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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사람, 안쪽 사람 뭐가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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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10-04-28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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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2006년 3월부터 "연변조선족은 반성하자"는 내용의 글 7편을 ‘연변여성’에 시리즈로 싣고 이삼년이 지난 후 사이버공간에 올렸더니 영광스럽게 두 번째 김문학이란 타이틀을 얻을 뻔했다. 아마 연변에서 이 글을 보고나면 또 나한테 몽둥이세례를 힘차게 갈겨 댈 것이다.

각설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자.

인간은 자신이 나고 자란 환경에서만 맴돌면 인간세상이 다 그저 그렇거니 하고 어영부영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자신의 장점만 내세우려하고 단점은 감추려 든다. 가령 누가 장점을 말해주면 좋다고 바지가 벗겨지는 줄 모르지만 일단 단점을 들추면 심한 알레르기가 일어나기 마련이다. 세상을 보는 시야가 문제라는 것이다. 필자가 20년 전 연변일중 졸업반을 맡았을 때 성적이 하에 속하는 제자들에게 ‘공원다리나 건너려고 연변일중에 왔냐? 中專도 좋고 大專도 좋으니 되도록 안쪽 더 나아가서 산해관을 넘고 황하 장강을 건너라’고 교육시켰다.

중국조선족사회를 크게 두 가지 공동체로 나눠 볼 수 있다. 연변사람들이 연변을 제외한 나머지 산재지역의 조선족을 흔히 안쪽 사람으로 부른다. 즉 연변사람, 안쪽 사람.
선조들의 출신을 따져보면 연변사람은 주로 함경도이고, 장백현은 황해도와 평안도, 길림성 내 교하 서란 반석 매하구 및 남만 즉 요녕성 일대에 황해도 평안도 경상도 전라도이고, 흑룡강성은 주로 경상도가 많다. 한반도의 지형을 보면 이남이 벌이 많고 경작지가 많은데 비해 이북은 산이 많고 경작지가 적다. 특히 함경도가 경작지가 적고 땅이 메마르고 척박하다.

1875년에 우리 조상들이 장백현에서 가장 먼저 벼농사가 시작되었다는 역사자료가 있지만 초창기 만주에 이주한 조선인은, 두만강을 건넌 조선인 특히 함경도 출신이 지금의 연변 땅에 많이 이주했다. 그 이유로서 여러 가지겠으나 함경도의 자연조건과 큰 관련이 있었을 것이다.
메마르고 척박한 땅에서 생존해온 사람들은 자연스레 인심이 박하기 마련이다. 마치 일본인처럼 말이다. 무슨 말이냐? 메마르고 척박한 땅에서 살아온 함경도 사람들이 본래 인심이 박한데다 또 산이 많고 개간할 땅이 적은 연변 땅에 와서 삶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여전히 인심이 박해질 수밖에 없었다는 뜻이다. 쌀독에서 인심이 난다는 말이 있듯이 입에 풀칠이 어려운데 언제 인심을 베풀 여유가 있느냐? 말이다.

1977년에서 1978년에로 넘어가는 겨울 필자가 연길현 태양공사에 간 적이 있다. 그때 태양에서 목단강에 이사 간 청년이 놀러와 하는 얘기가 안쪽 사람들은 이쪽을 ‘연변깍쟁이’라 욕한다는 것이다. 당시 필자는 다 같은 조선 사람인데 왜 그러지? 의문이었다. 그리고 그 의문의 수수께끼를 푸는데 장장 3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즉 연변사람이 깍쟁이 되고 싶어 된 것이 아니라 자연환경이 인간의 삶을 그렇게 살아가게끔 만들었다는 결론이다.
거꾸로 반도에서 상대적으로 자연조건이 여유로웠던 경상도출신이 또 중국에서 가장 크고 넓은 동북평원에 정착하여 땅을 많이 개간할 수 있어 연변사람에 비해 생활의 여유가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연변에서는 옹기종기 널려 있는 논을 알뜰살뜰 가꿔야 생존이 가능하므로 인간의 마음도 세심하고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에 비해 흑룡강 사람들은 드넓은 벌판을 바라보는 마음가짐이 여유가 있고 논도 그다지 알뜰하게 가꾸지 않고, 자세하게 말하자면 볏모내기를 연변처럼 알뜰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넓은 논에다 볍씨를 이리저리 확 뿌리는 산종농사를 하다 보니 성격도 따라서 시원시원하게 형성되어 왔을 것이고 인심도 후하게 되었을 것이다.
인간이 인심이 박해지면 자연스레 잔머리를 굴리게 되어있다. 즉 자신의 그 어떤 단점을 감추려고 입이 앞선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안쪽 사람들은 연변사람을 입만 반지르르하게 여물었다고 흉을 본다. 하여튼 연변사람의 이런저런 단점 때문에 다른 안쪽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흑룡강성 조선족은 연변사람과 혼사하면 일단 30점을 깎고 들어간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

함경도출신인 연변사람들이 인심이 박한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단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선 어려운 환경에서 삶을 개척하다 보니 생존력이 강한 장점이 있다. 이북에서 일등 신붓감으로 생존력이 강한 함경도 여성을 꼽듯이 연변여성들도 음식을 잘하고 바느질 잘하고 집 잘 거두고 남편을 잘 받들고 살림을 알뜰하게 꾸려가는 장점이 있다. 이는 흑룡강성 조선족이 인정하는 사실이다. 또 연변은 오랫동안 민족문화의 중심지로 안쪽 사람들한테 동경을 받아왔다. 또한 최근 몇 년래 안쪽 사람들이 자식교육 때문에 연길에 집사고 이사 간다. 노인들도 그래도 노년에 조선족이 모여 사는 연변에서 살고 싶어 이사 가는 것이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자식이 있는 노인들도 미리 노후를 생각해 위생이 깨끗한 연변의 양로원을 돌아보고 있다.
연변사람이 자연생활환경이 어렵다 보니 잔머리를 굴리는 것이 나쁜 일만은 아니겠으나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정치에 붙어 살아가려는 경향이 심한 것을 하나의 예로 들 수 있다.

