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K드라마·K시네마…'한강의 기적'이 한류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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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두넷 | 작성일 :20-09-22 23:41|본문
'쌀독'에서 도덕심이 길러지고
'지갑'에서 문화가 피어나듯
문화 주류 이끄는 것은 강대국
삼성·현대차·LG 위상 올라가며
한국 소프트파워도 세계서 두각
우리가 물을 마실 때 물이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 근원을 한 번쯤 생각해봐야(음수사원·飮水思源) 한다. 그러면 물의 소중함이 와닿고 물을 아껴 쓰게 된다. 한류(韓流)도 비슷한 생각법과 관점으로 바라보자. 1980년대 이전엔 왜 K-Pop, K-Drama, K-Cinema와 같은 한류가 없었을까?
넓은 관점에서 보면, 한류의 확산은 대한민국의 국력 성장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대장금, 욘사마, 보아, 슈퍼주니어, 샤이니, 소녀시대, 싸이, 영화 기생충, BTS가 연이어 탄생한 밑바탕에는 한국 경제 성장이 자리하고 있다. 경제와 문화는 다른 영역이어서 직접적인 인과관계와 상관관계를 따질 수 없다는 의견이 있으나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세계 주류 문화를 이끄는 나라치고 못 사는 나라가 없다.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 네덜란드…먼 과거에도 사정은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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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적 관점보다 낮은 단계인 미시적 관점에서 보면, 한국 기업들의 눈부신 활약이 한류를 업그레이드시켰다.
1960년대 한국 기업은 보잘것없었다. ‘코리안 레밍(쥐가죽 제품)’은 한국을 비하하는 말이었다. 이렇다 할 기술력을 갖추지 못했던 한국 기업들은 싼 상품밖에 만들 수 없었다. 시간이 흘러 한국에 삼성, 현대차, LG, 포스코, CJ, JYP, YG, BTS가 생기자 ‘한류’의 위상은 달라졌다. 반도체, 휴대폰, 자동차, 철강, 조선산업이 만들어낸 강력한 하드웨어 제조업 파워가 한국식 소프트웨어 파워와 결합했다.
음악 한류를 논할 때 SM엔터테인먼트의 설립자 ‘이수만’(사진)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비디오 시대와 첨단 통신시대가 올 것임을 알고 획기적인 방법을 고안했다. 바로 ‘립싱크도 장르다’다. 노래 자체도 중요하지만 춤도 중요하다고 본 그는 아이돌의 ‘칼군무’를 앞세웠다. 워낙 격렬한 춤이어서 노래를 생방송으로 하기 쉽지 않다고 보고 ‘립싱크’를 적극 도입했다. 기획사가 팀을 구성하고 장기간 교육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런 DNA가 JYP, YG, 방시혁 사단으로 이어졌다. 한류의 거시적, 미시적 근원은 ‘한강의 기적’과 맞닿아 있다고 보는 게 옳다.
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