 대해 적극 관여하는 대신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이전보다 언급을 줄이는 등 전략적 무시정책을 펴고 있다. 지난 20년간 성과 없이 진행된 북핵 문제에 대한 피로감 때문이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장은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내부정세에 비해 비핵화가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