연변은 지리적 우세와 인구비례를 따져 조선족자치로 되었다. 이 과정에서 당과 정부의 소수민족정책을 받들어 전반 중국조선족사회의 문화면에서 중심역할을 하는데 많은 기여를 해왔다. 하지만 자치주를 순수 민족발전에 기여하는 데 이용해 온 것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이용하여 자기네끼리 죽고 죽이는 못된 짓을 많이 해온 것은 정말로 큰 비극이 아닐 수 없다.
문화대혁명시기 필자의 부친이 주자파로 비판투쟁 받게 되었는데 한족들은 좌우지간 아무런 말이 없는데 같은 조선족이 입에 게거품을 물고 난리다. 양반처럼 어진 부친을 꼬투리 잡을 것이 없으니 어떤 집들에선 자기네 아들이 노총각으로 늙어가는 것마저 나의 아버지 탓이라고 게거품을 물고 달려들었다. 또 어떤 자들은 빈농인 우리가문을 부농으로 만들려고 애쓴다든가 하여튼 실로 어처구니없이 대국혁명에 앞장서 웃지도 울지도 못할 못된 짓거리를 많이 남겼다. 아마 그 시기 연변조선족사회의 상황이 거의 다 그러했을 것이다.

연변사람들이 대국혁명에 앞장서는 유전자가 강한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현재 한국에서 조선족의 삶과 상관없이 대한민국정치와 언론에 향해 마구 필을 흔드는 사람들을 보면 연변출신들이 많다는 것이다.
문화대혁명이 지난 지 30년도 넘었건만 지금도 연변은 그 바람이 여전히 쌩쌩 불어치고 있는 것은 정말 유감이다. 환언하자면 안쪽 사람들은 문화대혁명을 잊고 새로운 시기에 새롭게 발 맞춰 살아가려 하는데 비해 연변은 아직도 문화대혁명의 유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변사람의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자신들(소수사람)을 조선족사회를 지켜내는 최후보루의 투사로 여기고 한국어가 어떻고 조선어가 어떻고 하면서 밖에 나간 사람들을 깔아뭉개려고 애쓰면서 결국에 가서는 자신들도 그 길을 걷는 아이러니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흑룡강성 친구들과 대화해 보면 연변사람을 가장 못 마땅해 하는 것이 곧 “우리 흑룡강에서는 타민족과 싸우면 모를 사람들도 지나다가 돌을 집어 들고 돕는데 당신네 연변은 조선족이 타민족한테 얻어터져도 숱한 사람이 구경만하더라.”는 것이다. 이것은 진짜 맞는 사실이다.

무시무시한 얘기를 걷어치우고 삶에 대한 화제로 넘어가자.

한국에서 생활해 보면 연변사람들이 여러모로 생존력이 강한 장점이 있으나 안쪽 사람들에 비해 마음씀씀이가 각박한 것은 사실이다. 오래전에 필자가 <연변내기와 연변사람>이란 글에서 지적했듯이 연변사람들이 현재 한국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글에서 몇 가지 빠진 것이 있다면 연변사람은 함경도사투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안쪽 사람에 비해 한국인들에게 일단 점수를 깎이고 있는 것도 부인 못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
또 흑룡강성을 비롯해 안쪽 사람들은 이남에 선조의 고향이 많아 어릴 적부터 남한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성장해온 이유로 한국에 대해 뭔가 조금이라도 알고 있었고 실제 이 땅에 온 이후에도 적응이 빠르고 쉬웠던 것이다. 이에 비해 연변사람은 선조고향이 주로 함경도이기 때문에 남한에 대한 이야기를 전혀 듣지 못해 아는 것이 없어 적응이 어려웠던 것이다. 쉽게 말해서 예전에는 그냥 막연하게 ‘남조선’으로만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주정착시기에 안쪽 사람들은 황금벼파도를 바라보며 가슴이 뿌듯해 ‘쾌지나 칭칭나네’ 노래를 불렀고, 토비와 왜놈의 수탈을 막으려고 아낙내들이 보초를 서면서 이순신장군이 의병술로 이용했듯이 ‘강강술래’놀이도 했고, 또 평소에 각설이 타령 같은 노래도 불러왔는데 이런 노래들의 본산지가 바로 경상도와 전라도이다.
해방 후에도 안쪽 사람들은 정치 그늘의 속박(문화대혁명시기를 빼고)이 없이 늘 고향을 그리며 살아왔고 고향에 대한 향수를 후손들한테 들려주었다. 이에 비해 연변사람들은 단순히 이북과의 그 어떤 막연한 감정만 갖고 있었을 뿐 이남에 대해선 제로 상태였다.

글을 마무리할 때가 되었는데, 그렇다면 안쪽 사람은 단점이 없는가? 필자는 연변사람이기 때문에 그들의 단점에 대한 지적은 회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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