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엘리트 中동포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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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10-01-14 09:55|본문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일하고 있는 지용천(36) 변호사는 중국 지린(吉林) 성에서 태어난 중국 동포다. 그는 베이징사범대 역사학과와 중국정법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중국 변호사 자격증을 땄다.
1999년 고려대에서 국제법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2003년 ‘태평양’에 입사해 중국 진출 기업들의 인수합병(M&A)과 부동산, 노무 관련 법무를 총괄하고 있다. 최근 지 변호사처럼 고급 전문직에 진출하는 중국 동포가 늘면서 ‘중국 동포=일용직 노동자’라는 편견이 깨지고 있다.
‘태평양’은 최근 중국 진출 기업들의 법무 상담이 급증하면서 중국 변호사 8명을 채용했다. 이들 중 7명은 현지 명문대를 졸업한 중국 동포다. 이처럼 중국 동포 출신 변호사가 환영을 받는 것은 이들이 중국어와 한국어에 모두 능한 데다 양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 깊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관계자는 “법률시장의 속성상 국내파 변호사들이 중국 현지에서 활동하는 데 한계가 있는 데다 고객이 한국 기업이기 때문에 모국어에 능숙한 동포 변호사들을 찾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동포들의 진출은 학계에서 더욱 활발하다.
26일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에 따르면 교수, 연구직, 강사직 취업비자로 입국한 중국 동포는 2003년 246명에서 지난해 397명으로 61% 급증했다. 또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중국 동포는 33명이며 박사과정에도 30명이 있다.
국내 연구소에서 일하는 동포도 적지 않다.
지린 성에서 태어나 1996년 연세대에서 국제경영학 석·박사를 딴 김창도(37) 씨는 현재 포스코경영연구소에서 한국 기업의 중국시장 진출 전략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중국 진출 국내 기업이 성공하려면 반드시 현지화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중국 동포들을 현지 채용인으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중국 펀드 광풍이 휩쓴 여의도 증권가에도 중국 동포들이 속속 진입하고 있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다섯 명의 중국 동포가 대우, 한화, 키움증권에서 증권맨의 꽃으로 불리는 애널리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이 중 지난해 11월 대우증권에 입사해 중국 거시경제를 전망하고 있는 정향민(27·여) 씨는 하얼빈(哈爾濱) 시 출신으로 하얼빈공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2004년 서울대에서 국제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정 씨는 “중국 내 한국 기업의 위상이 높은 점을 고려해 한국 유학을 결심했다”며 “대기업들이 글로벌 인력 채용을 확대해 하얼빈대를 졸업한 동포 친구들도 함께 한국에 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고급 동포인력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그들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 국가 차원에서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