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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머리 출근하면 감기, 비염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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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작성일 :11-09-1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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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자취를 하며 혼자 살고 있는 박은희(25세) 씨는 여느 직장인처럼 아침 출근 시간이면 분주하다. 특히 대학시절부터 긴 생머리를 고수해온 박 씨는 아침에 머리를 감는 습관이 있다. 때문에 유난히 더 바쁜 아침이면 젖은 머리를 다 말리지도 못하고 출근길을 나서기도 한다.

겨울에는 감기가 걸릴까 잘 말리고 다니지만 요즘처럼 아침에도 무더운 여름철에는 젖은 머리 그대로 출근하는 경우가 많다. 기온이 높으니까 금방 머리카락이 마를 거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출근길의 젖은 머리 때문에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또 이런 습관이 반복되다 보니 감기도 제대로 낫지 않아 비염으로까지 이어지게 되어 치료를 받고 있다.


더운 여름, 속은 더 냉해져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 잠깐의 외부활동에도 온몸은 땀 범벅이 되고 몸이 뜨거워짐을 느낀다. 하지만 사실상 몸이 뜨거워지는 것은 피부 표면 때문이고, 우리 몸 속 내부는 무더운 여름일수록 더 냉해진다. 인체는 항상성(homeostasis)을 유지하기 위해 표리한열(表裏寒熱)을 조절하는데, 겉이 차가워지면 속이 뜨거워지고, 겉이 뜨거워지면 속이 차가워진다. 즉, 겉이 뜨거워지는 여름에 속이 냉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이다.



아무리 더워도 찬 물 샤워는 NO

간혹 여름철에는 찬물로 샤워를 하거나 아침, 저녁에 역시 차가운 물로 머리를 감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몸 속 내부가 차가운 여름철에는 이처럼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하거나 머리를 감으면 몸 표면의 열은 식어서 시원함을 느끼나, 이 찬 기운이 몸 속으로 스며 우리 몸의 내부는 더 냉해지게 된다. 속이 냉해지면 배탈만이 문제가 아니다.

뱃속의 위나 장은 우리 코와 결코 뗄래야 뗄 수 없는 장부이다. 몸 속의 위나 장이 냉해진다는 것은 감기나 비염에 걸리거나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감기의 경우, 한의학에서는 ‘정기(正氣)가 약하면 사기(邪氣)의 침입을 받는다’고 설명하는데, 몸 속이 차가워져 위나 장의 기능이 저하되면 감기에 걸리고 코 점막의 면역기능에도 문제가 생겨 급성비염으로 쉽게 악화된다. 고대 의서인 ‘설기의안’과 ‘증치준승’ 에서도 ‘비위, 즉 비장과 위장 등 소화기가 상하면 기혈이 생기지 않아 냄새를 맡을 수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때문에 아무리 더운 날이라도 차가운 물보다는 미지근하거나 살짝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거나 머리를 감아 찬 기운(사기邪氣)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것이 좋다. 또, 부득이하게 찬 물로 머리를 감게 되었다면 꼭 머리를 완전히 말리고 외출하는 것이 감기와 비염도 예방하고 직사광선으로부터 머릿결을 지키는 올바른 방법이다.

여름철에 감기나 급성비염으로 인해 내원하는 환자들 중에는 유난히 차가운 음식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더운 여름에 아이들의 성화에 못 이겨 아이스크림이나 차가운 탄산음료를 먹이는 부모님들이 사실은 아이의 감기나 비염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너무 덥다고 지나치게 냉수나 빙과류, 찬 음식을 많이 섭취하지 않도록 하고, 에어컨은 실내공기를 낮추기도 하지만 건조하게도 만들므로 에어컨을 틀어놓을 때는 한 시간 마다 5분 정도 창문을 열어 온도와 습도를 적당하게 조절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 감기나 비염이 환절기로 이어지게 되면 더 치료하기가 힘들어지므로 여름철 일수록 환자의 증상과 체질에 따른 한방치료로 초기에 치료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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