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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꿈은 세계의 '별', 40대 조선족 기업가 엄광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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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3-04-22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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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회사·조선업 등 진출…연간 300억 원 매출

   "조선족의 별을 넘어 중화(中華)의 별, 세계의 별로 떠오를 겁니다." 

  불혹의 나이에 중국 물류업계, 조선업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엄광철(40) 사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세계를 호령하는 기업인으로 성장하는 꿈을 꾸고 있다고 실토했다.

  1999년 중국 다롄(大連)에서 맨주먹으로 창업할 당시 엄 사장은 '조선족의 별'이 되겠다며 회사 이름을 조선족의 '선'(鮮)자와 별 '성'(星)자를 따 '선성글로벌'이라 지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 당시 유행하던 '꿈은 이뤄진다'는 글귀처럼 엄 사장은 황소 같은 고집과 추진력으로 조금씩 꿈에 다가가고 있다.

  16일부터 사흘 동안 한국 전북 부안의 대명리조트 변산에서 열린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주최의 제15차 세계대표자대회 및 수출상담회에 참가한 그는 잠시도 쉬지 않고 전 세계 65개국에서 온 한인 경제인과 만나며 비즈니스에 열중했다.

  지린(吉林)성 훈춘(琿春) 출신인 엄 사장은 1995년 옌볜대를 졸업하고 잘나가던 한국계 물류회사에 취직했다. 그러나 2년 뒤 불어닥친 IMF 여파로 회사가 부도나면서 하루아침에 실직자로 전락했다.

  대학 시절 신문과 우표 판매로 학비를 벌었고, 컴퓨터학원을 차리는 등 남다른 사업 수완을 발휘한 그는 재취업해 불안한 노후를 보내느니 차라리 창업을 선택했다.

  엄 사장이 가장 먼저 뛰어든 사업은 물류 분야다. 당시 한국과 일본은 이 분야 시스템이 완벽했지만, 중국은 시작 단계였기에 그 가능성을 본 것이다. 당시 다롄에는 일본과 한국을 비롯한 많은 외국 물류업체를 포함해 2천800개가 넘는 회사가 각축을 벌이고 있어 만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물류는 생산자와 고객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서비스 업종이잖아요. 그래서 '고객을 중심으로 하고 신용을 원칙으로 하며 서비스를 기초로 하고 완벽함을 목표로 한다'는 경영 방침을 세웠죠. 제품의 출고에서 보관, 운송, 배송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정성을 다해 대행해줬습니다."

  엄 사장의 원칙에 고객은 감동하기 시작했다. 2005년 LG전자의 물품 운송 차량이 전복되었을 때 직원들은 가장 이른 시간에 보험회사와 같이 현장에 도착해 상황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해 불과 2주일 만에 보상까지 깔끔하게 처리한 사례도 있었다.

  이 같은 '감동 경영'으로 선성글로벌은 2009년 세계적인 경제 위기로 경쟁업체들이 줄이어 도산할 때도 성장을 멈추지 않았다. 현재 LG, XTS, 포스코, 창춘(長春) 제1자동차 등 국내외 대기업을 포함해 400여 개 기업에 복합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물류 운송량은 연간 6만 컨테이너가 넘는다.

  "사원들에게 견문을 넓히고 재충전하라고 국경절 등에 해외 관광을 보냈어요. 또 문예공연 등 쇼 프로그램을 만들어 회사원들에게 개인 장기를 마음껏 자랑할 수 있도록 기회도 줬고요. 2009년 경제 위기 때도 우리 회사는 단 한 명도 감원하지 않았어요."

  엄 사장은 직원 만족이 외부 고객 만족으로 이어진다고 판단한 것이다.

  선성글로벌은 성장을 바탕으로 훈춘에 소재한 천일목장을 인수했다. 과거 조선을 떠난 선조가 몰고 온 연변황소 600마리와 900마리의 돼지를 키우고 있다. 이 목장을 중국 최대의 관광목장으로 만들고, '연변황소'를 5년 내 조선족의 으뜸가는 브랜드로 만든다는 엄 사장의 목표다.

  "중국 기업인들은 한국과 중국의 두 나라를 잘 아는 조선족을 복 받은 사람들이라고 말합니다. 당신의 조상은 이미 100년 전에 중국 땅으로 건너왔기 때문이라면서요. 우리는 지금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이 기회를 꽉 틀어잡고 '중국의 유대인'으로 성장하기 위해 몸부림쳐야 합니다."

  엄 사장은 그래서 조선족이 전 세계에 진출하기를 권한다. 우물 안 개구리식으로는 세계화를 이룰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굴착기, 크레인, 지게차 등 중장비 임대업에도 진출한 엄 사장은 2명의 직원으로 출발해 현재 230명의 직원과 중국 각 지역에 2개의 자회사, 6개의 분사를 두고 있다.

  최근 그는 조선업에도 뛰어들었다. 지난해 다롄의 오리엔탈중공업조선소를 현지 기업인들과 합작해 인수한 것이다. 선박의 상부인 테크하우스를 제조하는 오리엔탈중공업은 한때 연간 1천4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잘나갔지만, 조선업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만성 적자로 문을 닫아야 할 위기에 놓였다.

  엄 사장이 조선소를 인수하겠다고 나서자 불황을 이유로 주변의 반대도 심했다.

  "조선업의 경기가 좋아지려면 적어도 5년은 걸릴 겁니다. 그동안 제가 경쟁을 펼치며 버티기보단 기존 설비를 활용해 다른 제품을 만들기로 했죠. 마침 중국 내 석유와 광산 개발 붐이 이는 것에 착안해 석유시추용 장비를 수주했습니다. 2년간 800억 원에 달하는 물량을 수주해 지난 1일부터 공장이 재가동에 들어갔습니다. 6개월 안에 정상화시킬 자신이 있습니다."

  2006년 월드옥타에 가입해 활동한 그는 2009년부터 다롄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종합무역과 물류 분야의 제10통상위원장을 맡고 있다.

  "혼자 모든 걸 하겠다며 사업하다가 망하는 한국 기업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중국에서는 안정적으로 빨리 성장하기 위해 '동업'을 권장하는 풍토인데 말이죠. 상대를 믿고 함께 성공하려는 동반자 의식이 비즈니스에 필요합니다."

  연간 3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엄 사장은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성공하려면 현지 기업과의 협력에 망설이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러면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초창기에는 저렴하게 생산해 세계시장에 파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이제는 중국 내수시장에 눈을 돌려야 한다"며 "현지 사정을 꿰뚫은 조선족 기업과 공동투자하거나 주식 인수 등을 통한 합작이 리스크를 피해가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흑룡강신문=하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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