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나이에 60대 혈관, 누가 초래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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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두넷 | 작성일 :22-02-03 18:06|본문
트랜스지방, 혈관 내 콜레스테롤 축적 시켜 각종 질환 유발
복잡하고 바쁜 삶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간편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는 큰 선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패스트푸드 속에 포함된 '트랜스 지방(trans fat)'이 혈관 질환을 비롯한 각종 질병의 요인으로 지적되면서,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이하 FDA)이 3년 안에 가공식품 내 트랜스 지방을 전면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복잡하고 바쁜 삶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간편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는 큰 선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패스트푸드 속에 포함된 '트랜스 지방(trans fat)'이 혈관 질환을 비롯한 각종 질병의 요인으로 지적되면서,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이하 FDA)이 3년 안에 가공식품 내 트랜스 지방을 전면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KBS '생로병사의 비밀'이 트랜스 지방의 위험성을 경고했다.22일 방송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는 트랜스 지방이 체내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보도하면서 건강한 식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생로병사의 비밀 지난 60년간 트랜스 지방의 유해성을 주장해 FDA의 트랜스 지방 퇴출을 이끌어낸 프레드 쿠메로 일리노이주립대 생명공학과 명예교수는 "심장병으로 사망한 사람의 일부 조직을 기증받아 지방 분석을 하는 과정에서 트랜스 지방을 발견했다.
트랜스 지방이 체내 동맥에 쌓여 혈액이 흐르지 못하도록 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절대 먹지 않는다. 심지어 100번째 생일 케이크도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말한다.그러면서 "비타민, 미네랄, 칼슘, 마그네슘 등 몸에서 필요한 성분을 섭취하기 위해 균형 잡힌 식사가 필요하다.
트랜스 지방이 포함된 패스트푸드를 즐겨먹는 한국의 10대 청소년들이 당장 집에서 어머니가 해주시는 음식을 먹길 바란다"고 조언했다.자연계에 존재하는 지방은 분자 구조가 수소로 꽉 차있는 포화 지방인 '동물성 지방'과 불포화 지방인 '식물성 지방'으로 나뉜다.
액체 상태인 식물성 지방은 다루기 불편하고 쉽게 상하지만, 이를 고온에 가열하거나 인공적으로 수소를 투입시키면 동물성 지방처럼 단단한 고체로 굳어지게 된다.
분자 구조가 변형된 '트랜스 지방'이 생성되는 원리다. 이는 마가린, 쇼트닝에 주로 포함돼 있으며 값이 싸고 저장 기능이 길어 패스트푸드나 가공식품에 쓰인다.트랜스 지방의 유해성을 강조하는 의학자들은 "트랜스 지방이 음식의 유통기간은 늘렸을지언정 인간의 유통기간은 줄어들게 했다"고 말한다.
전화 한 통이면 배달되는 치킨, 피자나 마트에서 쉽게 구입하는 소시지 등 가공식품은 현대인들의 입맛을 기름지고 자극적으로 길들이는 데 성공했다.
35세 정우용씨는 늦은 퇴근 후 일상적으로 배달음식과 반주를 즐긴다. 고기, 소시지, 튀긴 음식은 그의 저녁 식단에서 필수 메뉴다. 체중이 100킬로그램에 육박하는 그의 건강 상태를 점검한 결과 35세 나이에도 동맥경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KBS 생로병사의 비밀 오동주 고려대 구로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정용주씨의 혈관 나이는 60대 수준이다. 혈관 질환의 경우 어떤 전조 증상 없이 동맥경화가 악화되다가 뇌졸중, 심근경색, 협심증이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특히 위험하다"면서 "트랜스 지방은 모든 음식 중 가장 나쁘다.
몸에 1%도 도움이 안되고 칼로리만 높을 뿐이다. 섭취하는 것 자체가 혈관벽을 갉아먹고 염증을 일으키며 나쁜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킨다"고 경고했다.
간에서 생성되는 콜레스테롤은 LDL(Low density lipoprotein)과 HDL(High density lipoprotein)라는 지단백질에 의해 체내 곳곳으로 운반된다. 저밀도 지단백질(LDL)이 필요 이상 많아지면 혈관 내에 콜레스테롤이 쌓이고 동맥경화가 유발된다.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LDL과 달리 고밀도 지단백질(HDL)의 경우 콜레스테롤을 다시 간으로 옮기는 혈관 청소부 역할을 한다. 트랜스 지방을 자주, 많이 섭취할수록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는 떨어지고 혈관은 좁아지게 되는 것이다.
