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 병을 고친다-혈압 낮추고 면역력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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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09-08-14 10:30|본문
숲이 병을 고친다-혈압 낮추고 면역력 높여
숲이 병든 몸을 치료한다는 ‘산림치료 프로그램’이 국내에 소개된다. 숲 속 신비의 물질 ‘피톤치드’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숲의 소리를 듣거나 울창한 숲 사진만 보아도 뇌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생겨 면역력이 증강된다는 것이 산림치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①숲을 보기만 해도 병이 빨리 낫는다(신원섭)
숲이 건강을 증진시키는 직접적인 이유는 피톤치드 때문이다. 수목에서 방출하는 피톤치드는 인간에게 유해한 세균을 제거함으로써 만성질환을 낫게 하고, 면역력을 증강시킨다. 특히 수목의 향기와 수액에 포함된 피톤치드 구성물 테르펜계 물질은 소염제, 소독제, 완화제 등의 효과를 낸다. 또 1㎤당 2800개(공장지대는 500개)에 달하는 음이온은 혈액을 정화시키며, 면역기능과 폐기능을 강화하고, 세포의 활성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놀라운 사실은 숲을 바라 보기만 해도 건강이 좋아지거나 병이 빨리 낫는다는 것이다. 미국 델라웨어대학 연구팀은 1972~1981년 펜실베니아주 병원에서 심장수술을 받은 46명의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23명은 주로 활엽수가 심겨진 정원을 볼 수 있게 했고, 23명은 병원의 다른 건물 벽을 보게 했다.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성별, 나이, 흡연 등 모든 요인을 배제한 채 실험한 결과 정원을 본 환자들이 평균 하루 정도 퇴원이 빨랐으며, 진통제의 주사량도 의미 있게 적었다. 이 같은 사실은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발표됐다.
또 스웨덴의 한 정신병원을 15년간 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벽에 추상화를 걸어 놓으면 많은 환자가 불평을 하거나 그림을 떼어내서 부수는 일이 잦았지만 숲 풍경화를 걸어 놓았을 때는 이 같은 부정적 반응이 거의 없었다. 폐병이 창궐하던 20세기 초 미국 뉴욕 근교 병원에서 입원실이 모자라 병원 뒤뜰에 텐트병동을 지어 환자를 입원시켰는데, 텐트 병동에 입원한 환자가 일반 병동에 입원한 환자보다 더 빨리, 더 깨끗하게 치료된 사례도 학계에 보고된 바 있다.
②숲은 혈압을 낮추고 면역력을 높인다(미야자키 요시후미)
산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뇌 활동, 자율신경계, 스트레스 호르몬, 면역기능 등 생리반응의 측정을 통해 증명할 수 있다. 일본에선 2004년 임야청이 중심이 돼 ‘산림테라피 기지(基地)’ 조성작업에 착수했으며, 2005년 현재 10개 지역을 산림테라피 기지 후보지로 선정해 생리실험을 하고 있다.
연구팀은 2004년 치바현 세이와 숲에 앉아서 주변 경관을 바라보거나 걸을 때 나타나는 생리적 변화, 구체적으로 ▲이성적이고 고차원적 정신활동에 관여하는 뇌 전두엽의 활동 ▲심장박동을 통한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활동 ▲대표적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의 타액 중 농도 ▲타액 중 면역 글로블린 A의 농도를 도심에 있는 치바역 앞과 비교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숲에 있을 때 뇌의 전두엽이 안정상태를 유지했으며, 혈압과 스트레스 호르몬의 농도는 낮아졌고, 면역 글로블린A의 농도는 높아졌다.
이 같은 사실은 10개 산림테라피 기지 후보에서도 그대로 입증됐다. 뿐만 아니라 시냇물이 흐르는 것과 같은 숲의 소리를 들려 주거나, 고화질 TV를 이용해 숲의 풍경을 보여주는 경우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일본에선 더 많은 산림테라피기지와 산림치료프로그램을 조성·개발해 환자 치료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