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기즈칸의 생존 비결은 현명한 선택과 네트워크 구축에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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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백두넷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1-02-07 00:43|본문
몽골 스텝 사회에서 삶은 외형적으로는 그야말로 평화스러운 것 같지만 내면적으로는 경쟁속의 치열한 생존이다. 정복하지 않으면 복속당하는 것이고, 지배하지 않으면 지배당하는 세상이다. 무자비한 전투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남아야 결국 생존을 보장 받을 수 있다. 이른바 씨족의 운명을 씨족장이 개척해야만 하고 자위적 방어능력과 강력한 보복 및 공격 능력만이 생존을 보장 받을 수 있는 시대다.
테무친(훗날 칭기즈칸으로 호칭)의 경우도 9살에 아버지 예수게이가 독살당하고 어머니와 동생들과 같이 비참한 생활을 영위하면서도 그의 고집스럽고도 강한 성격 때문에 혹독한 시련을 많이 겪었다. 더욱이 성장하면서 발생한 3가지 충격적인 사건으로 인한 절박한 생활 속에서 무엇인가 돌파구를 찾아야 할 한계상황의 처지에 놓여 있었다.
비록 추방된 가족이었지만 장차 자녀들이 성장하기 전에 테무친 일가를 없애버리려는 타치우트족의 급습으로 포로가 되어 칼에 채워져 감금상태에서 파수꾼의 소홀한 감시망을 틈타 테무친은 구사일생 탈출했다. 테무친 가족에게 가장 소중한 자산인 말을 거의 도둑질 당하면서 파산 상태에도 이르렀었다. 부인 보르테가 메르키트족에 납치 유괴되어 몇 개월 후 임신한 몸으로 변했지만 다시 탈환 한 정신적 고초도 겪었다. 하지만 이러한 절박함은 새로운 길을 모색하게 만들고 , 결국 새로운 기회를 창출시키는 전환점이 되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묘안, 이른바 ‘신의 한수’로 난관을 정면 돌파했다. 먼저 아홉 살 때에 아버지를 따라 가서 약혼한 보르테 가정을 찾아갔다. 소녀의 아버지는 장차 사위를 삼기로 한 테무친에게 비참한 세월을 보낼 때 아무런 도움을 못준 것에 대하여 미안함을 갖고 늠름한 청년가장으로 성장한 테무친을 반갑게 맞아 주었으며 보르테와 결혼시키는데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 당시 비교적 세력이 있던 온기라트족과의 결혼동맹을 통해 ‘사회적 배경’을 일약 얻게 되었다. 훗날 부인 보르테는 분별력 있고 사려 깊은 내조자로서, 칭기즈칸이 운명을 결정하는 중대한 사안을 결정 할 때에 선경지명이 있는 조언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었다.
한편 아버지 예수게이 시절부터 원한 관계에 있는 메르키트족에 의해 아끼던 아내 보르테를 빼앗기고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었다. 테무친은 생전에 아버지가 자기 부족보다도 훨씬 강력했던 케레이트족의 우두머리인 토그릴과 의형제(안다)를 맺은 것을 기억하고 그들을 찾아가서 도움을 간청한 것이다. 어린나이이지만 그의 진실어린 요청과 특히 신부 측에서 결혼 예물로 준 흑 담비 가죽주머니는 토그릴 부족장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테무친은 토그릴로 부터 “내가 도와서 흩어진 너희 가족을 결집시키고 가족의 부흥을 도와 주겠다”는 승낙을 얻어낸 것이다. 결국 이 도움으로 미래의 칭기즈칸은 토그릴과 연합함으로써 몽골 내의 적뿐만 아니라 , 불구대천의 원수였던 타타르족을 정복한다.
이러한 용단 있는 구원의 손길과 연대를 간청 할 수 있었던 원인은 죽음과 사랑하는 부인을 강탈당한 고통과 수난 속에서 여러 가지 요소들을 면밀하게 검토한 후 현명한 선택의 결단을 내리게 된다. 결국 결혼을 통한 부족 간의 혈맹 연대, 아버지와 안다(의형제)관계를 갖고 있는 부족과의 협력 공약체결은 테무친이 세를 확장하는데 기반을 제공했다. 이른바 강력한 ‘연결고리’를 맺은 네트워크 확장은 그의 운명을 갈라놓는 결정적인 모멘텀이 된 것이다. 테무친 인생에서 모멘텀이 된 사건이 어쩌면 훗날 칭기즈칸으로 가는 길목을 열어준 것이다.
테무친은 어린 나이이지만 그의 존재를 구성하고 있는 기억, 꿈, 희망, 두려움, 고통 등이 융합된 한계능력과 설득능력을 총동원하여 선택을 한 것이다. 자기가족의 장래와 아버지 예수게이의 명예 회복과 보복을 통한 원한 해결, 더 나아가 자기 씨족 및 부족의 운명을 심층 깊게 고민 끝에 결단을 내리게 된다. 자기 존재의 가치와 살아 있어야 할 의미 와 정체성을 결정지게 된 것이다.
그야말로 ‘순간의 선택이 운명을 좌우 한다’라고 하는 비유가 딱 들어맞는 상황이다. ‘링크 업’을 위한 시도와 노력은 자신과 가족의 꿈을 키우고, 자신의 역량을 극대화 시켰다. ‘네트워크 연결’ 이나 ‘네트워크 빌드 업’은 내가 힘이 부족한 것을 보충해주고 새로운 연대와 협력을 통해 스케일 업 해 주는 역할을 해준다. 과거 부족사회나 현대 사회에서나 그 핵심은 상통한다.
운명은 피할 수도 비켜갈 수도 없다. 인생 고비마다 순간적인 선택의 차이는 아주 미약하지만 그 결과는 완전 다르다. 그리스 최대의 웅변가 이자 정치가인 데모스테네스도 “작은 기회로부터 종종 위대한 업적이 시작 된다”고 하였다. 칭기즈칸의 사례가 이를 잘 반증하고 있다.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장 롤 사르트르는 “인생은 B 와 D사이의 C라고 했다. 탄생(Birth)와 죽음(Death)사이의 선택(Choice)이다”라는 뜻이다. 순간의 현명한 선택은 결국 운명을 바꾼다. 하지만 현명한 선택능력은 단순히 자기 자신의 능력계발 보다 피할 수 없었던 처절한 직접 경험과 고초를 통해서만 그 싹이 트는 법이다.
글/한중지역경제협회 회장 이상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