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극천과 합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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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10-12-14 23:59|본문
本草 파극천(巴戟天)이란 약초 由來을 알고쓰면 도움이 된다
이 약은 처음에는 파극(巴戟)이라고 했는데 후대에 와서 천(天)자를 하나 더 붙였다고 한다.
이 말의 뜻은 촉(蜀)나라 때 파군(巴郡, 지금의 사천성) 지역에 나는 약재로 나무 뿌리에 가시(戟)가 있고, 하늘을 향해 자라는 식물이기 때문에 천(天)자를 넣어 파극천(巴戟天)이라고 하였다.
이 약은 양위(陽위) 즉 양기를 돕고 다리의 습비를 치료하는 약이다.
보신장양(補腎壯陽)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人蔘, 육종용(肉종蓉), 토사자(토絲子) 등을 배합하면 남자의 성욕을 항진시켜 발기를 돕고, 여자에게는 임신을 촉진시킨다.
또한 풍을 물리치고 근골(筋骨)을 튼튼하게 하므로 두충(杜충), 비해(비해)를 배합하면 신허(腎虛)하여 골위(骨위, 하초뼈속이 마르는 병)나 풍습(風濕)으로 인한 오래된 마비증(痲痺證)을 치료한다.
옛날부터 이 약은 관습적으로 뿌리줄기를 납작하게 눌러 거심(去心)하지 않고 말려 중국에서 수입되었으나 요즘은 뿌리를 채취해 去心까지 하여 쓰기 편하게 통파극으로 만들어 수입되고 있다.
옛날 납작한 파극 뿌리줄기를 약으로 쓰기위해서는 도수 약한 막걸이같은 술을 약간 푼 물에 파극을 담갔다가 어느 정도 물을 머금고(겉껍질에 물이 잘 스며들지 않고 건조한 성질을 갖고 있음) 뿌리껍질과 목심(木心)을 분리하기 쉬운가를 확인하고 작업한다.
이때 손에 목장갑을 끼고 작업하지 않으면 목심에 가시가 돋아있어 손바닥이 까지거나 상처를 입게 된다.
목심 줄기에 돋아난 가시모양이 마치 창(戟)끝이 두 가닥으로 갈라진 모양과 같다고 하여 가시 극(棘)자를 쓰지 않고 창 극(戟)자를 쓰게 된 것으로 이해된다.
특히 후대에 천(天)자를 붙이게 된 것은 이 식물이 덩굴성으로 다른 나무에 붙어 하늘을 향해 자라기 때문에 천(天)자를 붙이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본초문답에 파군(巴郡)에 나는 약으로 양기(陽氣)가 왕성하여 하늘을 창으로 찌르는 것처럼 효과가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였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또한 합개(蛤蚧)라고 하는, 도마뱀 종류에 속하는 왕수궁(왕도마뱀)이 있다.
중국에는 여기에 속한 근연 파충류가 많으며 대용약으로도 쓴다.
이 합개는 조개 합(蛤), 조개 개(蚧)자를 쓰는데 개구리, 두꺼비란 의미도 들어있다.
중국어로는 합개를 ‘게재’라고 발음한다.
본초문헌을 찾아보면 의학입문에는 암수가 같이 따라다니면서 ‘꺼제’라고 부른다고 하였고, 현대 동물학에서는 수놈이 암놈을 부를 때 소리를 낸다고 하였다.
그러나 또 다른 문헌에는 수놈(蛤)은 게(ge)라고 소리를 내고 암놈(개)은 제(jie)라고 소리를 내기 때문에 합개(蛤개)라고 한다고 되어 있다.
암놈과 수놈이 서로 교대로 부르면서 수놈은 ‘게’라고 소리를 내고 암놈은 ‘제’라고 울기 때문에 사람의 귀에는 ‘게제게제’라고 들린다.
한국에는 왕수궁(蛤개)이란 도마뱀은 살고 있지 않다.
그러나 맹꽁이과에 속하는 양서류 중에는 개구리를 닮은 몸집이 뚱뚱하고 물갈퀴가 있는 맹꽁이가 있다.
교배시기인 7, 8월경 비오는 날 또는 저녁이 되면 습지나 냇가의 웅덩이 속에서 ‘맹꽁맹꽁’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자세히 관찰해보면 암놈은 수놈에 비해 몸집이 작고 수놈은 큰 편인데, 수놈이 암놈의 등에 올라타고 암놈 겨드랑이를 두 손으로 꽉 껴안고 수놈 목 아래턱이 부풀어 올라 공기를 빼면서 ‘맹’하고 소리를 낸다.
이 소리가 끝나기 전에 암놈은 목 밑의 공기주머니가 부풀어 올랐다가 빠지면서 ‘꽁’하고 소리를 낸다.
이 소리가 반복되면서 ‘맹꽁 맹꽁’ 소리가 나게 된다.
합개는 특히 암놈과 수놈 사이에 정이 많아 서로 포옹하고 며칠씩 교배하면서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궁합과 정력이 강하다. 약으로 쓸 때에는 암수를 반드시 합하여 한 쌍을 같이 쓴다.
합개를 생포해 내장은 버리고 참대 꼬치를 십자로 묶어 엮어서 말려 쓰는데, 남자에게는 암놈을 쓰고 여자에게는 수놈을 쓰는 경우도 있다.
특히 수놈은 입이 큰데 비해 몸체는 작고 암놈은 입이 뾰족하고 작은데 비해 몸체는 큰 편이다.
약으로 쓸 때에는 머리와 발을 제거하고 술에 씻어 비늘 등 불순물을 제거하고 양이나 소의 젖을 뿌려 초해서 쓴다.
만성노인성 폐가 허한 노수(勞嗽)에 이용한다.
특히 이 동물은 위험이 닥치면 꼬리를 스스로 자르는 습성이 있다.
그러나 약으로 쓸 때에는 꼬리가 보존되지 않은 것은 약효가 떨어지게 되는 불량품이므로 생포할 때 꼬리가 잘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요즘 한국 한방계나 중국의 약재시장에 가도 암수 한 쌍을 의미있게 엮어놓은 합개를 찾을 수 없어 서운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파극천(巴戟天)이나 합개(蛤蚧)처럼 이름지어진 유래와 내용을 알고 써야 본초학적 한약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