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 잘못 먹으면 사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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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9-07-10 10:49|본문
환자 상태 따라 약효 극과 극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보약이나 보양식을 좋아하는 국민도 드물 것이다.
복날 삼계탕을 먹더라도 한방삼계탕이라고 적혀 있는 메뉴를 선호하고, 족발이나 설렁탕도 ‘한방’이란 말이 들어가 있으면 어딘지 모르게 더 찾게 된다. 이런 추세라면 한방피자나 인삼햄버거가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보약에 대한 이런 선호는 보약을 챙겨 주시던 어머니, 할머니의 사랑에 대한 믿음과 약효가 결합됐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보약이라고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보약은 무조건 좋다’라는 막무가내식 믿음은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십전대보탕 - 감기·고혈압환자에겐 불난 집에 기름
시골 다방의 십전대보차에서부터 홈쇼핑과 일부 약국이나 한의원에서 아예 미리 달여 놓고 말 그대로 ‘판매’를 하고 있는 십전대보탕은 한의학 이론상 기와 혈을 동시에 보해 주는 기본적인 처방이다.
어찌 보면 먹기에 가장 만만하고 무난한 처방이라고 볼 수 있지만, 처방의 성질로 보아 열을 올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감기를 앓고 있거나 고혈압환자라면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십전대보탕의 유명세만 믿고 만만하게 봐서는 절대 안 된다.
경옥고 - 고혈압·당뇨환자 피해야
예로부터 내려오는 고가의 보약들은 그때그때 달여 먹는 것보다는 떠먹는 ‘고’ 형태나 알약(환약)이 더 많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경옥고’인데, 경옥고의 처방은 의외로 간단하다. 생지황·인삼·백복령·꿀이 주가 되는데, 경옥고는 만드는 과정이 정성과 인내 그 자체다.
이 약을 먹으면 수십 년이 아니라 수백 년을 산다고 동의보감에는 기록돼 있지만, 고혈압환자에게는 그리 좋은 약이 아니다.
갑자기 기운을 올리는 인삼 때문에 혈압이 올라갈 수 있고, 꿀이 다량 들어가기 때문에 맛은 있지만 당뇨 환자도 피해야 한다.
공진단 - 중풍 예방 효과는 오해
공진단에는 다량의 녹용과 우황청심환 500개 정도에 들어갈 분량의 사향이 들어 있다.
공진단은 인체 십이경락의 막힌 곳을 뚫고, 스트레스로 인한 피부 트러블·탈모·갑갑증·노화 등 인체의 음양 조화가 어그러진 상태를 바로잡는 최고의 보약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가격이 워낙 비싼 보약이다.
공진단은 특히 술자리가 잦은 사업가에게 최고의 처방이라 하겠지만, 이 역시 꿀이 다량 들어갔기 때문에 혈당에 문제가 있는 환자라면 꼭 한의사의 진단을 받은 후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일부 부풀려진 광고에서 중풍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하지만, 이런 얘기에 너무 현혹되지 않는 게 좋다. 차라리 청심환이 중풍 예방에는 더 정직한 처방이다.
자하거(태반) - 종양환자 사용 금지
자하거는 미용과 ‘간 기능’ 쪽 효능이 이미 입증됐고,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써도 되는 가장 무난한 약재 중 하나다.
다만 태반은 인체에 들어가서 성장호르몬과 성호르몬의 기능을 증폭시키는 효능이 있으므로 종양이 있는 경우 즉, 암환자는 그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보고가 있다. 종양까지 키워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피부미용 계통에서 태반이라는 단어를 많이 들을 수 있는데, 일부 상품들은 사람 태반이 아닌
동물 태반을 사용하고 그 원료가 어떻게 공급됐는지 불확실한 경우가 많아 공인받은 제품이나 전문 의약품이 아니라면 사용을 금해야 한다.
웅담 손발·아랫배 찬 여자 복용 금지
한의사에게 웅담이 무슨 효과가 있냐고 물어보면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웅담이요? 열 내리는 약이죠. 감기로 인한 열 같은 게 아니고, 십이경맥 중 주로 간경에 습열이 있을 때 그 열을 내리는 약이에요.”
웅담은 기운을 나게 하는 약도, 빈혈을 치료해 주는 약도 아니다. 단지 스트레스로 인해서 간 기능계에 열이 있을 때 그 열을 내려주는 약재에 불과하다.
또 너무 허해서 손발과 아랫배가 찬 여자들에게는 절대 금해야 하는 약재이기도 하다.
간경의 열을 내리는 약이 피로를 덜어 준다고 볼 수도 있지만, 웅담은 수많은 치료약 중에 하나일 뿐 사시사철 구비해 놓고 먹어도 좋은 그런 약이 아니다.
인삼이 몸에 좋다고 인삼 달인 물을 가족 모두가 사시사철 냉장고에 넣어 두고 마시는 무모한 일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보약도 약이기 때문에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게 한의사가 처방을 해야 효과가 있고 도움이 된다.
보약과 사약의 근본은 같다. 다만 복용하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약효가 극과 극으로 나뉠 뿐이다.
환자의 증상과 맞아야 보약이지 증상과 반대의 악성이라면 심하게 말해 사약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