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가곡, 중국 상하이 음악청에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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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두넷 | 작성일 :24-06-12 17:05|본문
이달 6월 19일 ‘한국 예술 가곡 음악회’ 열려 중국 성악전공자들이 부르는 한국가곡 13곡
1. 凤仙花 봉선화 3’20” 2. 同心草 동심초 3’50” 3. 鸟打铃 새타령2’40” 4. 古风衣裳 고풍의상 3’ 5. 爱歌 사랑가4’40” 6. 依靠时间 시간에 기대어4’30” 7. 初恋 첫사랑 4’ 8. 残香 잔향 5’ 9. 迎接 마중 5’ 10. 我的灵魂化成风 내영혼 바람되어 6’30” 11. 阿里郎组曲 아리랑 모음곡5’40” 12. 新阿里郎 신아리랑 3’30” 13. 我心中的江水 내 맘의 강물 3’45”
2024년 6월 19일 상하이음악청에서 한국가곡이 울려 퍼진다. 13곡 전곡을 중국인 성악가들이 부른다. ‘한국의 멋, 성악의 매력’을 주제로 <한국 예술 가곡 음악회>를 이끈 주인공 상하이음악원 석사과정 졸업반 명서영 씨(34), 이 멋진 음악회는 학교나 단체가 아닌 한국인 명서영 씨 개인이 만들어 낸 무대라는 것이 놀랍다.
중국인 성악전공자들을 한국 가곡 무대에 세운 당찬 그녀는 대학 졸업 후 7년 만에 상하이음악원에서 석사과정을 시작했다. 7년의 공백에는 이유가 있다. 한국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그녀는 졸업과 동시에 중국인 남편을 만나 결혼 후 곧장 남편을 따라 쓰촨성 작은 도시에서 이주민의 삶을 시작했다. 아이 둘을 낳고 성악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다 어느 날 문득 끓어오르는 성악에 대한 열정을 주체할 수 없어 상하이음악원에 진학하게 됐다.
음악 전공자들의 꿈의 무대인 상하이음악청에서, 상하이음악원 성악전공자들 13명과, 한국 가곡 13곡을 선보이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이번 한국 가곡 음악회 어떻게 개최하게 됐나?
K-팝에 이은 K-클래식의 인기가 중국에서도 나날이 높아짐에 따라 한국 클래식 스타들이 부른 한국 가곡이 중국 인터넷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많은 친구들이 한국의 클래식수준을 높이 평가하며 부러워하고 배우고 싶어한다. 많은 친구들이 저에게 한국 가곡을 가르쳐달라고 부탁했는데, 배우기만 하는 것보다는 무대에 서서 연주하는 경험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중국 성악 전공자들 사이에서 한국 가곡 인기는 어느 정도인가?
K-클래색의 위상이 높아진 것과 관련이 깊다. 중국 인터넷에 박혜상, 길병민, 김주택, 이해원 등 차세대 성악스타들이 부른 한국 가곡이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 가곡을 독학해 인터넷에 올리는 중국 성악도들도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자기의 졸업음악회의 레퍼토리에 추가하는 학생이 생길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처음 입학했을 때 많은 친구들이 저에게 윤학중의 <마중> 멜로디를 불러주며 이 노래를 아는지를 물었을 정도다.
한국어를 모르는 중국인들이 한국 가곡을 가르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한국 가곡에 대한 친구들의 관심이 있어서 가능했던 일이다. 이 과정에서 굉장히 동기부여가 됐던 일은 음악교수법 수업에서 교수님이 저에게 한국 가곡에 대한 강의를 부탁했다. 한 시간 가량 한국 가곡의 역사와 김효근 님 곡의 ‘첫사랑’을 수업 중에 가르치게 됐는데, 그때 “내가 중국에서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이 이것”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 같다.
연습 과정에서의 어려움은 없었나?
아무래도 가장 어려웠던 점은 발음에 관한 부분이었다. 한국 음대에는 보통 이탈리아어 독일어 프랑스어 영어 등의 발음 수업이 개설돼 있지만 한국어 발음 수업은 들어본 적이 없다. 국제음성부호를 사용해 가르치는데 국제음성부호를 10명이 쓴다면 10가지의 표기 방법이 있을 정도로 사용 방법이 통일되지 않았다. 또한 한국어는 음운현상이 굉장히 많은 언어에 속하는데 그 음운현상을 모두 적용해 펴낸 악보집이 없어서 그 부분이 약간 힘들었고, 하나하나 교정하는 데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 정말 운이 좋았던 것은 전에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육학위와 자격증을 취득할 때 공부했던 한국어 음운론이 많은 도움이 됐다. 더욱 정확한 발음을 위해 한국어 음운론에 관련된 책을 5권, 논문을 30편 정도 읽으며 진행했다.
중국 음악대학에서 한국인이 성악을 전공한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입학할 때에는 어느 수준인지 잘 모르고 들어왔지만 들어오고 보니 생각보다 수준이 높고 수업 퀄리티가 매우 높고 효율적이어서 깜짝 놀랐다. 교수님들도 세계무대에서 활동하시던 분들이 많고 수업에 엄청난 애정을 갖고 계신다. 또한 많은 수업들이 실제 오페라극장이나 음악홀에서 상연되는 식으로 진행된다. 가장 좋아했던 실내악수업은 성악과와 반주과, 기악과, 지휘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진행돼 수업마다 오케스트라 반주로 노래할 수 있고, 다른 전공학생들과 교류할 기회가 정말 많다. 무엇보다 상하이라는 국제 대도시라는 조건이 공부뿐만 아니라 무대경험을 쌓기에 정말 좋은 환경이다.
현재 상하이음악원에 한국인 학생은 몇 명정도 되나?
학사에는 성악과 1명, 작곡과 1명이 있고, 석사에는 피아노과 2명과 성악과에 저 1명, 그리고 박사과정에 작곡과 1명이 있는데 이번 음악회 무대에서 곡을 선보인다. 아쉽게도 올해 학사 1명, 석사 2명이 졸업하면 한국인 학생은 2명이 남게 된다. 한국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학교이지만 국제적인 명성은 높은 학교다. 많은 후배들이 입학에 도전해서 좋은 교육을 받았으면 싶다. 실제 상하이음악원을 졸업한 한국 학생들이 필드에서 좋은 포퍼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과 꿈에 대해
거창한 꿈보다는 내가 있는 자리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한다. 그 안에 당연히 한국 가곡을 알리는 일도 포함돼 있다. 앞으로 중국인터넷에 제가 부른 한국 가곡 동영상과 강의 동영상도 계속해서 업로드 할 예정이다. 적어도 일년에 한번씩은 한국 가곡 음악회를 열 계획이다.
중국 성악도들 한국 가곡 무대에 세운 명서영 씨
[사진= ‘한국 예술 가곡 음악회’ 총지휘를 맡은 명서영 씨(상하이음악원 석사과정)]
고수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