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포사회의 변화와 주목할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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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10-10-18 09:19|본문
다문화, 방문취업, 기술연수, 한국어교육 주요 이슈
2010년 10월이다. 100년만에 돌아오는白虎의 해라 어느 때보다도 기대가 높았던 해였다. 아니나 다를까 그 어느 때보다도 신정 초부터 거센 찬바람과 눈이 많이 내려 백호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만큼 올해는 지난해의厄運(액운)을 쫓고 좋은 일이 많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白虎의 해 2010년도 이젠 3개월 채 안남았다. 지금까지 상황을 볼때,白虎는 우리에게 좋은 일만 가져다 준 것은 아닌것 같다. 세계 곳곳에서 폭염과 한파로 사망자가 발생하고, 폭우, 지진 등으로 수십만명 이재민이 발생한 나라도 있었다. 이북과 연변도 올해에는 폭우피해를 크게 보았다.
한국은 어떤가? 8월 폭염과 9월 때아닌 폭우 등 기상이변으로 배추 한 포기에 1만원씩 올라 ‘金배추’, ‘金치’라는 말이 날 정도로 채소류가 폭등해 서민물가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기도 했다. 그러면서 좋은 일도 있다. 지난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 등 한국선수의 선전으로 기쁨을 주었고, 또 11월에 서울에서 세계 경제선진국 20개국 정상회담(G-20) 개최국이 되어 희망을 안게 되었다. 그렇다면 중국동포사회의 변화와 주목해볼 만한 것은 무엇일까?
가장 주목할 것은 지난해 11월부터 국적취득요건자에게 영주자격을 확대 부여해 ‘2010년 7월말 현재 중국동포 12,383명이 영주자격(F-5)을 부여받게 되었고, 재외동포(F-4) 체류자격을 부여받은 중국동포는 약 1만8천명에 이르고, 방문취업(H-2) 체류자격자는 29만 7천여명으로 한국에 체류하는 중국국적 동포가 9월말 현재 38만 2,190명에 이르는 거대 재한중국동포사회를 이루어가고 있다. 하반기에 들어서는 7월 12일부터 재외동포기술연수제도를 도입해 동포사회의 또다른 전환기를 맞고 있다.
9월 추석연휴가 끝나자마자 중국동포 관련 세미나가 곳곳에서 열렸다. 이곳에서 들려오는 중국동포사회에 대한 평가와 주요논점은 무엇일까? 정리해 보았다."한국의 다문화와 중국동포, 어떻게 볼 것인가?" 논쟁 본격화 조짐 보여 먼저, 지난 9월 28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이주동포정책연구소(곽재석 소장) 1주년 기념 세미나 내용을 소개한다. ‘재한중국동포사회의 성취와 도전’이라는 주제로 고려대 윤인진 교수의 진행으로 열린 세미나에서 주요 논쟁이 된 것은 재한 중국동포의 사회통합 과제로 ‘다문화와 중국동포의 관계성’이었다.
한국정부의 다문화 지원 예산이 확대되면서 이주 또는 동포 관련 세미나 장소에서 다문화와 동포사회를 어떻게 이해할 것이냐하는 관련 이야기는 빼놓을 수 없는 화두가 되었다. 한쪽에서는 중국동포가 다문화사회에 적극적으로 합류하여 우점을 차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또 한쪽에서는 다문화사회에 중국동포가 함몰되어 정체성 위기를 맞고 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이날 이광규 한민족포럼 이사장은 기조강연에서 “중국동포는 참으로 개척정신이 강한 한민족의 기상을 보여주는 장한 민족”이라면서 “미국과 중국이 좌지우지 하는 세계 G-2시대 중국동포의 역할은 중국과 미국 사이에 끼어 생존할 수 밖에 없는 한민족의 생명줄이 달려있다”고 강조하였다.
이승률 동북아공동체연구회 이사장은 “유학 돈벌이 노동자로서 한국에 온 중국동포들이 이젠 한국사회와 중국사회를 넘나들면서 초국경민족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이어 “남북통일과정에서 이북 주민들의 의식 개방 유도 역할자로서 남북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조선족이 한국의 정확하고 객관적인 상황을 이북주민에게 전달할 수 있고 이북 상황을 남한에게 정확히 알릴 수 있다”고 말하였다.
방문취업제와 기술연수제도, 좋은 정책인 것같은데 … 여전히 아쉽기만 한 중국동포 정책, 왜 그런가?두 번째 행사는 지난 9월 29일 오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주최 동포정책 간담회이다. 17,850명 방문취업 사증발급 대상 전산추첨도 이날 동시에 이루어졌다.이기붕 체류정책단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 논의된 주요내용은 중국동포의 입국문호를 어떻게 확대해 나갈 것인가 고민하는 자리였다.
민간단체의 입장을 듣기에 앞서 전달수 동포정책 전담 사무관은 방문취업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재외동포기술연수제도를 도입한 배경과 향후 5년 만기되는 방문취업자 29만명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 될 지 함께 고민해 볼 때라고 발표하였다.
서영희 한중사랑교회 목사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기술연수제도의 안착과 동포들도 한민족의 동질성을 느낄 수 있는 교육이 병행되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하였고, 이호영 서울조선족교회 목사는 불법체류 동포의 구제확대 방안을 제시 적극적으로 시행해 주길 요청하였고, 송상호 한중교류협회 회장은 방문취업 5년만기 된 동포들의 추후 정책 대안을 제시했으며, 안대환 광주이주민센터 소장은 C-3단기체류자가 많아지는 상황에서 의료보험 등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동포들이 사회적 안전망에 편입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발언을 하였다.
그리고 김용필 동포타운신문 편집국장은 정부의 동포정책이 좋아지고 있지만 불안정성이 존재해 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불안정성을 극복할 수 있는 장기적인 동포정책을 수립해 나갈 때임을 강조했다.
차세대 조선족의 한국어교육 중요성과 중국동포의 한국경제 기여도는?
지난 10월 4일 제4회 세계한인의날 재외한인학회(윤인진 회장) 주최로 열린 재외동포정책 세미나에서도 재한중국동포에 대한 관심은 컸다. 발제자로 참여한 조선족 학자 황유복 교수(중앙민족대학)는 ‘중국조선족을 중심으로 한 재외동포 차세대의 한국어 및 한국문화교육 발전방안’에 대해서 발표하는 자리에서 “조선족학교가 문을 닫게 되는 상황에서 민족 언어상실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민족의 운명과 직결된다”고 강조하였다.
황 교수는 22년간 북경에서 한국어교육학교를 운영하면서 느낀 점도 소개해 주목을 받았다. 북경한국어학교 제1기 졸업생(89년4월~92년 4월)은 428명이고 이들은 92년 8월 중한수교를 맞이하여 중한경제, 문화교류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고 밝혔다. 또한 황 교수는 “결과가 보여주듯이 중국조선족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은 중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재외동포의 애매한 규정과 지원제도에 의해 지원받기 어렵다는 것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중국동포의 한국경제 기여와 역할’이라는 주제발표를 맡게 된 인하대 이진영 교수는 “중국동포가 과거 독립운동에서의 공헌, 한국기업의 중국진출 조력자, 중국내 신흥 코리아타운 집거지 형성 그리고 노동자로서 한국경제에 기여한 바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평가되어 있지 않다”면서 “중국동포는 앞으로도 한국경제에 중요한 역할자임을 인식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중국동포의 중요도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 인지도는 낮다”고 평가하면서 “과거는 잊어버리고 싶고, 현재의 차별은 온존시키며, 미래는 준비하고 있지 않다”는 말로 요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