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이 ‘시큰시큰’ 이유 모를 통증에 ‘답답’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9-08-06 10:37|본문
온몸이 ‘시큰시큰’ 이유 모를 통증에 ‘답답’
‘섬유근통증후군’, 증상만 수십여가지
작은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46ㆍ여)씨는 어느 날부터 손목과 발목에 견디기 힘든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
첫 진단명은 류머티스 관절염. 각종 치료를 매일 거르지 않고 받았지만 나아지기는커녕 통증이 다른 부위까지 번져 나가기 시작했다. 다른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봐도 좀처럼 증세는 나아지지 않았고, 10여곳의 병원을 전전한 끝에 알게 된 병명은 ‘섬유근통증후군’이었다.
◆ 유전적 요인과 스트레스가 원인
사람들은 누구나 크고 작은 통증을 달고 산다. 통증은 단순히 아픈 것이 아니라 몸에 문제가 생겼으니 빨리 해결하라는 ‘경보’다.
그러나 어떤 것이 문제인지도 모른 채 평생 고통을 받는 질환도 있다. 여러 병원을 돌아보지만 꾀병으로 오해를 받아 마음 고생을 하기도 한다.
30~50대 여성에게 많이 발병하는 ‘섬유근통증후군’도 이런 통증 질환이다.
섬유근통증후군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는 없지만 만성 전신 통증 환자의 약 5분의1이 앓고 있는 질환으로, 보통 여성이 남성보다 3∼4배 정도 많으며 35~60세 사이에서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섬유근통증후군에 걸리면 주로 근육과 뼈, 인대가 이어지는 부분에서 통증이 생겨 목과 어깨를 타고 전신으로 퍼져 나간다.
관절염의 증상처럼 시큰시큰 쑤신다거나 근육이 뻣뻣하게 경직되고, 감기에 걸린 듯 몸이 축 처지고 만성 피로에 시달리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심하게 계속되면 잠도 못 이루고 우울증 증세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많게는 50여가지의 증상이 나타나고, 발병 원인도 다양하고 복잡해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학계에서 꼽고 있는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는 유전적인 요인이다. 섬유근통증 환자의 가족에서 동일한 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정상인에 비해 8배 이상으로 높다고 한다.
이와 함께 다양한 환경적 스트레스도 질환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여기에는 살면서 겪어왔던 다양한 신체적인 손상과 감염, 비극적인 일 등으로 인한 정신적인 스트레스 등이 포함된다.
현재 학계에서는 근육 쪽의 문제보다는 신경이나 면역체계의 이상이 섬유근통증후군을 불러온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질환은 이처럼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데다 환자가 느끼는 통증의 부위와 강도도 다양해 다른 질환으로 오인해 엉뚱한 치료를 받을 가능성도 커 문제가 되고 있다.
◆ 증상 비슷해 잘못 진단하기 쉬워
오진하기 쉬운 섬유근통증후군. 이 질환과 일반적인 통증을 구별하는 특징이 있다.
그 특징은 바로 전신성 동통과 압통, 전신 경직, 수면 장애, 만성 피로 등이다.
동통은 아프고 쑤신 것을 말한다. 한마디로 온몸이 쑤시고 아프며, 피부를 눌렀을 때도 통증을 느낀다는 것이다. 또 아침에 일어났을 때 전신이 뻣뻣해 잘 움직여지지 않는 경직 상태가 30분 정도 지속되기도 한다. 만성적인 수면 부족과 힘든 일을 하지 않았음에도 피로에 시달린다.
이런 증상은 근막통증후군과 만성피로증후군, 류머티스 관절염 등에서도 나타난다. 오진하기 쉽다는 얘기다.
그러나 근막통증후군은 근육이 딱딱해져 통증이 유발되는 질환으로 전신이 아닌 부분적인 통증만 생기며, 만성 피로나 수면 장애는 나타나지 않는다.
만성피로증후군은 힘든 일을 하지 않았는데도 몸이 피곤하며 쉽게 지치고 나른한 증상이 6개월 이상 나타나는 질환이다. 보통 미열을 동반하며 머리나 목의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전신 통증과는 관계가 없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몸의 각 부위 관절이 염증을 일으켜서 나타나는 질환으로, 특히 새벽에 통증이 심하며 몸이 쇠약해지고 미열이 동반된다. 전신성 동통이 나타나지는 않고, 관절을 중심으로만 통증이 나타나는 차이가 있다.
◆ 운동·심리 요법과 약물 치료 함께
섬유근통증후군의 치료는 약물을 중심으로 운동 요법과 심리 요법을 함께해야 한다. 이전까지는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수면제나 항우울제 등으로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이 약물 치료의 전부였지만, 2007년에 섬유근통증후군 전문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정확한 치료가 가능해졌다.
약물 치료와 함께 운동과 심리 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섬유근통증후군 환자는 전신의 통증으로 잘 움직이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점차 근력이 떨어지고 체력이 약해진다. 약해진 체력 때문에 증상이 더 악화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통증이 느껴지더라도 하루 몇 분 정도는 움직이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다. 점차 운동량을 늘리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운동은 맨손 체조나 윗몸 일으키기, 걷기 등의 유산소 운동이 좋다. 처음에는 무리하지 말고 한 번에 10분 안팎의 짧은 시간부터 시작해 차츰 시간을 늘려 나가는 것이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운동 이후 신체가 피곤하지 않을 정도로 운동량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과 함께 심리적인 요인도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등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즐겁고 활기차게 생활하려고 노력하고 웃음을 많이 보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러나 평소보다 기분이 좋고 몸 상태가 가뿐한 것 같다고 해서 다른 때보다 무리해서 움직이거나 일을 더 많이 하는 것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