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맥’…늦게 뛰면 심정지, 빨리 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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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두넷 | 작성일 :20-02-12 16:34|본문
■ 진행: 박광식 KBS 의학전문기자
■ 출연: 정동섭 삼성서울병원 심장외과 교수
건강 365 박광식의 건강 이야기 듣고 계시는데요.
부정맥을 주제로 삼성서울병원 심장외과의 정동섭 교수와 함께합니다.
▷박광식:
부정맥 이 부분이 가장 궁금할 것 같아요. 이게 위험한 질환입니까?
▶정동섭:
네, 그렇습니다. 부정맥은 심실부정맥인 경우에는 그 자체로 생명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심방부정맥, 심방세동이나 심방조동의 경우에는 그 자체로 생명에 지장이 없을 수는 있지만, 중풍 뇌졸중이나 실신 그다음에 심장기능이 떨어지는 심부전증 등의 합병증을 유발하게 되어 삶의 질이 떨어지거나 호흡부전 또는 마비로 삶을 살아가게 될 수도 있습니다. 심방세동의 경우에 뇌졸중 위험은 고령인 경우 정상인의 7배에서 10배까지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부정맥, 심장에서 혈액 짜는 힘 약해져 심부전·혈전 위험↑
▷박광식:
상당히 위험이 높네요. 부정맥이 심부전과 뇌졸중의 발병요인이라는 건 어떻게 받아들이면 될까요
▶정동섭:
심부전이라고 하는 것은 쉽게 말하면 심장근육의 힘이 약화되어서 펌프의 기능을 잘하지 못한다는 그런 뜻인데요. 부정맥 중에서 빈맥을 유발하는 경우 흔히 발생하게 됩니다. 심방세동이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습니다. 빈맥(빠른맥) 즉 박동이 빨라지면 심장근육이 많이 쓰게 되니까 과로해서 약화가 되게 됩니다. 심장근육이 약화가 되면 심장의 수축력이 떨어지고 피를 짜는 힘이 약해지면서 심장은 점점 커지게 됩니다. 이것을 심부전증이라고 하고요. 심한 경우 심장이식까지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뇌졸중의 경우에는 심실이 아니라 심방의 수축이 없어지는 건데요.
심방은 이제 피를 저장하는 역할이나 피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 주는 그런 역할을 하는데 그런 수축이 없어지면서 피의 흐름이 원활하게 되지 않게 됩니다. 그러면 그 심방 쪽으로 혈류가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그 역할을 하지 않게 되면 피가 심방 내에 정체하는 일이 생기게 되는데, 그러면 피가 쉽게 응고가 됩니다. 특히 좌심방에 '피떡'이 잘 생기게 되는데 즉, 혈전이 점점 커지다가 운이 나빠서 혈전이 뚝 떨어져 혈관으로 흘러들어 가게 되면 뇌혈관을 막아, 중풍 즉 뇌졸중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휴식 중 부정맥, 서맥 유발해 심정지 위험↑
▷박광식:
부정맥은 휴식 중에도 발생할 수 있나요? 응급상황일 정도로요?
▶정동섭:
네, 그렇습니다. 대부분 부정맥은 주로 스트레스 상황에서 트리거(trigger:방아쇠) 자극이 되면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질문주셨다시피 휴식 중에도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고요. 그러다가 자연스레 정상박동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일시적인 서맥(느린맥)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이때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심장이 멈추는 '심정지' 상황도 올 수 있고요. 뇌로 피가 가지 않으니까, 실신을 하면서 쓰러지고 이때 큰 외상을 입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 부정맥 진단을 받게 되면 정기적인 추적관찰과 치료 예방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광식:
부정맥은 가족력이 있습니까?
▶정동섭:
네, 있습니다. 익히 알려진 '부루가다증후군' 같이 직접적으로 유전과 관련된 경우도 있지만, 심방세동, 심방조동과 같이 가족력과 밀접할 수도 있습니다. 최근 대한심장학회에서는 국내 급성 심장마비 환자 2천 명 정도 조사를 했는데요. 290명 약 15%에서 심장마비의 원인이 유전성 부정맥 가족력이 있는 걸로 그렇게 밝힌 바가 있습니다.
(우측) 정동섭 삼성서울병원 심장외과 교수
부정맥 환자, 심장에 부담주지 않는 선에서 유산소 운동 추천
▷박광식:
그러면 부정맥 환자들은 운동하면 안 되나요. 이런 말도 있던데 또 그리고 환절기에 특히 위험하다는 말도 들었어요.
▶정동섭:
운동하면 안 된다는 말은 틀린 말입니다. 갑자기 운동을 심하게 하거나 환절기같이 주변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게 되면 심장이 부담을 받고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데 이런 경우 위험하다는 말입니다. 이것은 비단 부정맥 질환뿐만 아니라 협심증이나 고혈압 다른 대동맥질환 환자에게서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부정맥 환자의 경우에 심장에 부담이 없는 유산소운동이 추천됩니다.
부정맥, 공황장애 증상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박광식:
그런가 하면 이런 말도 있던데요. 부정맥의 증상과 공황장애 증상이 비슷하다 이건 어떻습니까?
▶정동섭:
이 부정맥이 발생하는 경우 위험한 합병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뇌졸중이나 이런 것들 때문에 환자들이 자고 일어나면 마비가 될 수 있어서 불안할 수가 있습니다. 그로 인해서 불안장애나 수면장애 우울증 그런 증세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공황장애 증상과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실제 제 환자 중에서는 심방세동이 있어서 약물 복용 중에 정상박동으로 돌아왔지만, 재발의 불안으로써 계속 잠도 못 자고 그런 공황장애 비슷한 증세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었는데요. 부정맥 수술을 한 뒤에 환자는 정상박동으로 돌아왔고, 이로인해 공황장애 증세가 치유되는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됩니다.
▷박광식:
부정맥은 완치가 아닌 관리질환이라고 봐야 할까요?
▶정동섭:
네, 그렇습니다. 현대의학의 한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완치가 없는데요. 실제 대부분 부정맥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결국 부정맥이 발생하는 전기생리학적 기전만 연구돼서 그를 바탕으로 하는 치료가 시행되고 있을 뿐인데요. 그래서 일단 부정맥이 정상박동으로 전환되더라도 그 원인은 환자 내부에 그대로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정맥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여러 스트레스 인자들 고혈압, 당뇨, 비만, 코골이, 동맥경화 등을 잘 관리하셔야 하고요. 앞서 언급했듯이 유산소운동으로 꾸준히 운동하고, 술은 안 하시는 게 좋습니다. 이런 관리들은 아주 필수적이고 실제로 매우 효과가 있습니다.
▷박광식:
네, 부정맥 자체로 인한 위험도 함께 알면서 합병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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