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어민, 겨울철 목숨 건 고기잡이…잇단 조난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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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3-01-17 11:14|본문
올겨울 조난자 벌써 50여명…"치열한 외화벌이 때문" 분석
`휴어기(休漁期)'인 한겨울에 바다에서 조난사고를 당하는 북한 어선들이 부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6일 중국광파망(中國廣播網)이 전날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중국 랴오닝성 단둥(丹東)시 앞바다에서 어선의 연료 고갈과 기계 고장으로 표류하던 북한 어민 31명이 중국 측에 구조됐다.
이들은 지난 9일 서해에서 조업하던 중 연료가 바닥났지만 무전기와 선박 기계장치가 고장 나 구조를 요청하지 못한 채 수일간 표류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망망대해에 새겨진 또 하나의 인민사랑의 전설'이라는 글을 통해 최근 서해에서 표류하던 주민 4명이 46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는 소식을 16일 전했다.
평안남도 증산군에 사는 이들은 나흘 전 조개잡이에 나섰다가 강추위와 짙은 안개 때문에 조난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북한 매체들은 그러나 단둥시 앞바다에서 구조된 31명의 어민 소식은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 어민들의 조난 소식은 올겨울 들어서만 벌써 10건 안팎에 달한다.
지난해 11월28일 러시아 극동 연해주 인근 해역에서 소형 어선을 이용해 불법 조업을 하던 북한 어민 6명이 배가 난파돼 무인도에서 사투를 벌이다 러시아 국경수비대에 의해 사흘 만에 구조됐다.
또 보름 뒤인 12월13일에는 우리 해군이 울릉도 동북방 해상에서 표류 중이던 북한 어민 3명을 구조해 북한으로 돌려보냈다. 이들은 해상에서 20∼30일 정도 표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본 해역에서는 시신이 실려 있는 북한 어선도 잇따라 발견됐다.
지난해 11월 말 시신 5구가 실린 북한 어선이 니가타(新潟)현 사도(佐渡)섬 해안에 밀려왔고, 12월1일과 2일에도 역시 사도섬에서 시신 등이 실려 있는 북한어선 추정 선박이 발견됐다.
이어 지난달 11일 일본 해상보안청이 고장 난 북한 선박을 구조했고, 닷새 뒤에도 이시카와(石川)현 와지마(輪島)시 인근 해상에서 부패한 시신 3구가 실린 북한 선박으로 추정되는 목조 선박을 발견했다.
북한 어민이 바다에서 조난해 숨지거나 주변국에 구조를 요청하는 경우는 과거에도 종종 있었지만, 최근처럼 `휴어기'인 한겨울에 사망자를 포함한 조난자가 50명을 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일각에서는 북한 어민들의 잇따른 조난은 조업 증가에 따른 결과로, 최근의 경쟁적인 외화벌이 분위기와 맞물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이후 경제협력, 관광, 어업 등 거의 전분야에서 외화벌이를 독려하고 있다.
북한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문제연구센터 소장은 "최근 북한이 외화벌이 목적에서 어업활동을 활성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통신시설 등이 갖춰지지 않은 선박이 태반인데다 구조체계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어로 활동이 증가하면 사고 도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