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드랑이 암내 30분 수술로 '씻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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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작성일 :11-07-21 10:14|본문
여대생 윤모(22)씨는 고교 2학년때부터 겨드랑이에서 고약한 냄새가 나는 액취증을 앓고 있다. 윤씨는 여름이면 증상이 더 심해져 외출도 하지 않고 외톨이처럼 지내다가, 결국 이번 여름방학 중 땀샘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기로 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성형외과 이훈범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 100명당 5명은 정도 차이는 있지만 액취증이 있다고 추정한다"며 "여름이면 다른 계절보다 2~3배의 환자가 병원을 찾는다"고 말했다.
◆땀냄새 심하고 젖은 귀지 나오면 100% 액취증
땀샘은 에크린땀샘과 아포크린땀샘 두 종류가 있다. 모든 사람이 두 가지 땀샘을 다 갖고 있는데, 액취증은 아포크린땀샘에서 분비되는 땀이 원인이다. 에크린땀샘은 몸에서 열이 나면 생기는 땀의 통로로, 온 몸의 진피층에 고루 퍼져 있다. 이 곳에서 나는 땀의 성분은 수분이 많아 고약한 냄새를 풍기지는 않는다. 반면, 아포크린땀샘의 땀은 더울 때와 함께 흥분하거나 긴장할 때 나오는 땀의 통로이다. 이곳에서 나는 땀은 유분의 농도가 진해 끈적하다. 피부 세균이 유분을 분해하면서 암모니아가 배출돼 고약한 냄새(암내)가 난다. 전체 아포크린땀샘의 95%는 겨드랑이에 있고, 나머지는 외이도(外耳道)와 사타구니 등에 분포한다. 액취가 주로 겨드랑이에서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훈범 교수는 "체취가 심하면서 귀에서 젖은 귀지가 나오는 사람은 100% 액취증"이라고 말했다.
◆사춘기 이전이나 폐경 이후에는 거의 없어
아포크린땀샘이 얼마나 많아야 액취증을 유발하는지는 정확히 모른다. 순천향대병원 성형외과 김철한 교수는 "아포크린땀샘이 많아야 액취증이 있고 적으면 없는 것도 아니다"며 "개인의 체질과 함께 유전적 영향이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부모 중 한 명이 액취증이면 자녀는 50% 정도, 부모 양쪽일 경우 70~80%가 액취증에 시달린다. 부모가 액취증이 아니어도 액취증에 걸릴 수 있다. 환자 비율은 남성과 여성이 45대 55 정도이다. 김철한 교수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많이 생기고, 대부분 사춘기가 지나서 발생했다가 폐경 이후에는 저절로 사라지는 점으로 보아 성호르몬과 관련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소 마취로 30분 수술하고 하루 입원
겨드랑이 털을 제모하고 땀띠에 바르는 파우더를 뿌리면 액취 감소에 도움된다. 약용비누를 쓰거나 약국에서 0.3% 농도의 포르말린 희석액을 구입해 발라도 일시적 효과를 볼 수 있다. 한방으로도 증상을 다스릴 수 있다. 경희대한방병원 내과 정희재 교수는 "한방은 간담(肝膽) 경락이 막혀서 액취증이 생기는 것으로 보고 침이나 약물로 이 부위를 풀어준다"며 "백복령(白茯�E), 의이인(薏苡仁), 백출(白朮), 울금(鬱金), 용담초(龍膽草) 등을 각각 쓰거나 배합해서 처방한다"고 말했다.
액취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면 아포크린땀샘을 제거해야 한다. 초음파나 레이저 수술로 땀샘을 제거하거나 보톡스로 땀 분비와 연관된 교감신경을 마비시키는 방법 등이 있다. 최근에는 겨드랑이를 5~7㎜ 절개하고 튜브를 넣어 땀샘을 긁어내는 수술법과, 내시경을 이용해 땀샘을 파괴하고 추출하는 수술법도 도입됐다. 수술은 국소 마취로 30~40분 정도면 끝나며, 1박2일 입원한다.
이훈범 교수는 "아포크린땀샘을 모두 제거하면 땀이 제대로 나오지 않기 때문에 10~15%는 남겨둔다"며 "이 정도는 남겨둬도 액취증이 거의 사라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