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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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작성일 :11-06-02 09:01|본문
라춘봉 특파원 김현옥 = MBC 스타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이 낳은 ‘위대한 스타’-백청강씨를 만나기 위해 기자는 5월 31일 저녁 10시가 넘어 서울 잠실 백제고분로의 한 지하연습실을 찾아 갔다. 이틀간의 끈질긴 전화연계 끝에 “트레이닝의 짬을 이용해 취재를 할 수 있다”는 담당 작가의 연락을 받고 비가 내리는 밤길을 달려갔다.
그만큼 뜨거운 인기와 함께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백청강씨는 현재 예약마저 어려운 인기스타가 되여 있었다. 기자가 연습실을 찾았을 때는 늦은 밤임에도 불구하고 청강씨가 MBC ‘금요 와일드’프로그램 촬영팀의 취재를 마치고 금방 노래연습실에 들어가 있었다.
“우승 후 처음 만나는 조선족동포 매체”라며 청강씨의 어머님이 복도에서 반갑게 맞아주었다.
“27일 우승 공연 후 4일 만에 아들을 처음 본다”는 그녀는 “가족끼리 오붓하게 기쁨을 나눌 시간도 없이 청강이가 바삐 보내고 있다”며 살짝 난색을 보이는가 싶더니 바로 웃음꽃을 피웠다.
“청강이는 공부를 아주 잘 했어요. 학생이 60명인 학급에서 항상 1,2등을 했어요. 그리고 키는 작아도 달리기와 높이 뛰기를 잘 해 따르는 애들이 없었어요. 태권도도 4단을 땄어요.” 엄마의 말대로 청강이는 어릴 때 공부면 공부, 체육이면 체육, 음악이면 음악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났다고 한다. 그처럼 자랑스럽게 여겼던 아들이 소학교 4학년 때의 한차례 한국 공연을 계기로 돌변했다.
대전의 자매결연학교를 방문한 공연무대에서 한국노래 ‘흔들린 우정’을 열창해 관객들을 놀래우며 현지 신문에 보도됐던 청강이는 귀국 후 노래에 완전히 빠지기 시작했고 공부성적은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그런 청강이를 보고 엄마가 “남자가 무슨 예술이냐”며 극구 반기를 들었지만 청강이의 마음은 이미 음악에 완전히 빼앗겨 있었다.
소학교를 졸업하자 연길시 모 음악학원에 진학하게 된 청강이는 음악을 향한 자신의 열정을 한없이 불태웠다. 어린 나이였지만 주변사람마저 신기해 할 정도로 매일 노래 연습에 10시간, 춤 연습에 5시간을 보내는 무한 열정과 의지를 보여줬다.
“나는 왜 이렇게 고음이 안되지”하며 주변사람들에게 고민을 털어놓다가도 금방 연습에 들어갔고 비디오를 수없이 보면서 한국가수들의 화려한 춤 실력을 습득했다. 그렇게 연마한 고음과 춤 실력은 이번 오디션 내내 매력을 발산하고 우승의 보좌에 오르기까지의 강력한 무기가 되었다.
기자가 청강씨의 엄마와 이야기를 나눈 지 거의 10분이 되어 갈 무렵 청강이가 노래 연습실을 조용히 나오며 엄마와 다정하게 인사를 나누었다. 청강이가 9살 때부터 5년간 한국에 있은 엄마가 그리웠냐는 기자의 물음에 “보고 싶어 많이 울었다”면서 수줍게 웃었다.
TV에서 볼 때보다 여위어 있고 입술도 텄지만 청강이는 “지금 시간이 너무 행복해요. 자신이 즐기는 음악을 할 수 있어 너무 좋아요. 오디션 프로그램 내내 훌륭한 스승과 형제 같은 친구들과 같이 음악을 하는 것이 너무 행복했어요”라고 말했다.
“보다싶이 저는 지금 외모부터 마음 속까지, 그리고 머리 위부터 발끝까지 많이 변해 있어요. 중국 산동에서 첫 오디션을 볼 때와 비교도 되지 않죠. 이제 공인이 되였으니까 책임감도 생기고 이미지에도 신경을 많이 쓰게 되죠”라며 자신의 신상에 일어나는 신기한 변화를 말했다.
그리고 화제를 낳은 상금 기부에 대해서는 “저의 개인적인 결정이에요. 전 처음부터 순위나 상금 같은 것에 욕심이 없었어요. 그냥 10위 안에 머물면 만족한다고 생각했어요. 기부금은 약속대로 고아나 불우이웃돕기에 쓸거예요.”라고 말했다.
이튿날(6월 1일) 잡혀 있는 한국의 유명 연예프로인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의 녹화 스케줄을 포함해 현재 여러 방송 프로의 러브 콜이 이어지고 있단다. 그는 “오디션이 금방 끝나 각종 인터뷰와 콘서트 연습에 몰두하다보니 아직 연예기획사와 접촉할 시간이 없었다.”면서 “훌륭한 기획사를 신중하게 고를 것”이라고 말했다.
6월 10일 비자문제로 잠시 중국 연길에 돌아가게 된다는 청강씨는 자신을 롤 모델로 삼고 꿈을 키워갈 후배들에게 “꿈이 있으면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견지하면 꼭 성공할거다”고 격려했다.
20분 가량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위탄’ 작가의 노래연습 통보가 내려졌고 청강씨는 떠나는 취재진과 엄마를 대문까지 바래다주며 깍듯이 인사를 했다.
한국 가요계에 혜성처럼 나타나 조선족뿐이 아닌 중국과 한국의 많은 팬들에게 행복을 안겨준 백청강씨가 소원대로 세계무대에 우뚝 서길 기원하며 기자는 가벼운 발걸음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