관상동맥질환과 더불어 트랜스 지방은 뇌졸중, 심혈관 질환 사망률을 높이는 것은 물론 당뇨, 불임, 유방암 확률을 높이고 비만, 여드름, 아토피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한 기억력 저하, 치매, 과잉행동 증후군 등 뇌기능 장애를 일으킨다는 보고도 있다.조경현 영남대 생명공학과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트래스 지방은 좋은 콜레스테롤을 변형시켜 장기적으로 세포, 생식, 간에 독성을 일으키고 비만, 불임 등과 연결된다"고 말했다.
패스트푸드 중심의 외식 문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1980년대에 10대 시절을 보낸 현재 30~40대는 부모 세대에 비해 비만율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2002년 대비 2013년 초고도 비만율 증가 현황을 살펴보면 20~29세 남성과 여성이 각각 10년 전에 비해 3.6배, 4.4배 뚱뚱해졌다. 30대의 경우 각각 4.8배, 6.31배 비만화 됐다.엄마의 트랜스 지방 섭취가 모유를 통해 영아 시절부터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언급됐다.
트랜스 지방이 함유된 식품을 먹는 그룹과 아닌 그룹의 모유 샘플을 채취해 성분을 분석하고 두 그룹의 모유를 실험대상인 제브라 피쉬 배아에 주입해 48시간 동안 관찰한 결과, 배아 생존율이 정상모유(66%)에 비해 56%로 낮았다.
또한 정상 모유를 주입한 제브라 피쉬는 눈이 까맣게 발달하고 꼬리가 쫙 펴져있는 반면 트랜스 지방 그룹의 경우 성장 속도가 더 늦었다.
조경현 교수는 "분유의 경우 배아 생존율이 39%로 더 낮았고 성장 속도도 더 늦었다. 트랜스 지방을 섭취한 산모가 모유를 포기하고 분유를 먹일 필요는 없고, 식단 조절을 통해 모유의 질을 좋은 방향으로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KBS 생로병사의 비밀 우리나라의 경우 2005년부터 트랜스 지방 저감화 노력으로 성인의 1일 평균 트랜스 지방 섭취량이 0.37g으로 WHO 권고량인 2.2g 이하를 밑돌고 있다.
실제 트랜스지방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1회 제공량 기준 트랜스지방이 1g에 육박했던 초콜릿 가공품, 비스킷류의 경우 0.2g까지 그 비율이 낮아졌다. 또한 소비자들은 성분 표시를 확인하고 직접 건강한 먹거리를 찾아 나서기도 한다.
건강에 관심을 갖고 성분 표시를 체크하는 소비자들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비스킷, 빵, 즉석식품류에 적힌 '트랜스 지방 0g'을 보고 제품을 구입하기도 한다.
그러나 식품위생법상 1회 섭취기준 0.2g 이하의 제품은 0g으로 표시하고 있다.인천 남구에서 제과점을 운영 중인 김대식씨는 트랜스 지방 없는 빵을 만들기 위해 연구를 거듭했다.
30여 년간 사용했던 마가린을 포기하면서 고소한 맛을 더하기 위해 늘린 견과류 때문에 재료비 부담이 커졌고 하루만 지나도 푸석거리는 빵은 버려야 했다.
또한 마가린이 첨가된 빵처럼 부드러운 식감을 낼 수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반응도 의문이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식감이 거칠어도 건강한 제품을 먹기 위해 제과점을 찾았다.
조경현 교수는 "소비자가 자신은 트랜스 지방을 먹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 식품에 트랜스 지방이 0.2g 정도의 포함돼있고 그것을 10번 정도 먹었다면 2g을 섭취한 꼴이 된다.
소량이라도 트랜스 지방이 포함된 그대로 표시하는 것이 국민 건강에는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또한 "미국과 같이 조만간 트랜스 지방을 완전히 퇴출시키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 이를 위해 대체품 개발은 물론 트랜스 지방의 유해성에 대한 국민 홍보 및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생로병사의 비밀' 제작진은 "오늘 무엇을 먹었는지가 미래의 건강 상태를 좌우한다"면서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 저장 기간이 긴 가공식품과 기름에 튀긴 음식을 피하고 식감은 거칠더라도 자연에 가까운 식단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