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입 속에 건강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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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3-03-07 07:52|본문
건강상태를 가장 빠르게 알아차릴 수 있는 부위 중 하나가 바로 '입'이다. 몸에 피로가 쌓이면 입 주위에 종기가 나거나 부르트면서 휴식이나 영양소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린다. 이런 점에서 구강 변화들을 잘 살피면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만성질환을 자각할 수 있는 증상들 역시 구강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입 주위가 갈라지거나 갑작스런 구취, 치주나 치아의 문제들이 발생한다면 전문가를 찾아 건강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당뇨환자 : 구강건조증 주의 평소 입이 말라 잦은 심한 통증이 유발될 정도라면 단순 입마름이 아니라 '구강건조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입이 바싹 마르고 입꼬리가 갈라지며 구강 내막이 손상돼 피가 나기도 하며, 악화되면 정상적인 생활을 방해할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구강건조증은 노화가 진행되면서 침샘의 기능이 저하돼 발생하는데, 노화와 상관없이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당뇨를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구강건조증 증세가 흔히 나타난다. 이는 당뇨병이 침샘에 영향을 끼쳐 타액양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장기간의 약물복용 역시 구강건조증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구강건조증상이 장기간 지속되면 세균이 침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감기 바이러스, 각종 구강 내 염증, 치아우식증, 잇몸질환, 구취 등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호흡기, 기관지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당뇨 환자는 일반적으로 면역력이 낮기 때문에 구강으로 침입하는 바이러스성 질환에 취약하다.
구강건조증을 치료하려면 구강 점막을 유지할 수 있도록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타액 보조나 구강보습제를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구강 캔디다증(구강 점막 표면에 증식하는 곰팡이), 궤양이 발생하는지, 타액이 고이는 정도, 치아 청결 상태를 상시 체크할 필요가 있다. 당뇨환자는 식이요법이 중요하기 때문에 단순히 구강건조 증상완화를 위해 음료나 무설탕 껌, 사탕 등을 섭취하는 것은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
◆ 위장장애 : 구내염, 충치, 구취 유발 입안 점막에 하얀 반점이 생기거나 충치가 자주 발생하고, 입 냄새가 심해진다면 단순히 일시적인 구강 증상이 아닌 위장 혹은 식도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만성 위장장애나 역류성식도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서 구내염, 충치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다. 특히 역류성식도염은 위산이 역류해 치아를 부식시키고 치아산식증이나 충치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역류성식도염은 특별한 염증요인 없이도 스트레스나 과도한 음주, 과식, 음식 섭취 후 바로 눕는 등의 나쁜 생활습관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 음식물이 위로 진입하는 통로인 하부도괄약근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위산이나 담즙, 펩신 등이 역류하면 해당 산도를 감당할 수 없는 식도에 도달해 손상시키고, 심한 경우 구강에도 영향을 끼친다. 이런 이유로 구내염, 충치나 구취는 근본적인 위장질환의 치료를 통해 극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소 자주 소화불량, 위염증상 등의 위장질환을 겪고 있거나 역류성식도염을 앓고 있다면 식사량 조절, 지방보다는 단백질, 식이섬유 위주의 음식 섭취, 금주와 금연이 필수적이다. 식이요법과 더불어 충분한 휴식, 적절한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먹고 바로 눕거나, 지나치게 많이, 빨리 먹는 것,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는 등의 생활습관 개선도 필요하다. 음식이나 음료를 섭취하고 나서는 칫솔질을 자주하고, 치실과 치간칫솔을 꼼꼼히 활용하는 것이 좋다.
◆ 류머티스관절염 : 환자 절반 이상이 치주염 구강 내에 플라크(세균막)와 치석이 쌓여 치아와 잇몸 사이가 벌어지고 염증이 생기면 초기에는 잇몸 정도에만 국한됐다가 점차 잇몸과 잇몸뼈 주변까지 진행돼 치주염을 유발한다. 염증으로 인해 구취가 심하고, 치아와 잇몸 사이에서 고름이 나오기도 한다. 음식물을 씹을 때도 불편감과 통증을 호소하고 치아가 흔들리는 경우도 많다.
치주염은 단백질, 비타민 등 영양요소가 결핍돼 악화되기도 하고 임신, 당뇨나 호르몬 장애 등과도 연관이 있다. 치주염은 구강 내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른 질환에까지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치주염을 일으키는 주요 세균과 치주염 자체가 류머티스관절염의 발병요인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치주염을 예방하는 것이 아직까지 명확한 예방책이 없는 류머티스관절염 발병위험을 낮추는 한 가지 방법으로 대두되고 있다.
최찬범 한양의대 류머티스내과 교수는 "류머티스관절염은 한번 발생하면 장기적 관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환"이라며 "치료제로는 항류머티스제가 가장 중요하고 보조적으로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 스테로이드제 등이 활용되고 있으며, 질병활성도가 높거나 예후가 나쁠 것으로 예측되는 경우 생물학적 제제를 이용한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