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하순 없나요?”…인천 외국인근로자 ‘실직 추방’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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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두넷1| 작성일 :09-06-11 16:04|본문
“베트남에 있는 아내와 두살배기 딸을 생각하면 자다가도 눈물이 흘러요”
인천의 한 중소업체에 다니던 베트남 노동자 A씨(41)는 최근 회사 부도로 일자리를 잃고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다른 회사에 취업을 하고 싶어도 이미 세번이나 일자리를 옮긴 A씨는 ‘근무 업체 이전횟수 제한 규정’에 발목이 잡혀 꼼짝없이 고국으로 돌아가야 할 처지다.
현행 외국인근로자 고용 등에 관한 법률은 고용허가제로 들어오더라도 일자리를 세번 옮기면 비자 만료기간에 상관없이 출국하도록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고국으로 돌아가자니 그동안 고생한 게 억울하고, 그렇다고 해서 불법 체류자로 살 순 없는 상황”이라며 “내 의지와 무관하게 일자리를 잃었을 뿐인데 속만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경기침체 여파로 부도나 폐업, 인력감원을 하는 사업장이 속속 생기면서 일자리를 잃은 인천지역 외국인근로자들이 실직추방 위기에 놓이고 있다.
14일 경인지방노동청 등에 따르면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외국인근로자는 3년간 국내에서 일할 수 있으나, 이 기간동안 세번만 일자리를 옮길 수 있다.
이에 따라 회사를 세번 옮긴 외국인근로자는 비자 만료 이전에 출국해야 하며 이를 지키지 않으면 불법체류자 신세가 된다.
현재 이 규정의 적용을 받는 인천시내 외국인근로자는 모두 1만5000여명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A씨의 경우처럼 회사 부도로 갑작스레 일자리를 잃어도 ‘이전 횟수’에 포함되다보니 애꿎은 외국인근로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상태다.
인천 외국인종합지원센터 관계자는 “올해 들어 이와 비슷한 고민을 상담하는 외국인근로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이같은 이전 횟수 제한규정은 자칫 선량한 외국인근로자를 불법 체류자로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인지방노동청 관계자는 “사용자가 원하면 출국한 뒤 한달 이내에 재입국해 3년을 연장할 수 있다”면서 “또 회사 부도나 폐업 등으로 일자리를 잃는 경우엔 행정소송 등을 통해 구제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