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빠질 때까지 운동하다간‘ 횡문근융해증’으로 … 신장기능 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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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두넷 | 작성일 :19-07-09 12:50|본문
진 빠질 때까지 운동하다간‘ 횡문근융해증’으로 … 신장기능 마비
최근 ‘강한 운동을 통한 체력관리가 미덕’이라는 분위기를 타면서 크로스핏, 스피닝, 프리레틱스 등 고강도운동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로 인해 무리하게 운동하다 ‘횡문근융해증’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어났다.
횡문근융해증은 짧은 시간 강도 높은 운동으로 인해 근육에 공급돼야 할 에너지가 부족해지면서 근육이 괴사되고 마이오글로빈, 단백질, 크레아틴키나아제, 이온 등 독성물질이 혈류로 흘러 신장 기능을 마비시키는 질환이다. 횡문근은 가로무늬근, 즉 ‘골격근’으로 심장근육도 분류상 여기에 속한다.
장시간 고강도운동을 하거나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근육을 무리하게 썼을 때 발생한다. 이밖에 음주, 간질, 약물 부작용, 바이러스질환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보통 인체 이온균형에 일정한 영향을 끼치는 만큼 약물에 의한 유발이 가장 흔하다.
과도한 운동으로 발생하는 경우 운동유발성 횡문근융해증이라고 한다. 운동유발성이라고 해도 운동은 방아쇠를 당긴 주원인일 뿐 대부분은 다른 요인이 밑바탕에 깔려 복합적으로 발생하기 마련이다.
다소 생소한 이 질환은 지난 6월 서울 강서구의 한 고교에서 수학숙제를 해오지 않은 8명의 학생이 교사로부터 30분이 넘도록 기합받은 뒤 허벅지근육파열 및 횡문근융해증으로 진단받으면서 화제가 됐다. 당시 벌을 준 장모 교사(29)는 학생들에게 ‘앉았다 일어서기’ 800회를 시켰다. 이 가운데 A군은 수업이 끝난 뒤 집에 돌아가다가 다리가 풀려 두 번이나 넘어졌고 이틀 후에는 콜라색의 검은 소변까지 봤다.
놀란 부모가 A군을 근처 병원으로 데려가자 “증상을 봤을 때 급성신부전 등으로 평생 투석받아야 할 수도 있으니 당장 큰 병원에 입원시키라”고 말했다. A군은 허벅지근육이 파열되면서 분비물이 혈액에 섞이는 등 장기까지 손상된 상태였다.
운동으로 발생한 노폐물이 신장으로 바로 들어가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신장은 요소 등 피의 화학적 노폐물을 걸러내는 역할을 하지 독성물질을 다량으로 걸러내지는 못한다. 결국 근육의 잔해가 세뇨관을 파괴하고, 심하면 신부전으로 아예 신장을 못 쓰거나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정확한 진단은 혈중 크레아틴 키나아제 수치로 확인한다. 근육세포 속 물질인 CK의 정상 범위는 22~198 U/L인데 횡문근 융해증인 경우 정상치의 10배에서 200배 이상 증가한다.
박정환 건국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횡문근융해증은 극심한 근육통이 나타나고 소변색이 커피색처럼 짙게 변하는 게 대표적인 증상”이라며 “모든 사람에게서 이같은 증세가 나타나지는 않고 비교적 가벼운 상태라면 심한 근육통이나 몸살 정도로 알고 버티다가 병을 키우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초기에 빨리 잡아내면 며칠 입원치료하며 수액으로 체내 이온균형을 맞추고 근육과 신장의 손상악화를 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통 횡문근융해증으로 진단받으면 수액을 지속적으로 투여해 마이오글로빈을 소변으로 배출시켜 치료한다. 혈중 칼륨농도가 높다면 부정맥을 예방하기 위해 심전도검사를 병행한다.
박 교수는 “횡문근융해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 세뇨관의 세포가 괴사에 빠지는 급성세뇨관괴사와 신장의 기능이 감소하는 신부전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며 “때를 놓치면 근육이 기능을 잃을 수도 있고 신장이식이 필요하거나 사망할 우려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