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소설가 ‘전용선’, 중국 최고 권위 ‘루쉰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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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두넷 | 작성일 :26-08-22 17:00|본문
조선족 소설가 ‘전용선’, 중국 최고 권위 ‘루쉰문학상’ 수상
2026년 08월 18일
수상작 중편소설 <비밀>, 중국어로 창작한 조선족 문학의 새로운 이정표
항일운동가 ‘조일만’ 통해 25년 만에 문단 복귀

[사진= 제9회 루쉰문학상(2022~2025) 수상한 조선족 소설가 전용선(출처: 중국방송망(中广网)]
전 작가는 드라마 <절벽(悬崖)>과 영화 <낭떠러지 위의 결투(悬崖之上)>의 각본가로 대중에게 먼저 이름을 알렸다. 또한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의 시집 <별 헤는 밤(数星星的夜)>을 번역하기도 했다. 윤동주의 문학을 중국 독자들에게 소개했던 전 작가가 이번에는 자신의 소설로 중국 문단의 주요 문학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항일영웅 조일만의 인간적인 면모 주목
<비밀>은 제1회 루쉰문학상 수상작인 아청(阿成)의 <조일만 여사(赵一曼女士)>에 이어 다시 한번 항일영웅 조일만(赵一曼)을 문학의 중심에 세웠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중국작가망(中国作家网)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비밀>의 출발점은 일본 전범 오노 야스지(大野泰治)의 회고록과 방대한 역사자료였다. 전용선 작가는 적의 기록에 남은 항일운동가 조일만의 모습을 통해 기존의 영웅 서사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인간적인 면모에 주목했다고 한다.
<비밀>은 기존의 영화·드라마 각본을 단순히 소설로 옮긴 작품이 아니다. 전 작가는 “소설이 시나리오처럼 보인다면 완전히 실패한 것”이라며 익숙한 영웅 서사에서 벗어나는 데 집중했다고 한다. 창작 과정에서는 외부 활동을 줄이고 하루 10시간 이상 집필해 50일 만에 초고를 완성했다고. 하지만 작품을 뒷받침한 역사 연구와 자료 수집은 수십 년에 걸쳐 축적된 것이다.
[사진= 전용선 작가의 <비밀> 제9회 루쉰문학상 중편소설 부문 당선 ]
‘조일만’을 숨기고 독자의 상상력에 맡겨
<비밀>의 가장 독특한 서술 방식은 조일만의 정체를 처음부터 드러내지 않았다는 점이다. 작품은 당시 위만주국 경찰의 시점에서 전개되며, 조일만은 줄곧 ‘아가씨(大小姐)’로 불린다. 독자는 작품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아가씨’의 정체가 조일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를 통해 독자가 이미 알고 있는 ‘항일영웅 조일만’이라는 고정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한 시대를 살아간 한 인간의 감정과 선택을 따라가도록 했다.
전용선 작가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작가는 독자를 대신해 답을 찾아주는 사람이 아니라 상상력을 독자에게 돌려주는 사람”이라는 문학관을 강조했다. <비밀> 역시 역사적 사실을 모두 설명하기보다 빈틈을 남겨 독자가 스스로 질문하고 의미를 찾아가도록 구성한 작품이다.
심사위원 “첫 통독부터 높은 평가”
<비밀>은 제9회 루쉰문학상 심사 과정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중편소설 부문 심사위원인 궈리(郭力)는 여러 차례의 심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작품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높았다고 밝혔다.
특히 <비밀>은 역사적 소재를 깊이 있게 다루면서도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고, 기존의 영웅 서사에서 벗어난 새로운 서술 방식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결국 <비밀>은 제9회 루쉰문학상 중편소설 부문 수상작 5편 가운데 하나로 선정됐다.
중국 현대문학 대표 국가급 문학상 ‘루쉰문학상’
루쉰문학상은 중국 근현대 문학의 거장 루쉰(鲁迅·1881~1936)의 이름을 딴 문학상으로, 중국작가협회가 주관하는 중국의 대표적인 국가급 문학상 가운데 하나다. 중편소설·단편소설·보고문학·시·산문·잡문·문학이론·비평·문학번역 등 7개 부문에서 우수 작품을 선정하며, 매년 수상작을 발표하는 방식이 아니라 일정 기간 발표·출판된 작품을 대상으로 4년에 한 번씩 심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제9회 루쉰문학상은 2022년 1월 1일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 발표·출판된 작품을 대상으로 심사가 진행됐으며, 2026년 7월 15일 수상작이 발표됐다. 7개 부문에서 총 35개 작품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전용선 작가의 수상은 조선족 작가가 중국의 대표적인 국가급 문학상에서 자신의 문학적 성과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윤동주의 시를 중국어로 번역했던 그가 이번에는 자신의 소설을 통해 중국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는 점에서 조선족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고수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