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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행 '막차'의 합격된 '려객'이 될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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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2-11-01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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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익

  빠른것이 세월이라 했던가? 내가 C-3 비자로 한국에 온지 어느덧 일년하고도 4개월이란 세월이 흘렀다.

  2007년에 출범한 한국정부의 무연고동포들을 위한 방문취업제 정책덕분에 돈을 얼마 쓰지 않고 한국에 와서 안해와 아들 이렇게 온집식구가 오붓하게 모여 가족애를 느끼며 돈을 벌다보면 어떤 때는 이게 꿈이 아닌가 착각할적도 있다. 요즘같은 세월에는 국내에서도 온 가족이 모여살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한국에서 이렇게 온 가족이 단란하게 모여살고있으니 한국정부에 항상 감사한 마음이고 고마운 심정이다.

  안해는 16회 실무한국어시험에 합격되고 전산추첨에 당첨되여 체류기한이 4년 10개월인 H-2 비자를 받게 되였다. 북경의 최대 코리아타운인 망경에서 일하다가 시험도 코앞인 북경대학에서 치다보니 비행기표 등을 포함하여 3000여원의 출국비용을 썼을뿐이다. 지난 2009년 5월초 우리 부부는 하루빨리 한국에서 다시 만날것을 약속하며 북경의 수도국제공항에서 눈물을 흘리며 작별했다.

  제18회 실무한국어시험에 합격된 나는 추첨을 손꼽아 기다렸으나 한국정부에서 2011년말에 제19회 수험생과 같이 전산추첨을 하기로 했다는 기사를 보게 되였다. 맹랑하기 그지없었다.그후 반갑게도 2011년 4월부터 한국어시험합격자들을 상대로 체류기간이 3개월인 C-3비자를 발급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였다. 생각하던 끝에 나는 C-3 비자로라도 한국에 가기로 작심했다. 비자신청 30여일만에 한국비자를 받게 된 나는 2011년 6월 13일에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에 입국했다.

  지난해 12월말, 장춘시에서 4년제 본과대학을 졸업하고 심천의 한 회사에서 과장으로 사업하던 아들애가 F-4 비자로 한국에 와 서울의 한 무역회사에 취직하면서 우리 가정 세식구는 9년만에 다시 단란히 모이게 되였다.

  지난 6월초에는 아들애의 출퇴근이 불편한 점을 고려하여 경기도 수원에서 서울로 이사를 왔다. 이로써 나를 비롯한 우리 가정의 세식구는 한국행 '막차'를 타고 수원을 거쳐 서울이라는 '정거장'에 정착하게 되였다.

  한국에 온 후 나는 주 5일 근무제로 경기도 화성시의 한 자동차부속품제조회사에 취직했다. 한것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학원을 다녀야 했기때문이다. 북경에서 회사생활을 할 때는 장자가 붙은 관리자로 사무실에 있었기에 힘든줄을 몰랐지만 한국의 회사일은 시간이 길고 로동강도가 높아 힘들었다. 거기에다 매주 2회씩 학원에 가서 1회에 4시간씩 연수교육을 받다보니 마음마저 고달팠다. 언제면 6개월이 지나 연수학원을 졸업하겠는가 하는 생각뿐이였다.

  학원에 바치는 수강료, 왕복 교통비,기타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수강료는 월당 한화로 25만원이고 교통비는 4~5만원가량 드는데 커피까지 마시면 한화로 월 30여만원이 수요된다. 거기에다 연수생끼리 한달에 한두번씩 술을 마시면 적어도 40만원이 들어야 한다. 나는 6개월간 학원공부를 했기에 그래도 학원비가 적게 들었지만 9개월 연수한 많은 연수생들은 400여만원씩 돈을 썼다. 인민페로 환산하면 1만 9000여원이다.

  우리 집 식구들은 방문취업제도를 도입하여 우리들에게 목돈을 벌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해준 한국정부에 실제행동으로 보답한다는 차원과 또 한국인들에게 재한조선족들의 좋은 이미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서 한국의 법과 여러 가지 규정을 잘 지키는 한편 본직 사업에 열심하고있다.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재활용 쓰레기봉투, 음식물 쓰레기봉투, 소각용 쓰레기봉투 등 규정한 봉투를 사서 여러 가지 쓰레기를 분류한 후 지정된 장소에 버린다.

  그러나 유감도 없지 않아 있다. 우리들은 반년간 200여만원의 학비를 바치며 학원을 다니고 힘들게 연수를 했지만 받은것은 체류기한이 고작 3년인 H-2 비자다. 이는 기존에 발급되던 4년 10개월짜리 비자에 비해 1년 10개월이 줄어든셈이다. 그것은 한국정부에서 지난해 8월후부터 방취제 동포들에게 일률로 기한이 3년인 비자를 발급해주기로 하였기때문이다.

  알아본데 의하면 한국법무부에서 출범한 재외동포 방문취업 및 기술교육제도를 고용로동부가 국내 고용로동시장의 혼란을 초래한다며 이 제도에 역행하였기에 두 부처간 심한 마찰이 빚어진것. 그래서 방문취업제 비자는 기존의 4년 10개월에서 3년으로 되였다는 소문도 있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처진다고 두 부서간의 마찰로 손해를 본것은 결국 우리 재한조선족들이다.

  2011년 5월부터 8월사이 한국정부에서는 경기도 화성시 등 시에서 장기간 근무해도 F-4 자격을 부여하지 않기로 했고 비자발급제도를 변경하여 기술연수생들의 체류기한을 3년으로 했으며 9월 1일부터는 9개월로 실시해오던 기술교육을 6주교육으로 실시하기로 하는 등 일련의 새로운 정책을 출범했다. 이에 재외동포기술교육지원단에서는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기술교육생 등록을 일체 받지 않아 중국내 조선족들에게 큰 당혹감을 주기도 했었다.

  이러나저러나 중한 량국이 정식으로 수교한지도 20주년이 지나고 또 지금까지 수십만명에 달하는 조선족들이 한국행을 한데 비하면 나와 우리 집 식구들은 말그대로 한국행 '막차'를 탄셈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열심히 일하여 한달에 한화로 500여만원씩 벌고있으며 월당 국내에서는 상상도 할수 없는 목돈을 적금하고있다.

  비록 한국행 '막차'를 탄 우리들이지만 한국생활에 신심으로 충만되여있다. 지금 우리 세식구는 힘들 때면 서로서로 힘이 되여주고 지칠 때면 서로서로 기대고 슬플 때면 서로서로 위로해주고 어려울 때면 서로서로 밀어주면서 오손도손 아기자기하게 한국생활을 하고있다. 한국생활이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우리 세식구는 한국행 '막차'의 충실하면서도 합격된 '려객'이 될것이다. /길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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