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낮잠, 자세 나쁘면 몸에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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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10-04-16 11:55|본문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낮잠 습관에 관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는 팔걸이의자에서 바닥에 금속 접시를 놓고 스푼을 쥔 자세로 낮잠을 즐겼다. 잠에 깊이 빠지려는 순간 스푼을 놓쳐 금속 접시에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그가 느끼기에 가장 쾌적하다고 여긴 '짧은 낮잠'을 즐기기 위한 '낮잠 자세'였다.
낮잠의 나쁜 예
'짧은 낮잠'의 효과와 중요성은 많은 연구를 통해 보고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15분 정도의 낮잠은 피로 회복과 활력 증진, 정신 집중 등에 유용하다. 짧은 낮잠을 즐기려면 자세는 어떠해야 좋을까. 힘찬병원 정형외과 신성룡 과장은 "나쁜 자세로 낮잠을 자면 근육이나 관절에 지속적인 압박을 가해 무릎이나 허리, 어깨 통증 등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자신의 낮잠자세에서 고쳐야 할 점은 없는지 몇가지 대표적인 자세를 통해 확인해 보자.
팔을 베개 삼아 엎드려 자기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자세지만 건강에는 매우 좋지 않다. 엉덩이와 등뼈는 치솟고 허리는 들어가게 만들어 디스크에 심한 압력이 가해진다. 이때 주변 인대가 약해져 있는 상태라면 디스크가 밖으로 밀려 나와 신경을 눌러 통증이 생긴다. 특히 한쪽 방향으로 몸을 틀어 치우쳐 기댄 채 자는 경우가 많은데, 양쪽 허리 근육이 불균형해지면서 척추가 휠 수도 있다. 팔베개를 하다가 팔 신경이 눌리면서 손이나 팔목이 저린 '팔목터널 증후군(수근관 증후군)'도 자주 나타나게 된다.
낮잠의 좋은 예
엉덩이 빼고 머리는 기대고 자기
의자에 목을 기댄 채 엉덩이를 쭉 빼고 자는 경우다. 이 자세는 수면 중 고개가 척추와 꺾인 상태가 되면서 머리 부위 정맥류가 눌려 순조로운 혈액 순환이 어려워진다. 이로 인해 목 근육 통증은 물론 목뼈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책상에 다리를 올리고 자기
평사원들은 곤란하지만 직장 내 임원급이라면 쉽게 취할 수 있는 자세다. 얼핏 보면 가장 편한 낮잠 자세 같지만, 허리 건강에는 좋지 않다. 다리를 책상에 올리면 허리 부위에 압력이 증가해 부담을 주며 골반이 틀어질 수 있다. 이 자세를 오랜 시간 유지하면 허리부분의 척추를 지지하는 좌우측 근육과 인대가 비대칭적으로 늘어나면서 뻣뻣해지기 때문에 만성 요통이 유발될 수 있다.
턱을 괴고 꾸벅꾸벅 졸기
눈치 보느라 엎드리지도, 기대지도 못하는 신입사원들은 잠깐씩 티 안 나게 턱을 괴고 낮잠을 취하기 쉽다. 이런 자세로 자면 상사에게는 안 들킬지 몰라도 몸에는 금방 티가 난다. 한쪽 어깨에만 하중을 실어 어깨가 기울어지게 되며, 한쪽 턱에 지속적으로 힘이 가해져 턱관절 장애로 인한 안면비대칭을 초래할 수 있다. 턱의 균형이 무너지면 얼굴의 대칭이 깨지고 결국 몸 전체의 불균형을 초래한다. 실제 턱 관절 장애가 허리 디스크, 목 디스크 등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은 "낮잠을 잔 후에는 근육이 긴장되므로 스트레칭을 해주는 게 좋다"며 "바른 자세로 앉아 목을 양 옆으로 눌러주거나 기지개를 켜듯 팔을 위로 뻗은 상태에서 15~30초 정지하는 등 간단한 동작만으로도 낮잠 후 긴장된 몸을 부드럽게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올바른 낮잠 자세는
올바른 낮잠 자세란 대략 살바도르 달리의 자세라고 보면 된다. 자연스럽게 팔을 걸치고 의자에 깊숙하게 기대앉는 자세다. 머리는 살짝만 뒤로 기대고 앉을 때는 등받이를 직각에서 10도 정도 뒤로 눕혀 자연스레 벽에 기댄 자세를 취한다. 등은 전체가 등받이에 닿게 바짝 안으로 당겨 앉는다. 등 뒤에 쿠션 등을 받쳐도 좋고 팔은 가볍게 의자에 걸친다. 다리는 가볍게 벌리고, 발아래 발 받침대나 책 등을 두고 다리를 올려도 좋다.
엎드려 잘 경우에는 상체가 지나치게 굽지 않도록 한다. 상체가 많이 굽을 경우 허리에 무리를 주기 때문이다. 쿠션이나 책 등을 얼굴에 받쳐주면 등이 덜 굽을 수 있다. 의자 끝에만 엉덩이를 살짝 걸치고 책상에서 허리를 멀리해 엎드리면, 허리 아래쪽 근육에 긴장을 줄 수 있으므로 책상과 10~15㎝의 거리를 두고 엎드려 몸의 무게를 책상에 실리게 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