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일, 동시다발로 일어난 만세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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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9-03-01 19:27|본문
3월 1일, 동시다발로 일어난 만세시위
1918년 제1차 세계대전이 막을 내렸다. 전후 처리를 위한 파리강화회의가 열릴 참이었다. 독립운동가들은 이 때를 놓치지 않았다.
파리강화회의에 신한청년당의 이름으로 한국 대표를 급파했다.
1919년 1월 18일 파리강화회의가 개막한 사흘 후인 1월 21일에는 고종이 급사했다.
국내외적 상황이 한국인의 독립 의지를 세계에 알릴 좋은 기회라고 판단한 종교계와 학생들이 독립운동 준비에 나섰다. 때마침 2월 8일에는 일본 도쿄에서 유학생들이 <2‧8독립선언서>를 발표했다.
서울은 3‧1운동을 잉태한 곳이었다. 천도교와 기독교는 서울만이 아니라 지방의 종교 지도자들을 아울러 민족대표를 꾸렸고 경향각지에서 서울로 유학 온 학생들은 일사분란하게 독립시위를 준비했다.
3월 1일 서울의 만세시위는 이른 새벽에 학생들이 시내에 독립선언서를 배포하며 시작되었다. 정오 무렵부터 학교를 빠져나온 학생들은 속속 탑골공원에 집결했다.
반면 민족대표들은 태화관에 모였다. 오후 2시 민족대표들은 독립선언식을 갖고 경찰에 그 소식을 알렸다. 곧 헌병과 경찰에 체포되었다. 같은 시각 수천 명이 운집한 탑골공원에서는 독립선언서가 낭독되었다.
시위대는 독립만세를 부르며 시가행진을 시작했다. 서울 시내는 만세소리로 가득 찼다.
3월 1일에 서울에서만 만세시위가 일어난 것은 아니었다. 평양․진남포․안주(평남), 선천․의주(평북)․ 원산(함남) 등 6개 도시에서도 만세시위가 일어났다.
서울을 제외하고는 모두 북부지방에 자리하고 있는 도시였다. 평양에서는 오후 1시에 장로교, 감리교, 천도교가 각각 교회에서 독립선언식을 하고 시내로 나와 연합시위를 벌였다. 기독교계 학교 학생들도 함께 만세를 불렀다.
진남포에서는 오후 2시에 감리교와 감리교계 학교 교사들이 주도하는 만세시위가 일어났다. 천도교인과 노동자들도 참여했다. 안주에서 오후 5시에 일어난 만세시위는 기독교 청년지도자들이 주도했다.
선천에서는 장로교계 학교의 교사와 학생들이 정오에 독립선언식을 거행하고 거리로 나서 만세시위를 벌였다.
천도교인들도 가담했다. 의주에서는 오후 2시 30분에 기독교인과 기독교계 학교 학생들이 주도하고 천도교인이 연대한 만세시위가 일어났다.
원산에서는 오후 2시에 장로교인과 감리교인이 연대해 만세시위를 벌였다. 기독교계 학교 학생들도 함께 했다.
이처럼 서울을 포함해 7군데 도시에서 일어난 만세시위들은 연대의 힘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7군데 모두 철도역을 갖춘 도시로서 최남선이 작성한 <기미독립선언서>를 전날 혹은 당일 날 전달받아 낭독했다.
덕수궁 대한문 앞 만세시위 @독립기념관 제공
전국에서 매일같이 시위가 일어나다
3월 1일 7군데 도시에서 일어난 만세시위는 다음날부터 인근지역으로 확산되어갔다.
3월 1일부터 14일까지 2주간 전국에서 일어난 276회의 만세시위 중 70%를 웃도는 197회가 북부지방에서 일어났다.
3월 중순을 넘어서는 경기도를 중심으로 중남부 지방에서 주로 일어났다.
3월 하순에 다시 북부지방에서 만세시위가 이어지면서 3월 하순부터 4월 초순까지 만세시위의 절정기를 이뤘다.
매일 50~60여회에 이르는 만세시위가 일어났다. 만세시위의 양상은 도시와 농촌이 달랐다.
3‧1운동은 도시에서 시작되어 농촌으로 번져갔다. 도시에서는 종교인과 학생들이 만세시위의 도화선 역할을 했다.
학생들은 시위를 모의하고 주도했으며 등교를 거부하는 동맹휴학을 전개했다. 노동자들은 동맹파업으로 동참했다. 상인들은 상점 문을 닫는 철시투쟁을 벌였다.
농촌 시위는 주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날에 장터를 중심으로 일어났다. 번화한 거리에서 독립선언식이 거행되었고 만세시위가 이어졌다. 옛날부터 농민항쟁에 자주 등장한 횃불시위, 봉화시위도 일어났다.
이처럼 3‧1운동은 도시나 농촌을 가리지 않고 모두가 시위를 주도했고 동참했다. 민족의 일원으로서 누구든 시위를 조직하고 참여하고자 했던 자발성은 폭발적이었다.
유림, 식민통치에 협조하던 면장․구장과 같은 관리는 물론 청소년들까지 누구든 조직하고 참여하는 자발성, 그것이 3‧1운동이 전국에서 매일같이 일어나게 만든 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